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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편>
왠지 얼굴이 창백해진 마가렛이 입을 열어 답하려는 순간 회의실 안에서 창이 깨지는 소리가 들려왔다. 두 사람은 깜짝 놀랐다. “빌리!” 그녀가 소리쳤다. “안돼요 빌리!” 일순 놀란 탓에 멍하니 있었던 두사람은 곧바로 회의실로 달려가 문을 열고 중역회의실로 뛰어들었다. “그런…” 방안 긴 테이블의 한쪽의 깨진 유리를 보며 맥그러브는 중얼거렸다. “뛰어내린건가…” 두 사람은 창 쪽으로 달려가 창 밖을 내려다 보았지만 안개가 세상을 가득 채운 것 같이 너무나 짙어 아무것도 볼 수는 없었다. “빌리가 뛰어내렸어요” 마가렛이 그 사실을 납득할 수 없다는 듯이 약한 목소리로 말했다. “자살한거라구요” 맥그러브가 돌아섰을 때 문 입구에 서 있는 녹스를 볼 수 있었다. 그 뒤로 그린과 해밀톤, 섈리가 급히 뒤따라 들어왔다. “빌리 컴이 방금 창에서 뛰어내렸습니다” 맥그러브가 모두에게 말했다. “그럴리 없어요” 그때 창으로부터 고개를 돌린 마가렛이 말했다. “그런 일은 있을 수 없어…” 그리고 그녀는 쇼크에 압도당해서인지 기절하여 바닥으로 쓰러졌다. “그녀를 부탁해요!” 맥그러브가 모두에게 외쳤다. “나는 아랫층으로 내려가 보겠어요!” 녹스는 양팔로 마가렛을 들어올린 채 엉거주춤해 있었고, 해밀턴은 전화기로 달려갔다. 섈리는 얼굴의 혈색을 잃고 중역용의 푹신한 의자에 쓰러지듯 앉았다. 그리고 최후까지 충실한 그린은 실제로 우는 듯이 보였다. 복도에서 맥그러브는 빌리 컴의 전용 엘리베이터의 보턴을 눌러 엘리베이터가 올라오는 것을 기다렸다. 몸집이 작은 컴은 이제는 이 엘리베이터를 사용할 일은 없으리라. 맥그러브는 엘리베이터의 벾에 기댄채 혼자서 1층 로비까지 내려갔다. 그리고 2분 후에는 건물 밖으로 나가 몰려와 있을 사람들을 찾으며 사이렌 소리가 가까워 지는지 확인해 보았다. 그러나 사람들도, 사이렌 소리도 없었다. 보통의 아침 거리 풍경밖에는 보이지 않았다. 그곳에는 언제나처럼 서둘러 거리를 지나가는 사람들과 콘크리트에 드릴로 구멍을 뚫고 있는 노무자들, 그리고 지루한 듯 교통 정리를 하고 있는 순경밖에 없었다. 시체가 없었다. 맥그러브는 순경 쪽으로 걸어갔다. “사람이 [쥬피터 스틸 빌딩]에서 뛰어내렸습니다” 순경은 이마를 찡그리며 말했다. “뛰어 내렸다고요? 어디서요?” “21층에서 입니다. 여기 바로 위쪽이죠” 두 사람은 고개를 들어 천천히 걷히고 있는 안개 속의 건물을 올려다 보았다. 순경은 어깨를 으쓱였다. “당신, 나는 여기서 한시간도 넘게 서 있었는데 말이죠, 아무도 저 위에서 떨어지지 않았단 말입니다” “그래도…” 맥그러브는 안개 속을 계속 바라보았다. “그래도 그는 뛰어내린 것이 분명합니다. 이 눈으로 확인했단 말입니다. 그가 여기 없다면 도대체 어디에 있단 말입니까?” 맥그러브가 21층으로 돌아갔을 때, 그곳은 극단적인 충격과 조용한 혼란의 딱 중간 상황이라 할 수 있었다. 해밀턴은 전화로 주식 브러커와 이야기 하며 [쥬피터 스틸]의 최신 주가를 물어보고 있는 중이었다. “이 뉴스가 알려진다면 주식이 폭락하겠지.” 그가 맥그러브에게 살짝 알려주었다. “빌리가 없다면 이 합병은 성립되지 않거든” 맥그러브는 담배에 불을 붙였다. “확실히 빌리는 없습니다. 아래에도 없거든요. 이 21층을 지나 땅바닥까지 사이의 어딘가에서 사라져 버렸단 말이죠” “뭐라고?” 창백해진 채로 아까 쓰러졌던 마가렛의 팔을 붙잡고 지탱해 주며 녹스가 다가왔다. “그녀는 괜찮아. 충격을 받았을 뿐이지. 옆방에서 좀 쉬었어” 맥그러브는 그녀의 쪽을 돌아보았다. “아까 무슨일이 있었는지 정확하게 얘기해 줄 수 있겠어?” “그렇군요…” 그녀는 숨을 멈추고 앉았다. 그녀의 뒤에서 해밀턴과 섈리가 조용히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그린도 때마침 들어오는 순경을 따라 어딘가에서부터 나타났다. “당신은 회의실 밖 당신 책상에 있었어” 맥그러브가 그녀를 재촉하듯 이야기를 시작했다. “내가 회의실에서 나와 빌리의 사무실로 들어갔을 때 무슨 일이 있었던 거지?” “음… 컴씨가 도착해서 내 앞을 지나갔어요. 뭔가를 중얼거리면서. 그는 뭔가에 동요하는 듯 했어요. 어쨌건 그는 내 책상 앞을 지나 회의실로 들어갔고 그가 문을 닫는 순간 사무실에서 당신이 나왔어요. 그 뒤의 일은 당신이 아시는 대로에요” 맥그러브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는 그 뒤의 일을 똑똑히 알고 있었다. 