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초콜릿 사건 - 앤소니 버클리 콕스 / 김선옥 (자유추리문고 10)
독초콜릿사건
앤소니 버클리 콕스 지음, 손정원 옮김/동서문화동판주식회사

유스티스 펜퍼더 경은 유명한 난봉꾼. 그는 어느날 선물로 도착한 초콜릿을 같은 클럽 회원 벤딕스씨에게 전해준다. 그러나 초콜릿을 먹은 벤딕스씨의 부인이 초콜릿에 들어있던 독 때문에 사망하게 되고, 런던 경시청의 수사는 난관에 부딛힌다. 경시청 주임경감 모리스비는 친분이 있는 소설가 로저 셀링검의 부탁으로 그가 회장으로 있는 범죄 연구회에서 사건의 개요를 설명한 뒤 그들의 추론이 사건 해결에 도움이 된다면 경시청에 보고해 줄 것을 부탁한다. 범죄 연구회 멤버 6인은 순번을 정해 차례로 자신들의 추리를 발표하는데...

아주아주 유명한 작품이죠. 고전이기도 한데 너무 늦게 읽은 감은 있네요. 이번에 구입한 자유추리문고 시리즈 중 한권입니다.

이 작품 전에 발표되었다는 단편 버젼은 이미 읽어봤지만 이 작품은 단편 버젼의 사건과 상황을 그대로 가져가면서도 6명의 범죄 연구회 회원들이 각자의 추리를 펼친다는 아이디어로 굉장히 다양하고 화려한 추리의 향연을 느끼게 해 줍니다. 각 추리클럽 회원들의 추론 및 결과 하나 하나가 각각 추리소설로 쓰이기에 부족함이 없는 완성도를 보여주기 때문에 단편 연작을 읽는 듯한 분위기도 느껴지고요. 전에 읽었던 "시행착오"의 치터윅씨의 등장도 반갑더군요.

또한 각 회원들이 자기 차례가 될 때마다 이전의 추론을 뒤집고 새로운 결론을 발표하는 전개로 구성되어 독자가 범죄 연구회 회원들과 같은 정보를 입수하여 추리하게끔 하면서도 끝까지 두뇌게임을 펼치게끔 하는 것도 마음에 들었습니다. 이러한 공정한 승부야말로 정통파 고전 미스테리로서 완벽한 구성이죠.

그리고 정통파 고전 미스테리물임에도 불구하고 작중 인물들의 대사를 통해 그동안의 추리소설의 탐정들의 추리방식, 즉 하나의 단서만 가지고 단 하나의 추론만 내세우며 그것이 바로 결과가 되는 방식을 비판하고 있는 것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추리소설이면서도 그 동안의 추리소설의 헛점을 제대로 꼬집고 있다는 것이 무척이나 신선했거든요. 이 부분을 보완하여 다양한 추론이 등장하게 한 아이디어가 이 작품을 당시의 기존 추리소설보다 한단계 발전한 모습을 지니게끔 하는 힘이기도 했고요.

단 너무 복잡하게 꼬아놓은 나머지 결론이 조금 황당하긴 하네요. 한두발짝만 더 나아가면 좋았을 것을 대여섯걸음 더 나아간 듯 하거든요. 그런 면에서는 단편 버젼이 조금 더 설득력이 있지 않았나 싶긴 하네요. 물론 단편 버젼의 추리도 주요 추론의 하나로 등장하고 있습니다만...

그래도 역시 추리소설사에 이름을 남길만한 작품이구나.. 할 정도로 기발하면서도 재치있는 작품이었다 생각됩니다. 좋은 작품은 몇년, 아니 몇십년이 지나도 재미있고 좋은 작품인거죠.
by hansang | 2006/12/22 16:20 | 추리 / 호러 관련 독서 | 트랙백(1) | 핑백(1) | 덧글(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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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ed from Trivia at 2006/12/23 11:58

제목 : 설문조사 : The Poisoned chocolat..
(주의 : Anthony Berkeley Cox의 [독초콜릿 사건The Poisoned chocolates Case]의 스포일러가 될 수 있습니다) 독초콜릿사건 앤소니 버클리 콕스 지음, 손정원 옮김 / 동서문화사(동판) -단편 버전, 장편 버전 모두 읽었습니다만 모두 끝에 가서 진범은 ---인 것처럼 끝나지요. 여러분은 진범이 정말 ---라고 생각하십니까, 아니면 개인적으로 여섯 개의 추리 중 다른 아이디어를 선호하십니까? ^......more

Linked at hansang's world .. at 2007/12/05 15:57

... 아주 만족스러웠습니다. 또한 이 트릭과 사건을 해결하기 위한 과정도 공정하기 이를데 없고요. 다양한 해석이 나올 수 있는 트릭과 "적기사의 정체"에 대한 부분도 흡사 "독 초콜릿 사건"과 같이 용의자들 모두 살인을 저지를 수 있다는 해석으로 전개되어 무척 흥미로왔고요. 아울러 성경을 따른 듯한 사건 전개 방식도 주요한 요소는 아니지만 참 잘 고안해 낸 ... more

Commented by 까날 at 2006/12/22 21:22
'탐정의 추리'와 '그 때까지의 추리소설'에 대한 안티테제랄까요? 여러모로 인상적이었습니다. 결말도 '그럴듯 하지만', 앞서 다른 사람의 추리들과 크게 다르지 않다고 생각했습니다.(....뭐 일부러 그렇게 쓴거겠지만.)
Commented by euphemia at 2006/12/23 11:58
저 단편버전은 참 인상적이었어요. 장편은 역시 단편만은 못했다는 느낌이기는 한데, 그래도...
이 소설을 가지고 블로그에서 앙케이트를 벌였던 적이 있는데 트랙백할게요. :]
Commented by hansang at 2006/12/24 00:12
까날 : 아무래도 한계는 보이지만 그래도 신선한 시도였다 여겨지네요
euphemia : 앙케이트에 참가하겠습니다!
Commented by mrkwang at 2006/12/26 15:04
표지 그림이... 대체 어디가 독초콜렛!
Commented by hansang at 2006/12/27 16:13
mrkwang : 동서판 표지는 괜찮은 것 반, 영 아닌 것 반 정도인데 이건 영 아닌쪽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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