챔피언 시저의 죽음 (Some Buried Caesar) - 렉스 스타우트 / 이춘열 추리 / 호러 관련 독서

챔피언 시저의 죽음
렉스 스타우트 지음, 이춘열 옮김/시공사

뉴욕에서 열리는 박람회에 난초를 출품하기 위해 여행을 하던 네로 울프와 조수 아치 굿윈. 그들은 우연히 자동차 사고를 당하게 되며 사고가 난 곳에서 거대한 수소 "시저"의 공격을 받다가 구사일생으로 살아난다.

그들은 시저의 주인인 식당업자 프랫의 도움을 받게 되며, 그 수소가 전설적인 종우 챔피언이라는 것과 프랫이 그 챔피언을 거금을 주고 구입해서 바베큐 파티를 열 예정이라는 것을 듣는다. 마침 방문한 목축업자들이 이 계획을 저지하려고 하나 실패한 직후, 프랫의 지역 라이벌인 오스굿의 아들 클라이드가 나타나 프랫에게 바베큐 파티가 실패할 것에 대해 내기를 건다.

하지만 그날 저녁 시저 근처에서 클라이드가 살해된 시체로 발견되고 네로 울프는 클라이드의 아버지 프레더릭 오스굿의 의뢰로 사건 해결에 뛰어들게 되지만 주요 증인 중 한명인 브론슨 마저 살해되며 아치 굿윈마저 수사 방해의 혐의를 쓰고 유치장에 갇히게 되는데...


렉스 스타우트의 전설적 탐정 네로 울프가 등장하는 장편으로 아주 예전 학생시절 도서관에서 읽고 난 후 구하려 했으나 시그마북스가 절판되는 바람에 포기했었는데 우연찮게 구하게 되어 무척 반가왔던 작품입니다. 이거 참 얼마나 옛날에 읽었는지 시저가 말이라고 기억하고 있었는데 소더군요. 약간 황당...

네로 울프 역시 추리사에 이름을 남기고 있는 명탐정이죠. 개인적으로는 유머러스한 분위기가 좋아 "독사"와 "요리사가 너무 많다" 는 가지고 있긴 하지만 두 작품 모두 명성에 비한다면 좀 지루한 점이 있다고 생각하는데 이 작품은 그러한 선입견을 깨 줄 수 있을 정도로 재미있는 작품입니다.

일단 황금기 시절의 정통 추리소설에 걸맞는 수준의 추리적 완성도를 보여주고 있네요. 살인 사건에 따른 추론을 네로 울프가 제대로, 그것도 공정하게 보여줌으로써 명성에 값하고 있습니다. 이야기 전개에서도 2개의 살인사건의 연관성과 각종 복선이 교묘하게 짜여져 있어서 일관되게 유지되고 있는 것이 돋보이는 부분이죠. 결말부분에서의 네로 울프의 약간의 사기행각은 조금 반칙으로 보이긴 하지만 독자까지 놀래키는 다른 깜짝쇼 작품들과는 다르게 시종일관 네로울프의 확고한 추론을 바탕으로 행해지고 있으므로 무난하게 넘어갈 수 있는 부분이라 생각됩니다.

무엇보다도 추리팬이라면 네로 울프의 진가를 잘 느낄 수 있는 기회를 놓칠 수 없겠죠? 거구에 움직임을 극도로 싫어하고 잘난척으로 똘똘 뭉친 미식가 천재, 거기에 난 애호가로서의 설정까지 한번에 느낄 수 있는 작품이라 더욱 반갑습니다. 거기에 아치 굿윈이라는 추리사에 길이 남을 독특한 조수의 활약도 눈여겨 볼 만 합니다. 유머가 넘치면서도 임기응변에 능한, 그리고 액션에도 일가견이 있는 아치의 매력이 여러모로 잘 드러나고 있으며, 덕분에 네로 울프가 제가 싫어하는 잘난척 탐정임에도 불구하고 잘난척이 유머로 순화되어 전달되고 있어서 마음에 듭니다.

그리고 시그마 북스의 장점이기도 하지만 번역이 굉장히 좋은 편이라 유머러스한 본편의 대사와 상황을 잘 풀어내고 있는 것 역시 높이 사 줄만 합니다. 사실 앞서 이야기한 "독사"와 "요리사가 너무 많다"의 지루함은 번역 문제도 분명 있다고 보여지거든요. 이런 좋은 번역을 접할때 마다 역시 번역은 제 2의 창작이구나... 싶어지네요.

한마디로 여러가지 면에서 앞서의 두 작품 ("독사", "요리사가 너무 많다")만 읽고 실망한 독자라면 꼭 읽어봐야 할 작품이 아닐까 싶습니다. 저 두 작품보다야 구하기가 훨씬 어렵긴 하지만 뜻이 있는 곳에 길이 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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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 카구라 2005/08/03 19:21 # 답글

    아치굿윈과 네로울프의 조합(?)이 상당히 좋습니다. 보긴 본 것같은데 전혀 기억이 안나는 걸 보니 큰일입니다.
  • 2005/08/03 21:34 # 답글

    비공개 덧글입니다.
  • Fithelestre 2005/08/03 21:38 # 답글

    이거 재미있었어요 ^^ 아치가 짱~
  • hansang 2005/08/04 14:43 # 답글

    카구라 : 저도 기억이 거의 나지 않아서 거의 새로 읽는 기분이었습니다.
    Fithelestre : 그렇죠. 아치는 정말 추리사에 길이 남을 조수인것 같습니다.
  • 체셔 2005/08/08 23:46 # 답글

    그헐군요,시그마 북스 구하기는 힘들지만 장정이나 번역이 진짜 괜찮았지요.저도 다른 두 작품은 읽어봤는데 어떻게든 한번 구해봐야겠어요.
  • hansang 2005/08/09 00:06 # 답글

    체셔 : 뜻을 이루시면 좋겠습니다. 저도 10여년 만에 뜻을 이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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