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주신 모든 분들께 알려드립니다. hansang의 일상


변방의 초마이너인 이 블로그를 찾아주시는 여러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리며, 몇가지 안내드립니다.

1. 이 블로그는 hansang의 개인 블로그입니다.

2. hansang의 블로그는 hansang이 읽고 보고 듣고 쓴 모든 것에 대한 
   리뷰와 각종 정보를 다루고 있습니다.
   취향 탓에 주로 추리 - 장르문학에 많은 부분이 집중되어 있긴 합니다만...
   당장의 목표는 추리소설 1000권 읽고 리뷰하기입니다!
   덧붙이자면, 모든 별점은 5점 만점 기준입니다.

   - 별점 기준 -
     5점 - 걸작 / 4점 - 강추 / 3점 - 그런대로 / 2점 - 별로 / 1점 - 쓰레기

3. hansang의 블로그는 비로그인 댓글은 허여하고 있지 않습니다.

4. hansang이 직접 작성한 본 블로그 컨텐츠의 무단 이용은 엄금합니다.

5. 기타 문의 사항은 이 포스트에 비밀 댓글로 작성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미술관에 간 화학자 1 - 전창림 : 별점 2점 Book Review - 디자인 or 스터디

미술관에 간 화학자 1 - 4점
전창림 지음/어바웃어북

화학 박사인 저자가 다양한 미술 작품에 사용된 화학에 대해 설명해주는 내용... 으로 알고 읽기 시작했습니다.
초반부는 생각대로더군요. 특히 첫번째 장인 '마리아의 파란색 치마를 그린 물감'은 근거를 토대로 추리하는 맛까지 살아있어서 아주 재미있었습니다. 미켈란젤로의 <<그리스도의 매장>>은 미완성인데, 오른쪽 하단은 뭘 그리려고 했는지? 에 대한 수수께끼를 풀어내는 내용이거든요. 저자는 성모 마리아를 그리려다 만 것이라고 주장합니다. <<최후의 심판>>에서처럼 성모 마리아의 치마는 울트라 마린으로 칠하려 했지만 울트라 마린은 당시에 비싸고 귀한 재료라 칠하지 못한게 진상이라고요. 더 싼 파란색 염료인 아주라이트로 막달라 마리아를 칠했는데 아주라이트는 안정성이 떨어져 시간이 지나면 퇴색되어 칙칙해져 버리기 때문입니다. 마지막으로 실려있는 <<그리스도의 매장>>의 사진을 통해 막달라 마리아 옷 색은 칙칙한 갈색이라는걸 잘 보여줍니다.
그리고 유화의 성분 (불포화지방산)을 알려주며 유화가 어떻게 단단한 도막을 형성하는지를 알려주는 '유화를 탄생시킨 불포화지방산'도 기대에 값합니다. 항상 수백년 된 유화가 어떻게 이렇게 잘 보존되는지 궁금했었는데 그 궁금증이 풀렸거든요. 유화의 아마인유 (불포화지방산) 작용을 달걀노른자로 대신한 템페라, 석고 위에 수성 물감을 스미게 한 프레스코 모두 색감과 묘사에 있어 유화의 상대가 되지 않았기에 유화가 널리 퍼지게 되었다는 설명도 좋았어요.
'화학에는 문외한이었던 천재 예술가'는 레오나르도 다빈치가 주인공입니다. 세계적인 천재로 알려진 그가 화학에는 문외한이었다는건 처음 알았네요. 그는 납이나 구리를 함유한 흰색이나 녹색과 황을 함유한 버밀리온이나 울트라마린을 함께 사용한 탓에 서로 반응해서 갈색이나 검은색으로 변하게 되었다는군요. 그 외에도 화학을 몰라 저지른 실수가 많던데 미켈란젤로가 일찍 유화를 시작하지 않은게 전 인류의 손실인 듯 해서 많이 안타깝군요.
이런 물감의 변화를 가장 드라마틱하게 보여주는게 '화학 반응으로 바뀐 그림의 제목' 입니다. 렘브란트의 <<야경>>은 원래 밤을 그린 어두운 그림은 아니었다고 합니다. 그런데 이후 그림 보존을 위해 바니시를 발랐을 때의 실수, 그리고 납을 포함한 안료를 사용한 탓으로 그림이 검게 변한 것입니다. 이 안료는 황과 만나면 흑변하는데 19세기 산업 혁명으로 도시 공해가 심해졌을 때 대기 중의 황산화물에 영향을 받았다고 하네요. 이렇게 납이 들어간 색 중 연백 (lead white)를 즐겨 사용한 화가 휘슬러는 납 중독으로 죽었다니 무섭기도 합니다.
그리고 연금술에 관련된 그림을 집중적으로 설명하는 '연금술의 죽음'은 과연 화학자가 썼구나 싶었습니다. <<인을 발견한 연금술사>>라는 잘 알지도 못했던 그림까지 찾아내어 소개하다니 열정도 대단하고요.

