인형, 탐정이 되다 - 아비코 타케마루 / 최고은 추리 / 호러 관련 독서

인형, 탐정이 되다 - 6점
아비코 타케마루 지음, 최고은 옮김/북홀릭(bookholic)

일본 신본격 작가 중 한명인 아비코 타케마루의 단편집으로 최고의 미스터리 커뮤니티의 하나인 하우미에서 진행한 이벤트에 당첨되어 읽게 되었습니다. 제일 먼저 관계자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이 작품은 4편의 단편으로 이루어진 옴니버스 단편집으로, 제목 그대로 인형이 탐정으로 등장합니다. 하지만 뭐 오컬트나 그런건 아니고 복화술사 인형으로, 복화술사 토모나가의 복화술용 인형인 마리오가 마치 살아있는 것 처럼 행동한다는 약간은 이중인격같은 내용입니다. 이 한명이자 두명인 탐정과 파트너역인 유치원교사 오무츠양 (세노오 무츠키) 이 더해져 한팀으로 사건들을 해결해 나가고 있습니다.

일단은 설정이 독특하죠? 인형탐정이라.... 이전에 접했었던 "어둠의 인형사 사콘" (오바타 타케시 / SHARAKUMARO)과 똑같은 설정이긴한데 연대로 놓고본다면 이 작품이 더 먼저 나왔을 것이라 생각됩니다. 국내에 늦게 소개된 것이 안타까울 뿐이죠.
어쨌건 스스로는 움직일 수도, 들을수도, 볼수도 없는 인형이기에 지극히 전통적인 안락의자 탐정의 궤도를 따라가고 있는 것이 본격물 팬으로서는 즐길만한 요소가 아닐까 생각됩니다. 모든 단서를 토모나가 - 오무츠가 모아서 전달하는 과정이 필요하기에 이 과정에서의 모든 단서를 독자와 공유하게 되는 것이 그야말로 본격물적인 부분이 아니었나 싶어요.
한가지 아쉬운 것은 인형이 탐정이어야 할 이유가 잘 등장하지 않는다는 것이겠죠. 복화술이나 인형 등은 사건 해결과 아무런 관련이 없고 단지 이색적인 캐릭터로만 존재할 뿐이니까요. 복화술사와 인형이기때문에 가능한 트릭이 한편 등장하기는 한데 좀 더 이런 설정을 부각할 필요가 있지 않을까 싶었습니다.

또 신본격 작가인 아비코 타케마루 이름에서 기대해 봄직하고 추리 애호가로서 좋아할만한 본격물적인 부분 역시 두번째 단편인 "인형은 텐트에서 추리한다" 한편은 정말 유감없이 보여주고 있어서 만족스러웠습니다. 밀실 트릭물인데 트릭이 작가 스스로 후기에서 밝히듯 아주 좋거든요. 또한 첫번째 단편인 "인형은 코타츠에서 추리한다"는 아주 쉬운 추리물인데 체계적으로 짜여져 있어서 입문자분들에게 적극 추천하고 싶은 좋은 이야기였어요. 일상계 추리물로 가벼우면서 유쾌한 이야기라는 것도 마음에 들었고요. 저 스스로도 작품을 읽으면서 실제 추리를 할 수 있도록 만든 이야기 전개에 푹 빠져버릴 정도였습니다. 그만큼 쉽고 재미있었어요. (요즈음 추리소설에서 중반까지 읽고 범인을 맞춘 것도 처음인 것 같고요)
아쉽게도 3편, 4편은 추리적으로 우수하다고 평가하기 어려운 작품들이었지만 앞의 두편이 아주 괜찮기에 본격물 팬으로서도 트릭적인 부분에서 충분히 즐길만 했다 생각되네요.

결론적으로 별점은 3점입니다. 즐겁고 유쾌하게 읽을 수 있는 단편집임에는 분명하니까요. 추리적으로 아주 우수하지는 않지만 입문자에게는 적당하지 않을까 보이네요. 단, 앞의 두편만 해당됩니다. 뒤의 두편은 별점 2점도 솔직히 아까왔습니다....^^;;
작품별 편차가 커서 후속권이 나온다는데 어떻해야 할 지도 고민됩니다.^^

PS : 책의 마케팅방향이 노골적으로 저연령을 타겟으로 하여 코믹 탐정 미스터리로 홍보하고 있는데, 차라리 연령대를 높여서 홍보하는게 어떨까 싶어요. 분명 캐릭터도 조금 만화스럽고 분위기도 유쾌하긴 하지만 등장하는 사건이 강력사건들이고 단지 가볍게만 읽기는 좀 어렵지 않나 생각되거든요.

PS2 : 더 길게 썼는데 이글루스 오류인지 글이 날아가버려 다시 씁니다. 젠장. 이젠 더 안써.

시미가의 붕괴 - 기타무라 가오루 / 김해용 추리 / 호러 관련 독서

시미가의 붕괴 - 6점
기타무라 가오루 지음, 김해용 옮김/황매(푸른바람)

"하늘을 나는 말"이라는 작품이 굉장히 유명한, 그래서 많이 소개되지는 않았지만 국내 추리 독자에게도 잘 알려져 있는 기타무라 가오루의 작품입니다. 사실 대표작도 아니고 해서 이 작품이 어떻게 번역되었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작가에 대한 호기심이 워낙 컸던 탓에 구입하게 되었네요.

