딴건 모르겠고.. 청년 실업에 대해...
대선후보 토론회에서도 많이 등장하는 주제 "청년 실업", 지난주말 뉴스 후던가? 하는 프로에서도 심도깊게 다루길래 보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제 생각하고는 많이 달라서 깜짝 놀랐습니다.

일단... 4년제 대학 (학교 / 과는 등장하지 않음)을 졸업하고 PC방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는 청년이 나옵니다. 원래 직장이 있었지만 월급이 체불되어 관두고 현재는 아르바이트를 한다는 내용과 함께요. 또 다른 사람은 공무원 시험을 3년째 도전하고 있다는 청년. 그리고 또 다른 사람은 4년제 대학 행정관련 학과를 다니다가 비젼이 보이지 않아 관두고 대리 운전 기사로 일하고 있다고 나오더군요.

그런데... 그래서 뭘 어쩌란 말인지 전혀 모르겠습니다. 저도 직장을 10년 다니면서 8번 옮겨봤고 그 중 3번이 회사가 망하는 등의 사유로 월급을 1개월에서 3개월 정도 받지 못했습니다. 못 받는건 못 받는거고 그만두고 다른데로 옮기면 되잖아요? 그러면서 경력이 쌓이는거지. 그리고 아무 회사나 입사하기는 싫고 안정된 직장을 원해서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는 사람까지 국가가 책임져 줘야 하나요? 끝까지 합격하지 못해 공무원 시험 포기하면 웬만한 회사 입사하기는 나이가 너무 많겠지만 그건 다 자기 선택 아닙니까? 마지막으로 학교를 자기가 비젼이 없어서 그만 둔 다음에 취직을 안하고 대리 운전기사로 일하는 청년은 더더욱 이해가 되지 않더군요. 대학과 과에 대한 선택부터 자기 자신이 잘못 택한 것에 대한 책임을, 그것도 중간에 그만 둔 것에 대한 책임을 어떻게 국가가 진단 말입니까?

공통적으로 이렇게 살면서도 미래에 대한 불안이 크다고 이야기하는데 직장인들도 미래에 대한 불안 아주 큽니다. 언제 짤릴지, 언제 회사가 무너질지 모르는 것이 현대 자본주의 사회니까요. 오히려 그 책임과 업무 강도 등을 고려해 본다면 아르바이트 생 보다는 더욱 큰 스트레스를 항상 안고 사는 것이 직장인입니다.

청년 실업이 자살과 범죄를 부르는 등 안타까운 일도 많고, 사회적 책임도 어느정도는 있겠지만 저는 청년 실업 사태에 있어 근본적 책임은 결국 본인한테도 꽤 있다고 생각합니다. 지금이 IMF도 아니고 어지간한 기업은 신입사원 공채가 대부분 있지 않습니까? 분명 기회는 보다 큽니다. (제가 졸업할 때에 비하면) 또한 회사도 아무나 뽑지 않습니다. 취업이 잘 되는 과와 기술이 분명 존재하는데 애시당초 전공 선택을 잘못한 것 역시 본인이 책임져야 할 부분이겠죠. 정말 적성과 능력이 맞지 않는다고 생각하더라도 정말 취업을 원한다면 그러한 전공을 택하거나, 아니면 중소기업이나 정말 작은 회사에 전혀 다른 분야로라도 입사해서 경력을 쌓아 나가면서 한단계씩 Step Up 하는 것이 중요한데 그런 생각을 하고 있는 사람이 드문 듯 합니다.