화학 외에 미술에 대해 전문적으로 풀어낸 내용도 재미있는게 많았습니다. 에이크의 <<아르놀피니의 결혼>> 그림을 구석구석 상세하게 분석하여 어떤 사물이 어떤 의미인지를 알려주는 식의 설명이 특히 좋았어요. 이런 류의 설명은 '연금술의 죽음'에서 <<프로크리스의 죽음>>, '밀랍과 수은'에서 <<이카루스의 추락>>, 홀바인의 <<대사들>> 등에서 계속 이어집니다.
다비드의 <<마라의 죽음>>은 그림 설명도 설명인데 프랑스 혁명 당시 상황까지도 상세하게 알려주는 소개가 무척 좋았고요.
무엇보다도 인상파 작가들이 물감을 직접 섞으면 탁해지기 때문에 한정된 밝은 색 물감만 짧은 붓터치를 사용해서 사람의 눈에 섞여서 보이게끔 했다는게 아주아주 기억에 남습니다. 전혀 몰랐네요. 쇠라의 그림도 그렇다면 확실히 의미가 있는거죠. 실물을 꼭 한 번 보고 싶어집니다.

하지만 뒤로 갈 수록 화학, 과학보다는 점점 평범한 미술사 관련 책이 되어 버리는건 좀 아쉬웠습니다. 미술에 대한 설명이 나쁘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이 책에서 기대했던 내용과는 거리가 멀죠. 게다가 과학을 그림과 연결시키려는 시도가 억지스러운 것도 있습니다. 마티스의 그림과 색의 주기율 R.G.B를 연결시키는건 나쁘지는 않지만 딱 들어맞는다고 하기는 어려웠고, 마찬가지로 마티스의 그림이 색으로 입체를 표현했다는 설명도 그렇게 와 닿지 않았어요.
그 외에 인상파 관련된 글이 많은 점과 해부에 대한 그림, 과학 기기가 등장하는 그림에 한 장 씩을 할애하는 설명들도 앞 부분에 비하면 그닥이었습니다.

그래서 결론내리자면 별점은 2점. 화학 관련된 이야기가 더 많았어야 하는데 현재로서는 좀 애매한 결과물이네요. 미술사 관련 서적으로 부족함은 없지만 기대한 내용은 아니었으니까요. 후속권이 있는 듯 한데 이대로라면 찾아서 읽어 볼 생각은 없습니다.

검은 개 - 추정경 : 별점 2점 Book Review - 추리 or 호러

검은 개 - 4점
추정경 지음/다산책방

촉망받는 고등학생 테니스 선수 임석이 체포된다. 약물에 취한 채 무면허로 운전해서 김유진이라는 여학생을 치어 중태에 빠트린 혐의였다. 임석은 분류심사원에 수감되어 재판을 기다린다. 빠져나갈 수 없는 혐의와 분류심사원 수감생들 사이에서도 공격당하는 그를 돕는 건 임지선 변호사 뿐이었다.
<<아래 리뷰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오랫만에 읽은 한국산 범죄 스릴러.
이야기에는 크게 3개의 축이 있습니다. 첫번째는 임석 사건의 진상을 파헤치는 내용입니다 .별로 친해 보이지 않았던 김별과 김유진이 함께 있었던 이유, 임석의 스파링 파트너인 노승모가 거짓 증언을 해서 임석을 함정에 빠트린 이유, 임석이 먹은 각종 약물이 어디에 들어 있었는지, 김유진이 차에 치인 이유, 김유진을 차로 친 사람은 누구인지 등 많은 수수께끼가 복잡하게 얽혀 있죠.