일단 이 작품집은 크게 3가지 성향으로 나뉩니다. 하나는 추리를 기반으로 한 블랙코미디적인 작품, 그리고 일상의 소소함을 디테일하게 추리와 결합시키는 (하지만 추리물은 아닌) 일상계 추리분위기 소품, 마지막으로 인간의 심리를 디테일하게 그린 드라마로 나눌 수 있습니다.

첫번째 블랙코미디 류(類)로는 표제작이기도 한 "시미가의 붕괴"와 "죽음과 밀실", 그리고 "옛날 이야기에 대한 새로운 해석"을 들 수 있을테고 두번째 일상계 소품은 "하얀 아침"과 "주사위, 데굴데굴", "오니기리, 꾹꾹"이 해당되며, 마지막 심리드라마는 "녹아간다"와 "나비", "나의 자리" 가 해당된다 생각됩니다. 이중 개인적으로는 일상계 소품이 가장 마음에 들었습니다. 아무래도 일상계 미스터리로 유명한 작가답다고나 할까요? 추리적인 요소가 녹아있으면서도 그것이 그야말로 일상과 밀결합되어 있고 내용과 캐릭터들도 너무 귀여워서 읽는 내내 아~주 흐뭇했거든요.

물론 그 외의 대부분의 작품들 역시 추리적인 성향과 기발한 아이디어가 포함되어 있기에 재미있게 읽기는 했습니다. 하지만 블랙 코미디 류의 작품군은 조금 더 절제했더라면 동화적인 세계관에서 벌어지는 독특한 추리물로 와 닿을 수 있을 것 같았는데 지나칠 정도로 설정이 과장되어 있다는 것이 약간은 아쉽더군요.

그래도 국내에서 접하기 힘들었던 작가의 작품집이고 작가 특유의 센스가 충분히 느껴지기에 별점은 3점입니다. 정통 추리물들도 아니고 작가의 대표작도 아니긴 해도 가볍게 즐기기에 좋아서 추리소설에 거부감을 느끼실 수 있는 초심자분들에게 추천할만 하다 생각되네요. 특히 여성분들이 좋아하시지 않을까 싶어요.

아울러 이 단편집을 계기로 추후 일상계 소품으로만 묶인 (대표작인 "하늘을 나는 말" 시리즈면 더욱 좋고요) 단편집이 나와준다면 정말 좋겠습니다.

PS : 최근 너무 바빠서 좀 격조했습니다. 죄송합니다.^^ 읽은 책이 쌓여가는데 포스팅할 시간이 없네요...

작품별로 조금 더 자세히 이야기하자면

명탐정 홈즈걸의 책장 - 오사키 고즈에 / 서혜영 추리 / 호러 관련 독서

명탐정 홈즈걸의 책장 - 6점
오사키 고즈에 지음, 서혜영 옮김/다산책방

세후도 서점 사건메모 시리즈 제 1작으로 출간된 서점을 주무대로 한 일상계 옴니버스 추리 단편집입니다.

일단 작가가 실제 서점근무를 오래했다고 하는데 덕분에 서점과 책에 관련된 이야기의 디테일이 놀라울 정도로 상세한 것, 그리고 실제 존재하는 책들이 이야기의 가장 중요한 소재로 쓰인다는 점이 굉장히 독특했습니다. 제가 이런 디테일 굉장히 좋아하기도 하고요.^^

그리고 탐정역은 고참 서점직원인 교코와 아르바이트생 다에의 2인조로 구성되어 있는데 교코가 서점 근무 경력을 잘 살려 여러가지 단서를 제공하는 역할을 담당하고 있으며 실제 추리는 다에가 담당하는 구조로 둘의 협력관계가 잘 맞아떨어지는 것도 인상적이었어요. 서점 직원 출신 만화가 구제 반코(久世 番子)가 만화화를 했다고 하여 찾아보았는데 오른쪽 안경누님이 교코, 왼쪽 단발 아가씨가 다에겠죠?^^ 만화 이미지도 작품의 발랄함과 귀여움을 잘 드러낸 것 같아 마음에 드네요.두 컴비의 팬이 될 것 같습니다.^^
아울러 내용도 5편의 작품 대부분이 일상계 작품이라는 테마를 잘 살리고 서점의 디테일과 결합한 소품과 같은 귀여운 이야기들이라 읽는 내내 흐뭇했습니다. 스트레스를 받거나 우울할때 읽으면 좋을 치유계 소설이 아닐까 싶을 정도였으니까요. 또 책의 특성상 맨 뒷부분에 부록처럼 실제 서점 직원들의 좌담회가 실려있는 것도 무척 좋더군요. 아이디어도 좋지만 의외로 재미있더라고요.

너무 일상성이 강조되고 서점이라는 공간이 강조된 나머지 추리물로서 성립하기 어려운 작품들도 포함되어 있다는 것은 조금 아쉽긴 하지만 재미하나는 빠지는 책이 아니기에 별점은 3점입니다. 추리물을 처음 접하기 시작하는 분들, 특히 여성분들에게 추천하고 싶네요. 가벼운 마음으로 편하게 읽기에는 정말이 최고라 생각합니다.^^ 책도 너무 이쁘게 잘 나왔어요! 구제 반코의 만화도 꼭 출간되면 좋겠습니다.

덧붙이자면, 손님과 서점 직원과의 해프닝이 이야기의 주 소재들인데 이렇게 대형 서점에서 직원과 다양한 커뮤니케이션을 할 수 있는 일본의 출판 시장이 부럽기만 하네요. 저도 근처에 세후도 서점처럼 인간냄새 나면서도 친절한 직원들로 가득한 서점이 있다면 당장이라도 단골이 되고 싶습니다...

수록 단편별 짤막한 단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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