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지개집의 앨리스 - 가노 도모코 / 장세연 : 별점 2점 Book Review - 추리 or 호러

무지개집의 앨리스 - 4점
가노 도모코 지음, 장세연 옮김/손안의책(사철나무)

전에 읽었던 "나선계단의 앨리스"에 이어지는 샐러리맨 출신 탐정 니키와 아리사 컴비 연작의 두번째 단편집입니다.

일단 결론부터 말하자면 실망스러웠습니다. 이른바 "일상계 미스터리물"을 많이 접하다보니 식상해진 측면도 있지만 이야기 자체가 너무 재미없었거든요. 일상계 미스터리가 워낙 잔잔하고 소소한 사건들을 다루는 이야기이긴 하지만 이야기가 이렇게 재미없어서야 소설 자체로 성립하기 어려운거 아닌가 싶은 생각마저 드네요. 또한 추리적으로 잘 짜여진 이야기도 별로 없어서 추리물로의 재미 역시 많이 떨어져 보입니다. 소시민 고바토 - 오사나이 시리즈 역시 두번째 작품 "여름철 트로피컬 파르페 사건"이 무척 재미없었던 기억에 비추어 볼 때, 역시 "일상 속에서 펼쳐질만한 재미있고 기발한 소재"가 동일한 캐릭터로 계속 등장하는 것은 무리수가 아닐까 싶기도 합니다. 하여간에 총 6편의 이야기가 실려있는데 거의 모든 작품이 지루하고 시시한 이야기들 뿐이네요.

이렇게 시시할 바에야 만화 QED처럼 잔잔하고 소박한 사건 + 강력 사건 미스테리가 잘 어우러져서 재미를 극대화시키는 방향이 낫지 않을까 싶어요. 나름 묵직한 사건도 등장하고 일상 속에서의 소소한 사건도 잘 조화를 이루는 등 일상계에 얽매이지 않고 소재의 제한을 두지 않는 쪽이 좋았을 것 같거든요. 와카타케 나나미의 작품인 "네 탓이야"  같은 경우가 좋은 예가 될 수 있을 것 같네요. 아니면 일상 속에서의 악의나 서늘한 사건을 그리는 로열드 달 분위기로 가 주던가.

하여간, 세번째 시리즈가 나올지는 모르겠지만 지루한 일상계 시리즈의 전형인 이 시리즈를 더 이상 사볼 일은 없을 것 같습니다. 그나마 베스트를 꼽으라면 평작 이상 수준은 보여주는 "감옥의 집의 앨리스"를 꼽겠습니다.
무지개 집의 앨리스 :
니키는 아리사를 통해 소개받은 주부들의 모임에 참석하여 자신이 "미세스 하트"라 별명지은 부인에게 조사 의뢰를 받는다. 의뢰 내용은 그녀가 속한 주부들 커뮤니티에서 발생한 이해할 수 없는 사건들과 협박장들.
이번 편에 많이 등장하는 주부들 커뮤니티 시리즈 1작입니다. 워낙 사건이 별볼일 없어서 지루했고 일본어 말장난은 짜증나는 수준이었습니다. 결말은 그나마 깔끔한 편이지만 뭔가 좀 뻔한 느낌이었고요.

감옥의 집의 앨리스 :
전작에서 인연을 맺은 산부인과 아오야마 의원과 우연한 통화를 통해 사건 조사 의뢰를 받게 된다. 의뢰 내용은 병원에서 발생한 신생아 유괴 사건.
1편에 등장했던 아오야마 의원이 또 등장하네요. 이 작품은 그런대로 괜찮았습니다. 약간 강력사건 냄새가 났기 때문이라기 보다는 추리적으로 제법 괜찮은 수준이었거든요. 동기와 사건 전개 모두 확실한 수준작이었습니다.

고양이 집의 앨리스 :
"무지개 집의 앨리스" 편의 주부 모임에서의 또다른 사건 의뢰. 의뢰는 그녀들의 친구인 사나에씨의 의뢰로 많은 고양이를 키우는 그녀가 우연찮게 발견한 고양이 ABC 살인사건이었다.
역시나 주부 커뮤니티 시리즈입니다. 고양이 ABC 살인 사건이라는 설정 자체도 웃기지만 모든 것이 익명의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벌어진다는 설득력없는 전개가 영 맘에 들지 않더군요. 결말 역시 씁쓸했습니다.

환상의 집의 앨리스 :
아리사의 본가 가정부 후키코의 의뢰로 니키는 아리사가 왜 후키코를 싫어하게 되었는지 조사하게 된다.
추리물이라기 보다는 아리사의 과거에 얽힌 추억담으로 보는 것이 타당할 듯 싶네요. 캐릭터 설명을 위한 취지는 좋지만 힘이 다 빠질정도로 재미가 없었습니다. 추리 단편이라기 보다는 아리사 팬픽으로 보는 것이 낫겠더군요.

거울의 집의 앨리스 :
니키의 아들 슈헤이가 자신의 약혼녀 유리아의 보호 요청을 보내온다. 과거 사귀던 아키코라는 아가씨로부터 협박을 받게 된 것.
니키가 추리에 실패하는 모습이 처음으로 등장하는 이색작입니다. 전작에 이어 이번 편은 니키의 과거와 가정사에 얽힌 이야기로 보이기도 하네요. 그렇지만 제법 긴장감있는 전개를 보여주기는 했는데 결말이 매끄럽지 못해서 아쉬웠습니다. 유리아에 관련된 결정적인 단서가 그닥 공정하지 못해서 추리적으로 높은 점수를 주기도 힘들었고 말이죠. 그래도 보석 은닉 장소에 대한 내용 하나만은 마음에 들었으니 평작 정도는 된다 보여집니다.

꿈의 집의 앨리스 :
주부 모임을 통한 화분, 화초 도난 사건의 의뢰와 정체불명의 여인으로부터의 마치 소설과도 같은 의뢰 등 갑자기 몰린 의뢰를 해결해 나간다.
화초 도난 사건의 진상이 그닥 명쾌하지 않아서 주 사건으로서의 긴박감이 많이 떨어집니다. 정체불명의 여인의 의뢰는 괜찮았지만 워낙 주 사건이 심하게 아니라서 별로 마음에 들지 않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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