두번째는 실감나는 주니어 테니스 세계입니다. 랭킹과 집안의 재력, 스폰서가 누구인지에 따라 거의 인생이 결정되는 가혹한 세계가 적나라하게 표현됩니다. 승부에 이기기 위한 치사한 전략, 전술 및 사기에 가까운 연기도 여과없이 드러나고요. <<저스트 고고!>>와는 180도 다른 무서운 세계에요. 라켓이나 거트, 텐션 및 스트로크 등과 같은 전문 용어와 시합 묘사도 좋은 편입니다.
단순한 배경 묘사에 그치지도 않습니다. 테니스 이야기는 첫 번째 임석 사건과 밀접한 연관이 있거든요. 임석이라는 황금알을 놓치기 싫었던 스포츠매니지먼트 회사 KDC의 구대철 회장이 사건을 일으킨 원흉이니까요. 그는 임석에게 도핑 약물을 몰래 먹인 뒤 그를 자신의 회사에 노예 계약으로 옭아맬 생각이었는데, 아들 구성기가 이를 거부하자 임석에게 열등감을 가졌을 친구 노승모를 끌어들인 것입니다. 이를 위해 별장에서 파티가 열렸죠. 하지만 자신의 과거 악행을 증명할 증거를 지닌채 김별이 도주한 후 분노가 폭발하여 그 친구 김유진을 살해하려 한 겁니다. 마침 현장에서 약에 취해 쓰러진 임석을 범인으로 위장하고, 아들 구성기를 증인으로 내세워서 말이죠.

세 번째는 임석이 수감된 분류심사원에서의 생존경쟁입니다. 임석이 분류심사원 29호 방에서 방장 해골의 노림을 받으며 방의 막내인 '꼽'으로 지내는 과정, 25호로 이감된 후 25호 방장 석민우와 대립각을 세우다가 서서히 자신의 세력을 키워 결국 석민우를 쓰러트리고 결국은 해골까지 제압한다는 고등학생 학원 폭력물이나 무협지같은 이야기가 펼쳐지는데 나름 읽는 재미는 있었어요.

그러나 이 세 번째 이야기는 임석 사건 이야기와 거의 관련이 없습니다. 임석의 성장기 역할만 수행할 뿐이죠. 비중으로 따지면 첫 번째, 두 번째 이야기와 맞먹거나 능가하는 수준인데 이렇게까지 장황하게 설명할 필요는 없었습니다. 온갖 캐릭터의 설정까지 세세하게 설명해가면서 말이죠.
하긴, 이렇게 본 이야기를 흐리는 과한 묘사는 이 뿐만이 아닙니다. 임지선 변호사는 바람난 엄마를 아빠가 살해했다는 불우한 과거가 있다는데 내용과는 하등의 관계가 없어요. 임석 부모님도 이혼 위기이며 구성구의 경우는 아버지가 구대철 회장인지 별장 관리인 임씨인지 모른다, 노승모 아버지는 세신사이다 등의 이야기도 마찬가지고요. 여기에 화룡정점은 책 서두에 등장하는 박기자에 대한 묘사입니다. 아내를 잘 만나서 피아제 시계를 차고 다니지만 원래는 테니스 꿈나무였다는 묘사가 한껏 이어지죠. 누구나 주인공으로 착각할 정도로요. 허나 본편에서는 하는게 전무합니다. 그동안 심리 묘사나 상황에 대한 묘사가 상세하고 장황한 작품은 많이 보아 왔습니다. 하지만 이렇게까지 쓸데없는 등장 인물들 묘사가 많은 작품은 본 적이 없네요. 이런 부분만 다 들어낸다면 중편 이하 분량으로 충분했을겁니다.
에필로그 역시 불필요한건 마찬가지입니다. 임석이 사건 후 테니스 선수로는 실패하고 옛 테니스 아카데미 룸메이트로 세계적 스타가 된 호주 선수의 스탭이 되어 일한다는 내용인데 분량 잡아먹기에 그칩니다. 내용도 별로였고요. 그냥 임변과 만나서 맥주 한잔 하며 구성기와 노승모의 현재에 대해 이야기하는 부분에서 끝났어도 충분했어요.

