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차를 혐오하는 어머니 때문에 기차를 단 한번도 타보지 못한 여고생 소라미는 어머니의 사후, 자신에게 외할아버지가 있다는 것을 알게되고 외할아버지의 초대로 "월관"에 찾아가게 된다. 월관으로 가는 특별 열차를 탄 소라미는 그 열차의 동승객들이 전부 철도 매니아, 즉 철광이라고 불리우는 인물들로만 구성되어 있다는 것에 놀라며, 이윽고 열차가 출발한 뒤, 철도 매니아만 노리는 연쇄 살인범에 의해 살인극이 벌어지기 시작하는데... 관 시리즈의 작가 아야츠지 유키토와 독특한 일상속 개그를 선보이는 만화가 사사키 노리코의 공동 창작물입니다. 하지만 이 책만 놓고 본다면 아야츠지 유키토 스러운 분위기는 거의 느껴지지 않습니다. 연쇄 살인범이 등장하는 사사키 노리코의 개그 만화를 봤다라는 인상이 더욱 강할 정도로 만화적 재 창조가 원작을 압도하기 때문인데 굉장히 조화롭지 못하면서도 독특한 느낌을 전해 주는 것이 마음에 들었습니다. 사사키 노리코의 재 해석이 더욱 빛났다고 할 수 있겠네요. 특히 사사키 노리코의 굉장히 세밀한 특정 군상들 (수의대생, 간호사, 프랑스 레스토랑 직원 등)에 대한 묘사가 이 작품 역시 마찬가지라 예전에 봤던 "아이러브 트레인" 이라는 철도 매니아 만화가 생각날 정도로 철도 매니아에 대해 특유의 필치와 감각으로 너무나 디테일하게 묘사하고 있어서 이게 철도 매니아 만화인지 추리 만화인지 헛갈리기 까지 할 정도입니다. 그러나 추리적으로도 나름 괜찮은 설정과 복선이 깔려 있는 작품임에도 불구하고 만화적 재 해석은 정통 추리적인 이야기를 제대로 해석하지 못해서 추리 만화로서의 가치는 상당히 떨어지는 것은 아쉽습니다. 아야츠지 유키토 특유의 폐쇄적인 공간과 그 공간의 특수성을 이용한 살인극이 이 작품에서도 동일하게 펼쳐지는데 다른 요소들, 특히 개그적인 부분에 많이 묻히고 있거든요. 사사키 노리코의 담담하면서도 일상적인 연출 탓에 사람이 많이 죽는데도 불구하고 극의 긴박감이나 위기감이 정말 전혀 느껴지지 않는 것 역시 추리 만화로서는 감점 요인이었고요. 사시키 노리코의 팬이라면 어떠한 이야기도 자신만의 세계로 만드는 그녀의 능력에 경탄하며 볼 수 있는 작품이지만 아야츠지 유키토나 추리물의 팬이라면 뭔가 이질적이고 기대하지 못한 결과물로도 볼 수 있는 작품입니다. 추리적으로만 본다면 분명 아쉬움이 남을테지만 저는 두 작가 모두의 팬이기에 어느 정도 만족스웠습니다. 그러나 취향을 좀 많이 탈 듯한 느낌이 드네요. 그래도 우리나라에서는 사사키 노리코의 팬이 훨씬 두터운 만큼 좋은 결과를 기대해 봅니다. 대박나서 이러한 창작물이 많이 나오면 그걸로 좋은 거니까요. 그리고 제가 산 것은 초회 한정판인데 굉장히 싼티나는 보드게임이 부록으로 들어 있더군요. 절대 해 볼 것 같지는 않지만 뭐 부록은 부록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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