제 이야기를 좀 하자면, 제가 졸업하는 해에 IMF가 터져서 대기업은 커녕 엔간한 중소기업조차 공채라는 것이 전무했습니다. 그래서 어렵게 어렵게 첫 직장을 구한 것이 6개월간 월급이 70만원인 직원 7명뿐인 에이젼시였습니다. 야근과 주말 근무는 기본이었고요. 또 벤처 광풍이 불때 회사를 다니면서 여러 회사 엎어지는 것을 직접 겪어 보았습니다. 직업도 그래픽 디자이너에서 웹 디자이너, 플래시 개발자, 기획자로 계속 바뀌었고요. 물론 그때마다 해당 Job을 수행하기 위한 공부는 계속 했습니다. 그러면서 현재까지 10년이 흘렀는데 제가 지금 아주 좋은 회사를 다니는 것은 아니지만 제 나름대로는 많이 노력하고, 올라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솔직히 뭘 하던 열심히 하면 성공한다고 저는 아직 믿습니다. 제 처남같은 경우에도 대학다니다가 돈을 벌어야겠다는 생각에 학교를 그만두고 의류회사에 거의 노가다 같은 일용직으로 입사한 뒤 열심히 일하는 것이 사장 눈에 들어 지금은 영업팀장(?) 급의 지위로 회사를 다니고 있습니다. 학벌도, 능력도 없다고 해서 좌절할 필요는 없습니다. 젊잖아요. 저는 솔직히 그 젊음이 부럽습니다.
by hansang | 2007/12/17 20:11 | 일상 | 트랙백 | 덧글(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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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mrkwang at 2007/12/17 21:24
갑자기 낯선 단어 하나가 보입니다. '처남'...
Commented by DJHAN at 2007/12/17 21:41
She fall... 그런 것들은 위대한 수령동무께서 흰쌀밥에 고깃국을 공짜로 먹여 주는 조선민주주의 인민공화국으로 걷어차 버려야지!
Commented by akachan at 2007/12/18 01:18
약간 오해를 하시는 것이 있는데 말입니다. 저나 hansang 님은 저런 프로그램에 나와서 자신의 신세를 한탄하는 20대들과는 좀 다른 세대라는 점을 일단 인지해야 할 것 같습니다. 엄밀하게 말하면 hansang 님이나 저와 같은 사람은 어쨌든 전문직의 영역에 있는 사람들입니다. 그리고 지금의 30대들은 적어도 자신의 전문적인 분야를 어느 정도 갖고 있는 경력직 노동자들이죠.
하지만 작금의 청년 실업 문제에 등장하는 88만원 세대라고 불리는 20대들은 일종의 단괴세대입니다. 교육은 개개인의 개성을 중시하는 것처럼 진행되었지만 사회적인 환경에 의해서 특별한 개성도 전문성도 없는 단괴세대로 자란 집단입니다. 이들은 우리 같은 30대들과 경쟁하기에는 매우 경쟁력이 떨어지는 자본주의적 관점에서 말하자면 저급 노동력들에 지나지 않습니다. 학력이나 토익 점수가 대부분의 노동시장에서 경쟁력의 잣대가 되지는 않을테니까요.

문제는 그들이 경쟁력 없는 단괴세대로 자라게 한 것은 그들 스스로의 책임이 아니라는 것이죠. 이건 어디까지나 사회의 책임입니다. hansang 님이 졸업했던 IMF 시기에는 70만원이라도 받고 일할 곳이 있었고 적어도 70만원 주고 일 시키는 직장은 직원에 대한 최소한의 사회적 양심과 인간적 예의는 지켰습니다. 하지만 지금의 20대들에게는 이런 것조차 없고, 말씀하시듯 한 직장 몇 달 다니다가 잘리면 새로운 직장을 1~2개월 안에 바로 찾을 수 있는 시스템도 더 이상 동작하지 않게 되었죠. 그렇다고 4년 동안 나름 고등교육을 받고 나온 사람들에게 모두 삽을 들라고 말한다면, 그것은 또 다른 관점에서 사회의 근간을 흔들게 된다고 생각합니다.

저희 아버지는 한 대기업에서 일하시는데 저희 아버지의 거래처 중 하나가 인천공항입니다. 이 인천공항에는 공사 직원들이 있습니다. 이들은 상당히 많은 임금을 받고 좋은 대우를 받으며 공항에 다닙니다. 그리고 이들과 똑같은 옷을 입고 똑같은 업무를 하는 비정규직 직원들이 있습니다. 이들은 평균적으로 연 1800만원의 연봉을 받고 일합니다.
그리고 이 안에는 공항의 여러가지 업무를 대행하는 용역업체들이 있습니다. 이 용역업체들에서 일하는 청년들도 사실 공항공사의 직원들과 거의 똑같은 종류의 일을 합니다. 그런데 이들이 받는 월급은 신입이 105만원, 3년차가 110만원, 5년차가 115만원이고 팀장이 130만원을 받습니다. 그 팀장월급 130만원이 이들이 받을 수 있는 임금의 최고선입니다. 당연히 세전 월급이죠.

