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비드 게일 (The Life of David Gale) - 알란 파커 (2003) : 별점 4점 Movie Review - 추리 or 호러


강간살인 혐의로 체포되어 사형을 선고받은 과거 텍사스 오스틴 대학의 지적이며 존경받던 철학과 교수 데이비드 게일(케빈 스페이시). 6년간의 수감 생활 후 사형 집행일을 불과 4일 앞두고 게일은 자신의 변호사를 통해 인터뷰를 요청 하게 되며, 세인의 관심을 모았던 데이비드 게일의 살해 혐의에 대한 인터뷰는 빗시 블룸(케이트 윈슬렛)을 통해서만 할 의사를 밝힌다. 인터뷰는 화,수,목 3일간 매일 2시간씩 진행하며 금요일은 그가 사형당하는 날. 빗시는 그가 살해범이라는 확신을 가지고 있었지만 인터뷰를 진행하며 과거 그가 사건에 이르기까지에 행적과 진상을 알아가게 된다.

과거 데이비드 게일은 저명한 교수이자 사형제도 폐지 운동 단체인 '데스워치'(Death Watch)의 지역부장으로 부와 명예를 함께 누려왔으나 자신이 가르치던 벌린이라는 여학생에게 유혹당해 한순간 자제력을 잃고 관계를 가지지만 학교에서 성적부진으로 퇴학당해 앙심을 품은 벌린에 의해 성폭행 혐의로 기소된다. 결국 무혐의로 풀려 나긴 했지만, 그 순간부터 게일은 자신이 누려왔던 모든 것 - 사랑하는 가족, 학자로서의 명예, 최소한의 자존심 등 -을 송두리 채 잃고 만다. 이제 그에게 친구는 데스워치의 회원이자 오스틴 대학 교수인 콘스탄스 (로라 리니)만이 유일하게 남게 된다.

그러던 어느날 데이비드 게일은 콘스탄스가 백혈병을 앓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며, 유일하게 남은 친구인 콘스탄스의 불치병은 그에게 커다란 낙심을 안겨준다. 하지만 그러한 콘스탄스는 성폭행 당한 후 살해당한 시체로 발견 된다. 곧바로 경찰은 데이비드 게일을 의심하게 되며 벨린의 강간범으로 기소 되었던 그를 의심한다. 부검 결과 콘스탄스의 몸에서는 데이비드 게일의 정액이 검출이 되고 그는 강간 살해범으로 구속된다.

빗시 블룸은 그와의 인터뷰를 진행하며 점점 더 그가 무죄이며 누군가의 음모로 누명을 쓴 것 이 아닐까 하는 의구심을 가지게 된다. 인터뷰 중간 숙소에 침입한 누군가에 의해 콘스탄스 살해 직전의 촬영 비디오를 손에 넣은 블룸은 그의 무죄를 확신하게 되지만 이제 그의 무죄를 입증할 수 있는 시간은 하루도 채 남지 않게 된다...


사회파 감독으로 이름 높은 거장 알란 파커의 2003년도 작품입니다.

영화의 줄거리는 빗시를 주인공으로 해서 과연 데이비드 게일이 무죄인가?를 증명하고자 하는 이야기 하나와 데이비드 게일을 주인공으로 등장시켜 그의 과거에서 사건에 이르는 과정을 담담하게 서술하는 이야기 2가지로 짜여져 있습니다. 내용이 좀 길고 복잡해 보이기도 하지만 처음에 빗시와 데이비드의 첫 만남에서 시작해서 관객들에게 차분히 과거 사건에 대한 회상과 증거를 하나씩 보여주며 마지막까지 끌고가는 과정이 교묘하게 잘 짜여져 있어서 편하게 영화를 볼 수 있었습니다. 인터뷰에 의한 회상과 현재 시점의 조사, 행동이 교차 편집되는 화면은 굉장히 감각적이고 독창적이어서 알란 파커의 거장으로서의 풍모를 느끼게 해 주네요.

특히 하루 하루 시간이 흐르며 점차 데이비드가 무죄라는 사실을 점차 관객에게 암시해 주며 그의 사형까지 빗시가 모든 증거와 단서를 모아 그를 구해낼 수 있는지에 포커스가 맞춰지며 단 하나의 단서를 쫓는 후반부는 정말 긴박하게 전개되고 있습니다. 이런 전개 방식은 "환상의 여인"과 비교적 유사하다고도 보여지는군요.

하지만 개봉 당시에 소개되었던 것 처럼 극적 반전은 거의 없습니다. 이야기가 관객에게 공평하게 모든 정보를 제공하며 흘러가서 예상 가능한 결말로 완결되므로 대단한 극적 반전이 있을 수 없거든요. 내용도 초중반까지는 정통 추리 스릴러물의 형태를 따라가지만 사형제도 폐지에 대한 깊은 메시지를 전달해 주는 결말로 완결되기 때문에 추리물로 보기에는 약간 무리가 따르기도 합니다. 그래도 후반부까지 일종의 공식대로 정보가 하나씩 쌓여가며 해답에 이르므로 추리 영화 매니아도 충분히 즐길 수 있는 요소가 많았다고 생각되네요. 복선도 명확하고 내용면으로 허술한 부분도 거의 없는 꽉 짜여졌으며 후반부까지의 긴장감이 상당해서 관객을 몰입하게 하는 힘이 충분한 영화였습니다.

그리고 "The Wall"이나 "The Commitments" 같이 음악 관련 영화로 유명한 감독답게 음악의 선곡이 상당히 좋은 것도 마음에 듭니다. 오페라 "투란도트"의 기본 내용과도 살짝 겹쳐지는 중의적 구조 역시 상당히 고급스러운 감각이 느껴졌고요.

마지막에 빗시가 최후의 증거를 가지고 사형 집행장으로 달려가는 와중에 자동차가 고장나는 장면은 너무 작위적이지 않나 싶었고 관객에게 부가 설명을 하기 위한 사족이 약간 긴 감도 있지만 케빈 스페이시와 케이트 윈슬렛의 연기도 좋았고 무엇보다 재미와 더불어 진한 메시지가 있는 묵직한 영화라 추천할 만 합니다. 제 별점은 4점. 비슷한 메시지라도 저에게는 한없이 지루하기만 했던 "데드맨 워킹" 보다는 훨씬 좋았습니다. 흥행에는 성공하지 못했지만 한번 챙겨볼만 하다 생각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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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 열린세계 2005/08/01 23:11 #

    재밌겠군요!
    그런데 영화 포스터를 올려놓는 것은 저작권 문제가 걸리지 않나요? 그래서 저는 포스터도 안올려놓는데..
  • hansang 2005/08/01 23:23 #

    열린세계 : 제가 원본 소스를 손을 좀 봐서 괜찮지 않을까 싶었는데 아닐까요? 앞으로는 자제해야겠네요. 걸리면 배 째야죠 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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