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없는 추적 (追いつめる) - 이쿠시마 지로 / 이경재
고오베의 항구를 장악하고 대기업의 풍모까지 풍기는 하마우찌 구미를 처단하기 위해 형사부장 시다 시로오는 경찰 본부장 구사야나기의 은밀한 직접 지시를 받아 독자적인 행동에 나선다. 시다의 첫 타겟은 하무아찌 구미의 간부 아오다니로서 그는 시다가 주목하던 전과자 구와다를 살해한 혐의가 있어 검거에 나서지만 검거 도중 시다는 동료 형사 노리마쓰를 쏘게 되고 검거마저 실패해 형사를 그만 두고 가족까지 잃게 된다.

하지만 혼자서라도 하마우찌 구미에 대항해 행동을 펼치는 시다는 아오다니의 행적을 추적, 검거에 성공하게 되고 이어 구사야나기 본부장이 발족시킨 특수 대책반이 활동을 개시하여 아오다니를 통해 하마우찌 구미의 경영을 책임지던 오쿠다 마저 체포함으로써 하마우찌 구미는 결국 몰락의 길로 접어들게 된다.


일본의 한 시대를 풍미했던 베스트셀러 작가 이쿠시마 지로의 작품입니다. 일찌기 나오키 상까지 수상한 작품이네요.

일단 이 작품은 하드보일드 분위기의 소설이긴 하지만 절대 추리 쟝르에 속한 하드보일드는 아니라고 생각되네요. 장르 구분을 하자면 "하드보일드 풍 모험소설"이랄까요? 이 작품에서 추리란 거의 존재하지 않거든요. 사건 자체가 별로 복잡하지도 않고 워낙 거대 조직과의 싸움이기 때문에 별로 숨길것이 없기 때문이었을까요? 거기에 시다 시로오의 수사 방식 자체도 "혐의자를 협박하거나 때린다 >> 혐의자가 진실을 말한다 >> 진실을 추적해서 다른 혐의자를 잡는다 >> 다시 혐의자를 협박하거나 때린다...."로 이루어져 있기 때문에 복잡한 관계속에 진실이 숨어있는 하드보일드 추리물과는 다르게 단방향으로 이야기가 진행됩니다. 또한 주인공이 복수심으로 혈혈단신 외로운 늑대로 싸워나간다는 것은 과거 사무라이 극과 별로 다를것이 없는 것 처럼 보이네요. 그렇기 때문에 더욱 더 모험소설 처럼 보이는 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이렇듯 캐릭터나 전개 방식으로 보자면 현대의 니시무라 쥬꼬나 오사와 아리마사의 원조격 되는 작품일 것 같습니다. 아무래도 진정한 하드보일드 추리물의 충실한 일본판 계보는 하라료-하세 세이슈로 이어지는 것이 아닐까 싶네요.

하지만 비록 추리적 요소는 거의 없지만 그래도 이 소설은 최소한 "재미"라는 기본 요소에는 굉장히 충실합니다. 치밀하게 묘사된 거대 조직 하마우찌 구미, 그리고 협박과 공갈, 폭력 및 각종 상납으로 이루어진 하마우찌 구미의 여러 범죄 행태에 대한 디테일이 워낙 뛰어나서 진부한 설정에도 불구하고 이야기속에 독자를 빨아들이는 매력이 대단하거든요. 하드보일드라는 이름에 걸맞게 외롭고 고독하면서도 터프하고 냉소적인 유머의 쿨가이 주인공 시다 시로오의 묘사 역시 한 분위기 해 주고 있고요. 특히나 시다의 고집이 잘 드러나 보이는 산토리 위스키를 찾는 장면 같은 디테일이 마음에 듭니다. 이야기속에 작게나마 나름 반전이 있는 것도 이채롭고요.

작가가 나가사키 출신으로 역시 항구 도시 출신답게 체험에서 우러나온듯한 묘사가 역시 일품입니다. 작가의 다른 단편을 단편 앤솔로지에 읽었던 적이 있는데 그 단편 역시 항구를 무대로 한 작품이었던 기억이 나네요.

허무하긴 하지만 여운을 남기는 엔딩이 인상적이었는데 뭔가 속편을 암시하는 듯 해서 조사해 봤더니 아니나 다를까 이후 10여편의 시다 시로오 시리즈로 이어졌네요. 1972년에 영화화 되었는데 구하기는 어렵겠지만 영화도 궁금합니다.
by hansang | 2005/07/18 05:02 | 추리 / 호러 관련 독서 | 트랙백 | 핑백(1) | 덧글(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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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들은 반갑기 그지 없고요. 국내에 소개된 대표적인 작품은 "마크스의 산", "얼어붙은 송곳니", "고양이는 알고 있다", "신쥬쿠 상어", "불야성", "테러리스트의 파라솔", "끝없는 추적", "십각관의 살인", "우부메의 여름", "점성술 살인사건", "삼색털 고양이 홈즈의 추리", "모래그릇", "인간의 증명", "그린차의 아이", "나폴레옹광", "대유 ... more

Commented by rumic71 at 2005/07/18 17:06
저도 영화가 궁금하군요. 야쿠자가 사람 패는 영화는 일본에 널렸지만 형사가 야쿠자 패는 영화는 많지 않으니...
Commented at 2005/07/19 0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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