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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의 군사 1~3 - 쿠스미 마사유키 : 별점 2점 Comic Review - 기타

[고화질] 음식의 군사 03 - 4점
Masayuki Izumi/서울문화사

구루메 만화가 붐이 된 지도 꽤 되었죠. 이 작품은 다양한 작품이 쏟아져 나오는 와중에도 <<고독한 미식가>> 등으로 자신만의 입지를 확고히 하고 있는 쿠스미 마사유키의 신작입니다. 사실 일본에서 연재가 시작된 것은 2011년이니 신작이라고 하기는 좀 민밍하지만... 국내에는 얼마 전에나 출간된 따끈따끈한 작품이죠. e-book으로만 출간되어 있는데 알라딘에서 구입해 읽었습니다.

내용은 무척 단순합니다. '혼고'라는 바바리 코트에 중절모를 걸친 남자가 맛집을 돌아다니며 음식을 먹는게 전부거든요. 이런 기본 설정은 유래없는 대 인기작 <<고독한 미식가>>와 별로 다를게 없죠. 그러나 혼고가 리키이시에게 갖는 쓸데없는 경쟁 의식을 중심으로 한 '코미디' 터치가 강하다는 점, 일상 이야기는 쏙 빼고 음식에 집중하고 있다는 점, 리키이시라는 라이벌을 등장시켜 대결 구도를 보인다는 점에 더해 혼고의 머리속에 '제갈공명'이 있어서 음식을 먹는 방법에 대해 지휘를 한다는 독특한 아이디어가 결합되어 차별화된 재미를 선사합니다.
이러한 특징을 가장 잘 보여주는 것이 첫번째 에피소드인 <<오뎅의 군사>>입니다. 오뎅 가게에서 처음으로 리키이시를 만난 혼고는 그가 라이벌임을 직감하고, 리키이시가 주문한 무, 우엉 오뎅에 대항하여 자신만의 오뎅 진을 펼치고, 둘간의 공방이 펼쳐진다는 전개를 보여주거든요. 우리나라로 따지면 "비오는 날에는 파전에 막걸리"라는 전통적인 병법에 대항하여 "비 오는 날에는 소주에 어묵탕이지!" 라면서 풀어나가는 식이랄까요. 여튼, 이 에피소드 만큼은 모든 특징이 잘 어우러진 재미있고 좋은 이야기였습니다. 책을 구입한 보람이 느껴질 정도로요.

그러나 '군사'가 등장하여 맛있는 음식을 먹는 방법을 병법처럼 푼다는 아이디어는 이후에는 거의 등장하지 않습니다. 물론 누구나 알고 있어야 하면서도 음식과 잘 접목되고, 또 그것을 대결 구도로 만드는 것은 굉장히 힘들긴 했을 겁니다. 이 아이디어가 빠지더라도 1권은 나름 괜찮은 이야기가 많기도 하고요. 모츠야키 가게는 신선한 재미가 있었고 초밥집에서의 이야기도 괜찮았어요. 초밥 먹는 방법이 여러가지로 등장하기 때문입니다. 돈가스 한개로 즐기는 풀코스 - 레몬 더하기 소금으로 한점, 우스터 소스로 한점, 간장 겨자, 소금 겨자, 소스 겨자, 간장, 마지막은 우스터에 재워둔 한점과 흰 밥 - 역시 아주 그럴듯했고요. 딤섬 도시락을 먹는 이야기도 즐거웠습니다.
하지만 2권은 완전히 최악입니다. '군사' 설정은 뒷전이고 혼고가 그냥 지방 맛집을 전전하며 맛있는 음식을 먹는 것이 이야기의 전부거든요. 지방을 돌아다니는 탓에 라이벌 리키이시조차 제대로 등장하지 않는 등 스스로의 차별화 요소까지 걷어찬 최악의 전개를 보여줍니다. 그나마 3권에서 조금 회복하기는 하지만 그래도 첫번째 에피소드만큼은 못하고요.
또 간혹 등장하는 '간장의 마술사' 이야기는 도대체 왜 나오는지 모르겠습니다. 너무 뜬금없을 뿐더러 재미도 없어요. 간장 찬양만 하는 만화라 간장회사 광고가 아닐까 싶더군요.
아울러 번역, 전개도 이상한 부분이 꽤 됩니다. 특히 몇몇 이야기는 중간에 페이지가 누락된게 아닌가 싶을 정도였어요. 지금 보니 저자도 Masayuki Izumi라고 되어 있네요. 이건 또 뭔지....

