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애곡선 - 고사카이 후보쿠 / 홍성필 : 별점 2점 Book Review - 추리 or 호러

연애곡선 - 4점
고사카이 후보쿠 지음, 홍성필 옮김/파라북스

이 책은 고사카이 후보쿠라는 전혀 모르는 일본 작가의 추리 단편집입니다. 아무런 사전정보없이 1920년대에 의학전공자 출신으로 의학지식을 바탕으로 추리소설을 썼다는 책 소개만 보고 구입한 책이죠. 제가 워낙 고전을 좋아라 하니까요. 전부 13편의 단편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꽁트라 해도 어울릴정도의 굉장히 짤막한 작품들이 많습니다. 대부분의 작품이 "반전"에 많이 기대고 있는 "기묘한 맛" 류의 작품들이라는 점, 그리고 의사나 의학지식이 중요한 작품이 많다는 것도 특징이고요.

하지만 아쉽게도 책 자체는 기대에 값하지는 못했습니다. 당시에는 충격적이었을지 모르지만 지금 읽기에는 낡은 느낌이 너무 강합니다. 너무 뻔하거든요. 또 에도가와 란포의 스승이라는 작가 소개글 처럼 뭔가 유사한 분위기가 느껴지긴 하는데 란포 수준의, 지금도 먹히는 스멀스멀한, 또는 변태적인 묘사가 하나도 없이 단지 구성만 유사할 뿐이라 그런지 너무 담백해서 싱거워보이기까지 합니다. 반전이 괜찮은 작품이 몇개 있긴 한데 이 담백한 묘사 때문에 빛이 많이 바래는 것 같아요.

이런 알려지지 않은 작가의 평범한, 또는 평범 이하의 자료적 가치밖에 없는 작품집의 번역 소개보다는 좀 더 유명한 작품이 소개되었더라면 좋았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 정도네요. 별점은 2점입니다.



좀더 상세하게 작품별로 설명하자면, (뻔한 내용이 많아 Copy & Paste 신공으로 작업합니다)

보기 드문 범죄 : 3인조 보석 강도일당 중 2명이 보석을 삼키고 죽은 다른 1명의 위장을 경찰에게서 빼내오기 위하여 분투하는 이야기. 지겨울 정도로 뻔하고 설득력도 없지만 반전 하나만큼은 괜찮았습니다. 물론 지금 보면 좀 뻔하기도 하지만요...^^;; (1)

얼간이의 복수 : 자신을 무시한 환자와 선배 의사에게 복수하는 주인공의 이야기. 의학전공자 출신다운 의사와 환자를 대상으로 한 복수극으로 당시에는 무척 충격적이었을 것 같은 작품입니다. 물론 지금 보면 좀 뻔하기도 하지만요...^^;; (2)

연애곡선 : 표제작입니다. 란포 스타일이 물씬 풍기는 작품으로 광기와 애정이 잘 결합되어 있습니다. "연애곡선" 이라는 이론도 나름 설득력있게 묘사하고 있기에 흥미진진하게 읽을 수 있었죠. 그러나 아쉽게도 반전이 너무 뻔해서 높은 점수를 주기는 힘들더군요.

메두사의 머리 : 섣부른 장난이 불러오는 비극에 관한 짤막한 꽁트. 간경병에 대한 증상을 작품에 잘 녹여내고 있다는 점은 좋지만 그 외에 특기할 점은 별로 없네요.

수술 : 식인에 관련된 괴담 꽁트로 반전의 맛이 괜찮았던 작품이죠. 너무 짤막해서 다른 이야기는 할게 없습니다...

죽음의 키스 : 콜레라의 전염에 관련된 이야기로 장황하긴 한데 설득력이 너무 떨어지는 평균 이하의 작품이었습니다.

유전 : 형법학에 따른 꽁트. 형법학의 1조항을 가지고 풀어낸 이야기인데 아이디어가 참 기발해서 마음에 들은 작품입니다.

시체양초 : 여름날 밤 순간적으로 지껄이는 창작괴담 수준의 꽁트입니다. (1)

어리석은 자의 독 : 아비산 중독으로 죽은 노부인 사건에 대한 단편인데 이야기의 전개과정이 도무지 이해되지 않았습니다. 증거가 확실하면 그냥 체포하면 될텐데 너무 극적인 무대를 만들려고 억지스러운 설정을 가져다 붙여 놓았거든요. 추리적인 과정은 좋았기에 아쉬움이 더 큽니다.

혈우병 : 당시에 잘 알려지지 않은 혈우병과 인간심리를 가지고 이야기를 풀어낸 작품으로 뭔가 2% 아쉽더군요. 150세 먹은 할머니가 피를 흘리게 된 이유같은게 더 설명되었더라면... 하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안락사 : 반전이 인상적인 꽁트. 물론 지금 보면 좀 뻔하기도 하지만요...^^;; (3)

안마사 : 여름날 밤 순간적으로 지껄이는 창작괴담 수준의 꽁트입니다. (2)

투쟁 : 조금은 독특한 정신분석학 이론을 가지고 전개하는 작품으로 이 작품집의 베스트로 꼽을 만한 완성도 높은 수작 단편입니다. 의학이론에 대한 합리적인 설명은 물론이고 살인에 대한 동기, 그것을 밝혀내는 과정과 마지막의 암호트릭까지 다양한 장치가 독자를 즐겁게 해 줍니다. 암호트릭이 조금 유치하고 너무 전문적, 설명적이라는 점은 아쉽지만 이 정도야 허용할 수 있는 수준이죠.

핑백

덧글

  • marlowe 2009/02/10 13:14 #

    아, 제목만 보고 연애소설인 줄 알았습니다.
    에도가와 란포는 제게 '일본인 = 변태'라는 선입관을 최초로 심어준 사람이예요.
  • hansang 2009/02/11 17:24 #

    ㅎㅎ확실히 란포가 좀 변태스럽긴 하죠. 덕분에 아직까지 먹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 로그인 사용자만 덧글을 남길 수 있습니다.



2017 대표이글루_boo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