진짜 문제는 바로 이런 일을 한다고 해서 특별히 비전이 없다는 겁니다. 지금의 20대들은 기본적으로 지금의 30대들보다 경쟁력을 갖추지 못했기 때문에 30대와 경쟁할 수 있는 최소한의 시스템이 갖추어져 있어야 합니다. 그렇지만 20대들 대부분은 30대의 공항공사 직원과 똑같은 일을 하면서도 비정규직으로 연 1800만원 받거나 한달에 105만원 받는 인생이기에 근본적인 경쟁력 확보가 안 됩니다. 이들이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방법은 딱 하나밖에 없습니다. 부모로부터 경쟁력 확보에 필요한 비용을 빌려오는 방법이죠. 그런데 이 비용을 부모가 지불할 수 없는 환경이라면 그 청년은 계속 경쟁력을 확보할 수 없게 되고, 거기서 벗어날 수가 없게 되는 게 작금의 한국 사회가 되어 버렸다는 거죠.

100만원 정도 받고 할 수 있는 일자리는 대부분 특별한 기술을 요하는 일자리도 아니며, 자기 발전의 가능성을 확인할 수 있는 일자리도 아닙니다. 그렇기 때문에 아무리 일을 열심히 해도 자기 발전에 도달할 수 없으며, 심지어는 멀쩡한 정규직 일자리에 들어가기 위해 이력서에 그 경력을 적어도 경력으로 인정조차 안 해주고 있습니다.

그냥 아무 것도 없이 자기 열의만 믿고 업계에 뛰어들어서 밑바닥부터 배워서 능력을 인정 받아 위로 올라간다는 건 저희들 세대까지만 가능했던 이야기라는 겁니다. 그렇기 때문에 지금의 20대들의 울먹임을 그렇게 단순하게 비난하실 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Commented by akachan at 2007/12/18 01:22
간만에 찾아와서 무례한 덧글만 달고 가서 죄송합니다.^_^
Commented by DOSKHARAAS at 2007/12/18 08:40
아.. 저는 88만원 세대들 뒷세대인 86년생인데, 막막하네요...
저희 아버지처럼 맨바닥으로 굴러서 일가를 이룰 '기회'를 자기 손과 발로 쟁취할 수 있는 시절이 되면 좋겠다고 기원해봅니다.


사실, 저희 20대들이 절반은 '없는 개성을 인식하고 노력'하는 사람들이지만, 나머지 절반은 '없으면 없는대로 막장 고고씽'하는 사람도 있다는 점이 더 부끄럽습니다. 뭔생각으로 그리 달리는지...
Commented by hansang at 2007/12/18 20:43
mrkwang : 제 인생에도 등장한지 얼마 되지 않는 단어죠^^
DJHAN : 뭐 꼭 그런것만은 아니고...
akachan : 좋은 글 감사드립니다. 말씀을 읽고 보니 이해가 되는 점도 있네요. 하지만 아무리 그렇다고 해도 개인 스스로 전문성을 키우지 못한것에 대한 책임은 본인에게도 어느정도 있다고 생각됩니다. 물론 사회적 / 교육적 문제에 의한 것일 수도 있겠지만요.
DOSKHARAAS : 최소한 50%는 취직하고 잘 사는걸로 통계가 나오더군요. 나머지 50% 중 일부의 모습일거라 생각 하고 있습니다. 힘내시기 바랍니다!
Commented by 海月 at 2007/12/18 22:11
20대 뿐만 아니라 나머지 세대들도 직장이 불안하긴 마찬가지죠. 정부나 사회의 책임도 무시할 순 없지만 개인의 문제도 크다는 점에선 글에 공감하는 점이 많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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