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위남 (ハサミ男, 2004) - 이케다 토시하루 Movie Review - 추리 or 호러


예쁘고 성적이 우수한 여고생만 노려 가위로 잔인하게 살해하는 연쇄 살인범 가위남. 그가 세번째 희생자를 찾아내어 추적하던 중, 자신을 모방한 다른자가 그녀가 살해한 것을 발견하게 된다. 이에 가위남은 스스로 사건의 범인을 찾아내기 위해 사건에 뛰어들며, 경찰 역시 범죄 심리 분석관 호리노우치를 사건에 투입시키는데...

슈노 마사유키의 동명 원작소설을 영화화한 작품입니다. 소설이 얼마전 국내 출간되었는데 마침 영화가 있길래 궁금하기도 해서 별 기대없이, 아무생각없이 시간 떼우기 용으로 보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솔직히 보고 깜짝 놀랐습니다. 뭐야 이거 재미있잖아! 일종의 반전물로 볼 수 있기도 하지만 사실 반전 자체는 중반정도에 유추가 가능한 반전이었기에 크게 대단한 것은 아니고 외려 추리적으로도 딱딱 들어맞는 전개, 거기에 음산한 음악이 잘 어우러진 잘 만든 웰메이드 추리물이라 할 수 있습니다. 원작 소설은 아마도 1인칭 시점이 아닐까 싶은데 텍스트 트릭물의 영화화 성공사례가 아닐 정도로 잘 각색한 것이 마음에 들더군요.

추리적으로 본다면, 일단 전혀 연관이 없는 불특정한 피해자들의 선정 방법이 특이했지만 합리적이었습니다. 범인의 네트워크 만으로 뽑을 수 있는 정보가 한정되어 있을텐데 그 맹점을 잘 파고들었더군요. 그리고 그 외의 몇가지의 단서-버려진 가위의 존재, 피해자들의 상태, 운동화 자국 등-를 공정하게 던져놓고 그 모든 단서들이 영화 안에서 전부 정보로 소모되면서 결말까지 이르는, 한마디로 깔끔한 마무리가 무척 인상적이네요. 억지스러운 점도 별로 없고요. 물론 주인공 캐릭터 설정이 억지라면 억지겠지만....

무엇보다도 도요카와 에츠시의 냉정하고 감정없는 연기가 참 좋았습니다. 정말 "가위남" 이 존재한다면 그처럼 말하고 행동할 것 같더군요. 아베 히로키의 예상외의 모습도 반가왔고요. 몇몇 특수촬영 부분이 눈에 거슬리는 등 저예산으로 제작한 영화 같지만 잘 짜여진 추리물이기에 추천하고 싶습니다.

단, 후반 20여분은 주인공 치카의 거듭나기(?) 와 같은, 스스로의 트라우마를 이겨내는 과정이 무척이나 지루하고 짜증나게 그려지는데 좀 줄였으면 어땠을까 싶네요. 또한 치카가 아무 죄의식없이 앞으로의 인생을 이소베와 함께 살아갈 것 같이 그려지는 엔딩도 좀 찜찜했습니다. 미모의 여고생들로 나오는 피해자들이 하나같이 미모가 아니라는 문제도 있었고, 여주인공 역의 아소 구미코는 뭐 그냥저냥이었지만 중간에 잠깐 등장하는 회상장면의 고교생 복장은 너무 아니올시다 였습니다. 즉, 여자 캐릭터를 보기 위해 보는 영화는 절대로! 아니라는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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