그래서 결론내리자면 별점은 2점. 1권은 그런대로 괜찮지만 추천해드리기는 힘듭니다. 길게 끌고갈 수 없는, 한계가 명확한 작품이에요. TV 드라마화 까지 된 것으로 볼 때 아주 인기가 없지는 않았던 것 같지만 계속 봐야할 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덧붙이자면, <<라면이란 무엇인가>>의 운치쿠 유조처럼 혼고는 검은색 정장 위에 '트렌치 코트'와 '중절모'를 걸친 한결같은 패션으로 등장하는데 무언가의 패러디인걸까요? 미디어 팩토리 학습만화 고유의 캐릭터인 운치쿠 유조를 따라한 것일지도...

미스터리 사전 - 미스터리 사전 편집위원회 / 곽지현 : 별점 2점 Book Review - 추리 / 호러

미스터리 사전 - 4점
미스터리 사전 편집위원회 지음, 곽지현 옮김, 모리세 료 감수/비즈앤비즈

제목 그대로 미스터리, 추리라는 장르 문학에 관한 110개 항목을 설명하는 '사전' 입니다. 110개 항목은 6개의 대분류로 구성되죠. 부제는 '게임 시나리오를 위해 꼭 알아두어야 할 110가지 추리 규칙·트릭·이론'으로 이쪽 바닥에 관심있는 게임 시나리오 라이터를 위해 쓰여진 느낌입니다.

일단 구성은 괜찮습니다. 항목별로 통일된 형태로 심지어 페이지 수 까지 똑같이 맞춰져 있어서 읽기도 편하고 깔끔하거든요. 이런 면에서 문제가 많았던 <<탐정 사전>>과 좋은 비교가 됩니다. 이런건 정말 일본 사람들이 잘 하는 것 같아요.
또 미스터리, 추리 애호가로서 즐길 부분도 제법 됩니다. 특히 소분류 항목별 대표작의 예가 아주 인상적이에요. 유명 소설 뿐 아니라 실제 있었던 사건들, 영화, 만화, 애니메이션, TV 드라마까지 굉장히 방대한 분야를 망라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괴도'를 설명하며 '루팡 3세'를 예로 든다던가, '극장형 범죄'를 설명하며 <<공각기동대>> TV 애니메이션의 한 에피소드 (<<웃는 남자>>)를 예로 든다던가 하는 식으로요. '밀실 살인'의 예로 설명되는 것은 RPG게임 <<호라이 학원의 모험!>>이기도 합니다. '살인범'의 예로 <<죠죠 4부>>의 키라 요시카게를 드는 등 지나치게 서브 컬쳐 중심으로 나간 감도 없지는 않습니다만.

그 외에 새롭게 알게 된 것도 제법 많습니다. 예를 들자면 "기묘한 맛"이라는 분야가 어떻게 명명되었으며 어떤 조건을 갖추고 있는지에 대해서 설명된 책은 처음 보았네요. 에도가와 란포가 명명한 것으로 란포가 예시한 작법으로는
- 명탐정에게 범행을 간파당하고도 사기범은 뻔뻔스럽게 결백을 주장하며 아무 일도 없었던 듯이 범행을 계속한다.
- 노부인에게서 집이나 재산을 빼앗고 감금까지 한 악당 청년이 알뜰살뜰 여자친구의 신변을 돌봐준다.
- 신문기자에게 붙잡힌 연속살인마가 어째서 이런 일을 했는지 모르겠다고 불평하며 기자를 새로운 피해자로 만든다.
라고 합니다. 솔직히 작법 예시는 영 와닿지 않긴 합니다만... 사고, 발상과 상식의 틀어짐이 낳는 의외성이 중요하다는 것 만큼은 분명한 사실이죠.
몇몇 사건들도 재미있었습니다. 1981년 가부키쵸 러브호텔 연속 살인사건에서 두 번째 피해자 겨드랑이 밑에 액취 치료 수술 흔적이 있었기에 술집 여성이라고 판단했다는 내용은 신선했어요. 당시는 술집 여성이나 받을만한 수술이었나보죠?