마지막으로, 임석이 촉망받는 유망주라도 세계 랭커도 아닌데 스폰서들의 관심, 취재 열기는 너무 지나쳐 보였습니다. 지금 주니어 국내 챔피언이 누군지 아는 사람은 거의 없을거에요. 예전 퍽치기 현행범으로 체포되었지만 잘 풀려서 프로야구 SK에 지명까지 되었던 '위대한' 이라는 투수가 있었습니다. 야구팬들의 거센 반대로 지명은 철회되고 결국 폭력범이 되었다는 씁쓸한 이야기인데 왠만한 프로야구팬이 아니면 알지도 못할 사건입니다. 제가 봤을 때에는 이 정도 수준에 지나지 않습니다. 접대 테니스를 치다가 실제로 성접대를 했다거나 하는 스캔들이 아닌 이상요.

그런데 또 반대로 추리적인 서사, 설명은 부족합니다. 나름 복잡한 상황이 얽혀있고, 임변 (임 변호사)의 조사와 추리가 없는건 아닙니다. 레카차 운전수와의 대화 등은 분명 나쁘지 않았고요. 그러나 복잡했던 진상이 밝혀지는건 결국 구성구의 자백, 증언이라 많이 허무합니다. 동영상 촬영과 비밀 웹하드를 찾아내지 못했다면? 운전석에 김유진의 피가 묻어 있었다는 정도로는 임석의 무죄 판결은 불가능했을겁니다. 이래서야 잘 짜여진 범죄, 법정물로 보기는 어렵죠.

이야기 전개도 매끄럽지 못합니다. 모두가 미워하는 악의 화신으로 테니스 실력도 별 볼일 없다던 구성기의 변모가 대표적입니다. 급작스럽게 아버지의 악행을 고발할 정도로 정의감에 불타며 테니스 실력 역시 임석의 라이벌 급으로 격상하는는건 설득력이 너무 낮죠.
또 이러한 구성기의 활약은 이야기 전개에 치명상을 입힙니다. 이렇게 정의감을 불태울거면 애초에 임석, 그리고 김유진을 별장으로 부를 이유가 없어요. 노승모만 불러도 충분하잖아요. 차라리 노승모만 부르려고 했는데 걱정한 임석이 따라왔다면 모를까요. 몇 주가 지난 다음 블랙박스 메모리 카드를 숨긴 위치를 알려준 이유도 석연치 않습니다.
아울러 김유정 살인 미수 사건이 일어난 핵심인 김별의 핸드폰 (구대철의 추잡한 무언가가 찍혀 있을)을 마침 그날 찾아서 돌아갔다는 우연까지 겹치면 좋은 점수를 줄래야 줄 수가 없네요.

국내, 아니 세계적으로도 보기드문 주니어 테니스 관련 범죄 스릴러라는건 독특합니다. 저도 카트린느 아를레의 <<사라진 테니스 스타>> 외에는 접해본 적이 없습니다. 여러모로 작가의 노력은 돋보여요.
그러나 쓸데없는 분량이 너무 많습니다. 캐릭터 설정, 이야기 전개도 좋은 점수를 주기 어렵고요. 지금의 절반 분량으로 임석 사건에 집중해서 이야기를 풀어냈더라면 훨씬 좋았을겁니다. 한국 범죄물의 발전은 느껴지지만 또 아직 갈길도 멀구나 싶네요. 제 별점은 2점입니다.

1 2 3 4 5 6 7 8 9 10 다음



2017 대표이글루_boo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