킨들군의 검사장 레이몬드의 수석 부관이자 심복인 러스티는 검사장 선거의 혼란한 와중에서 살해당한 동료 검사이자 불륜 상대였던 캐롤린 살해사건의 지휘를 맡는다. 그러나 선거에서 레이몬드가 패한 뒤, 러스티의 옛 동료 니코는 자신의 심복 토미 몰토의 조사에 의해 캐롤린 사건의 범인으로 지목되어 기소되고 레이몬드는 유능한 변호사 스턴에게 의뢰하여 법정에서의 싸움을 벌여나간다. 재판이 진행될 수록 사건의 배후에 숨겨져 있는 B서류의 정체와 진범이 누구인지에 대한 의문은 점점 커져나가는데... 이번에 개인 사정으로 부산에 잠깐 갔다가 들른 보수동 헌책방 골목에서 구입한 책입니다. "이 미스테리가 굉장해"의 과거 18년간의 베스트 10에도 뽑힌 작품이라 궁금했었는데 찾아내고 반가운 마음에 서슴없이 구입하게 되었네요. 재출간되긴 하지만 제가 구입한 것은 예전의 절판본입니다. 내용은 기본적으로는 법정 미스테리 물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야기는 검찰이 주인공 러스티를 기소하여 법정에서 승부하는 내용이 대부분이지만 원래 살인사건의 진범이 누구인지에 대한 의문과 사건 내내 강조되는 "B서류"의 정체라는 두가지의 수수께끼가 밀접하게 연관되어 서술되는 복잡한 구성을 지니고 있습니다. 하지만 법정 싸움 장면이 무척이나 흥미진진하고 해결 과정이 너무나 타당하며, 살인사건의 범인과 B서류의 의미 역시 사건이나 중요 복선과 연관되어 명쾌하게 처리되고 있어서 추리적으로도 무척 만족스러운 작품이었습니다. 특히 살인사건의 진범이 누구냐에 대한 것은 마지막까지 독자를 속이는 과정이 포함되어 있어서 더욱 마음에 들더군요. 제가 원래 짤막한 소설을 좋아하는데 이 작품은 지나칠 정도로 길다라는 것은 좀 부담되는 요소였고, 역시나 재판이 시작되기 전 부분인 초반부는 좀 지루하긴 했습니다. 그래도 워낙 다양한 사건들과 캐릭터들이 등장하는 만큼 이 정도는 충분히 필요했던 분량이라 생각됩니다. 특히 사건이 엽기 강간사건으로 등장하는 부분에서는 어라? 이거 흥행을 너무 의식한 의도적 설정 아닌가? 라는 의심이 들기도 했는데 결국 충분히 이해 가능한 범행 방식으로 밝혀지는 결말에서 어느새 작가의 의도적인 속임수에 걸려든 제 자신을 돌아보게 되어 참 놀라왔습니다. 일견 처음 봤을때는 여러모로 제가 싫어하는 부분들이 많이 있어 보이는 책이었지만 읽어보니 역시나 명불허전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잘 짜여진 완성도 높은 작품이라 평할 수 있겠습니다. 이 책이 작가의 "킨들카운티(군)" 시리즈의 한권이라고 하는데 다른 책도 궁금해지는군요. 작가 프로필을 보니 역시나 존 그리샴이나 얼 스탠리 가드너 같이 법조인, 특히 이 책의 주인공인 러스티와 같이 검사 출신이던데 그래서인지 책의 중요한 설정 중 하나인 검사장 선거와 검사들간의 세력 다툼, 판사와의 관계 등 재미난 요소들이 참으로 실감나게 묘사되더군요. 그런데 다른 법조인 작가인 존 그리샴, 얼 스탠리 가드너의 소설들은 대부분 변호사가 주인공이었었는데 검사가 주인공으로 나오는 것 부터 특이하고 재미난 요소였습니다. 그런데 번역은 좀 불만스럽네요. 워낙 길고 복잡한 내용이라 번역이 쉽진 않았겠지만 도저히 몰입하기가 힘들정도로 문맥이 엉망이었습니다. 이번에 재 출간된 책은 어떨지 궁금해지네요. 번역이 괜찮다면 새 판본으로 다시 읽어보고 싶군요. ※ 로그인 사용자만 덧글을 남길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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