그 뒤의 일은 깨진 유리창과 함께 사라진 사나이의 이야기였다. “그런데 어디에도 없단 말이지. 빌리 컴은 저 창에서 뛰어내려 어디론가 날아가 버렸단 말이야…” 그때 전화를 받던 섈리가 해밀턴에게 수화기를 건네 주었다. 해밀턴은 조용하게 이야기를 듣고 수화기를 내려 놓았다. “빌리의 뉴스가 증권거래소에 전해진 모양이군. [쥬피터 스틸]의 주가는 폭락하고 있어. 이제 곧 3달러선 까지 떨어질 것 같아” “안녕. 합병이여” 녹스의 얼굴은 엄숙했지만 목소리는 전혀 그렇지 못했다. 곧이어 형사가 나타나 자리하고 있던 순경 쪽으로 다가갔다. 호출한 잡역부들도 나타나 창틀로부터 조각난 유리 조각을 떼어내어 정리하고 두터운 종이로 빈 창틀 위를 덮어 가려 놓았다. 조금씩 사태가 진정되어 가던 차라 이윽고 경찰이 질문을 시작했다. “맥그러브씨, 당신은 이 회사의 경비책임자죠?” “그렇습니다” “중역회의에 경비부장이 출석할 필요가 원래 있는 겁니까?” “얼마 전 어딘가의 정신병자가 빌리 컴을 죽이려고 한 적이 있었죠. 컴은 그 이후 사장 전용의 엘리베이터까지 만들정도로 신경질적이 되었고, 회의에도 제가 출석하는 것이 당연해 졌습니다” “그 정신병자의 이름은?” “레이미 였다고 생각됩니다. 그런 이름이었어요. 지금 어디에 있는지는 모르지만 말입니다” “회의에는 보통 누가 출석 하고 있습니까? 이곳에 의자가 여덟개 보이는데요” “컴과 3인의 부사장인 그린, 녹스, 해밀턴이 출석합니다. 또한 컴의 비서 섈리 더카드 양. 회의록을 작성하는 마가렛 메이슨 양, 일곱번째 의자는 제 것이고 여덟번째 의자는 블랙 씨를 위한 것인데 그는 보통 회의에 참석하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컴과 블랙의 사이에는 원한관계가 있었습니까?” “조금은요. 그런데 이 사건의 수수께끼를 풀 수 있을 것 같습니까?” 형사는 어깨를 으쓱했다. “이건 확실히 불가사의하다는 것 밖에는 모르겠습니다.” 그는 21층과 복도에서 경찰과 한 시간 정도 이야기하고 조사를 마친 경찰이 자리를 떠나게 된 후, 마가렛을 찾아 나섰다. 그녀는 자신의 책상에 돌아와 있었지만 놀란 탓에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듯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점심은 어떠신가? 마티니를 마시면서 당신의 신경을 조금 진정시켜줘야 할 지도 모르겠는걸?” “이젠 괜찮아요. 고마워요. 신경써 주시는 것은 고맙지만 당신에게는 선약이 있네요.” 그녀는 그에게 사내 메모를 건네 주었다. 정오에 녹스의 사무실로 와 주었으면 좋겠다고 하는 내용으로 윌리엄 T 녹스의 서명이 있었다. “뭔가 알아낸 것을 이야기 해 줄 수 있다면 좋겠는데” “뭘 알아 냈나요?” “사실 지금은 아무것도 모르겠군. 정말로 아무것도! 알고 있는 것은 컴의 몸에 일어날 수 없지만 일어난 불가사의한 일 뿐이야. 어쨌건 가능한 빨리 저 사무실에서의 용무를 끝낼 테니 기다려 주지 않겠어? 최소한 1시까지만 기다려 달라구” “물론 기다리죠. 행운을 빌께요” 맥그러브는 그녀에게 살짝 미소를 건넨 후, 녹스의 사무실 쪽을 향해 긴 복도를 걸어 내려갔다. 도착한 그는 해밀턴과 그린이 그곳에 있는 것을 보았다. 별로 놀랄 일은 아니었지만. 그는 빈 의자에 앉자마자 그가 모두의 주목을 받고 있다는 것을 눈치챘다. 녹스가 물었다. “자, 그는 도대체 어디에 있는거야?” “여러분. 제가 제일 궁금한게 바로 그겁니다” “물론 죽었겠지” 그린이 입을 열었다. “아마도요”맥그러브가 동의했다. “하지만 사체는 어디로 간 거죠?” 해밀턴은 신경질적으로 담배를 손가락 끝으로 눌러 껐다. “우리들에게는 그것을 파고들어야만 할 필요가 있다구. 내 전화는 한시간 동안 불이 났단 말이지. 피츠버그의 일당은 말할 필요도 없고 브로커들까지 달라 붙어 난리가 났단 말이야!” 맥그러브는 고개를 끄덕였다. “합병은 모두 빌리 컴에게 달려 있었던 것이겠죠?” “말 그대로야! 그가 죽는 다면 합병 따위는 날아가 버린다고!” 그린이 또 말했다. “빌리 컴은 굉장한 사내였지. 그가 현명하게 만들어 놓은 합병건을 우리들은 절대로 실패하면 안돼지. 그런데 그가 정말로 죽었다면… 내 생각에는 사체가 있을만한 곳은 단 한곳밖에는 없어” <3편으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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