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밀 - 시미즈 레이코
"달의 아이"와 "월광천녀" 등으로 유명한 작가 시미즈 레이코의 새로운 단편집입니다.

1권은 출간된지 꽤 되었는데 2권이 새로 간행되어서 구입해 보았습니다. 본 소감은... 과연 대단하더군요. 명불허전! 그 자체입니다.

시미즈 레이코는 그 약간 몽환적이고 디테일한 그림도 매력적이지만 일단 단편에 굉장히 재능이 있는 작가라 생각됩니다. 이전에 단편 걸작선으로 발간되었던 작품 중에서도 "MAGIC"이라는 작품은 정말 초유의 화제를 뿌린 명작이죠. 아마 SF 멜로물의 최고 걸작이 아닐까 싶을 정도로 대단한 작품입니다. (이 작품도 강추!입니다)

"비밀"은 시미즈 레이코의 매력과 장점을 최대급으로 느낄 수 있는 단편 옴니버스 시리즈물입니다.

시대는 근미래로 인간의 뇌를 스캔하는 기술이 개발되고 이 기술을 바탕으로 범죄자나 피해자의 뇌를 분석하여 사건을 해결하려고 하는 '법의 제9연구실'를 무대로 이야기가 진행됩니다.

1편의 첫번째 에피소드는 이 스캔 기술 초창기에 "Mr. Clean"이라는 별명이 있을 정도로 청렴했던 미국 대통령의 뇌를 스캔하는 이야기였고 두번째 에피소드부터 무대를 일본으로 옮겨 "법의 제 9연구실"과 그 연구실의 초천재 궁극 미소년 마키 경시정과 아오키 컴비를 주인공으로 한 옴니버스 연작에 들어갑니다.

개인적으로는 마키 경시정이라는 냉정하고 차가운 기계같은 캐릭터에 반대되는 아오키라는 캐릭터의 성격이 너무 나약하고 눈물많게 그려진것은 조금 유감스럽습니다. 그냥 단순 열혈남으로 설정하는 것이 더 재미있지 않았을까 싶거든요.

1권의 첫번째 에피소드 (단편집 "WildCats"에 실려있는 작품과 동일) 와 2권의 두번째 에피소드가 마음에 들었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아무래도 스릴러물이라는 만화 특성상 생략하기로 하고요, 무엇보다 2권은 최근 읽은 작품 중 최고 수작이라 생각됩니다. 소재적으로도 참신한, 인간의 뇌를 본다는, 그야말로 개인의 프라이버시와 인격을 근본적으로 침해하며 그 모든 비밀의 근원까지 파헤치는 "MRI스캐너"라는 장비를 다루는 주인공들의 고뇌와 딜레마를 효과적으로 표현하면서도 흥미진진한 추리 스릴러물의 줄타기를 효과적으로 하고 있습니다.세세한 트릭이나 동기 부분같은 것에서 약간 부족한 느낌도 주지만 그러한 단점을 보완할 만큼의 굉장한 작품이라 생각됩니다.

아무래도 연쇄살인, 그것도 엽기적인 살인사건을 다루고 있는 만큼 해부학적인 묘사가 등장하는것에 조금 거부감을 느끼실 수도 있지만 그런 것만 제외한다면 만화라는 쟝르에 있어서 최상급의 즐거움을 맛보실 수 있을것이라 생각됩니다.
by hansang | 2003/12/28 21:05 | 추리+만화 | 트랙백 | 덧글(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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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여리작의 at 2003/12/28 21:17
대통령이 나오는 에피소드. 전 그 대통령이 너무나 아름답다고 생각했어요..그는 그를 사랑했던 것이 아닐까요.
Commented by leiness at 2003/12/28 21:28
흥미롭군요. 아무래도 제가 있는 곳이 있는 곳이니만큼 신작의 평가에 대해 어두운데 한번 한국책 수입상이나 책 대여점 쪽을 한번 둘러 봐야 겠습니다.
Commented by poirot at 2003/12/28 22:40
줄거리를 보니 거의 소설수준으로 치밀한듯하네요. 게다가 극찬까지 하셨으니 봐야만 하겠군요
Commented by hansang at 2003/12/29 10:04
여리작의 : 맞습니다. 그렇죠...
leiness : 만화책 같은 경우는 외국에 계시니 파일 공유 프로그램을 이용하셔도 될 것 같습니다.
poirot : 최근 본 만화중 최곱니다. 혹 실망하실까 겁이 나기도 하네요..
Commented by pian at 2004/01/05 23:00
몇개보진 않았지만, 제가 본 시미즈 레이코의 작품 중 최고였습니다. 이 섬뜩함, 간만에 건진 물건이였지요. 단편으로 끝내줬다면 더 좋았을법도 한데요. 이 분 장편은 어째 벌려놓은일을 수습을 못한다는 느낌이 강해서요;. 여튼, 재미있게 보고 있습니다.^^
Commented by Gaspard at 2004/02/10 14:30
진짜 비밀은 재밌습니다. 하지만 시미즈 레이코는 pian 님 의견대로 벌려 놓고 수습이 시원치 않다는 느낌을 저도 받습니다. 그렇게 될까 염려하며 재밌게 보고 있어요. ^^
Commented by rumic71 at 2004/02/11 15:36
저도 동감입니다. 시미즈작품 중 제가 가장 인상깊게 본 것은 22XX였지요. 잭이 이렇게 쿨한 녀석일 줄이야. 얼굴도 패션감각도 마이너스인 엘레나는 꺼져 버려라!
Commented by 릴리 at 2004/04/26 02:26
명불허전..맞아요! 전 갠적으로 달의아이나 월광천녀보다 더 훌륭하다고 생각하거든요..3편이 넘 기다려져요~
Commented by Sori at 2004/05/21 15:08
저도 좋았어요. 그런데 시미즈 레이코의 캐릭터들은 그들이 만들어내는 이야기의 폭발적인 감성만큼의 표정을 못 보여주고 있어서 안타깝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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