아울러 '마지막 반전' 이라는 항목에서 '현대는 트릭만으로는 부족하여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 트릭으로 놀라게 하는 것이 아니라 선택한 트릭을 살리기 위해 플롯에 더욱 신경을 써야 한다'는 말은 추리 소설가를 지망하는 입장에서 굉장히 와 닿은 내용이었습니다.

그러나 단점도 명확합니다. 우선 2페이지라는 제약 탓에 지나치게 요약된 부분이 많다는 것을 꼽고 싶네요. 하드보일드 등 장르에 대한 설명을 두 페이지 안에 담는 것은 무리죠. 이런 항목들은 모두 수박 겉핥기 정도로 추리 소설을 조금이라도 아는 사람이라면 대체로 아는 정보에 불과하며 인터넷으로 쉽게 찾을 수 있는 수준에 지나지 않습니다.
반대로 하나의 항목으로 꼽기에는 미약한 것들도 눈에 띕니다. 트릭 하나하나를 설명하는 부분이 특히 그러합니다. '발자국 트릭'이 하나의 항목으로 꼽힐만한 이야기였을까요? 저는 아니라고 봅니다. 순간이동, 소실 트릭과 같은 보다 큰 범주로 묶었어야죠. '눈의 착각' 역시 마찬가지로 많은 분량을 할애한 '착시 현상'은 미스터리 장르와는 무관합니다. 이렇게 소분류 선정 및 분류에 대한 근거가 부족한 탓에 심지어는 왜 이런게 설명되나? 싶은 항목도 있습니다. '미스터리 연구회' 같은게 대표적이죠. 일본에 한정된 특정한 형태의 소모임일 뿐이고 그렇게 이쪽 바닥에서 유명한 소재는 아니니까요.

번역도 큰 문제입니다. 읽기가 힘들 정도에요. 조금 더 읽기 편하게 번역할 수 있었을텐데 너무 딱딱하고 어려운 문체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게다가 번역가가 이쪽 컨텐츠를 잘 모르는 티가 물씬 납니다. 이 바닥에서 자주 쓰지 않는 말로 번역이 되어 있다거나 - 엘러리 퀸의 '국명' 시리즈를 '나라 이름' 시리즈라고 소개하는 등 -, 잘 알려진 발음과 다르게 번역하거나 일본어 번역에서의 실수 - '면죄를 호소하다' -> '무죄를 호소하다' (99p), '사이타마현 아이켄가 연쇄 살인사건' -> '사이타마현 애견가 연쇄 살인사건' (101p) -, 당연한 고유 명사의 오류 - 히가시노 게이고 -> 토우노 게이고 (207p) - 등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힘든 오류, 오타가 너무 많아요. 조금이라도 이쪽 세계를 아는 사람이 한번이라도 교정, 검수를 했다면 이렇게까지 잘못 되지는 않았을텐데 말이죠.

그래서 결론내리자면 별점은 2점. 추리 소설이라는 장르에 처음으로 입문하는 초보자 대상의 학습 사전으로는 나름 괜찮습니다. 그러나 제가 읽기에는 여러모로 부족했어요. 번역에서의 문제와 19,000원이라는 가격도 과하고요.

솔직히 이 책의 존재 의미도 잘 모르겠어요. 시나리오 라이터를 위한 것이라고 하더라도 이 정도도 모르는 사람이 뭔가 만들 수 있을거란 생각이 들지 않거든요. 추리 소설에 첫 입문한다고 해서 이런 류의 '참고서'를 사 볼 필요는 더더욱 없죠. 고전 명작부터 찬찬히 읽어 나가면 그만이니까요. 한마디로 여러모로 애매했습니다. 저도 두번 읽게 될 것 같지는 않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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