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리장이 너무 많다 - 렉스 스타우트 / 김우탁 : 별점 3점 Book Review - 추리 or 호러

요리장이 너무 많다 - 6점
렉스 스타우트 지음, 김우탁 옮김/동서문화동판주식회사

국내에 소개된 렉스 스타우트의 네로 울프 시리즈는 딱 3편이 있습니다. "독사", "챔피언 시저의 죽음", 그리고 이 "요리장이 너무 많다"죠. 예전에 읽었었지만 옛 기억을 되살릴 겸 다시 손에 들고 읽게 된 작품입니다.

스토리는 무척 간단합니다. "전설의 요리사 15명"이 주최하는 모임에 네로 울프가 옛 친구인 요리사 마르코 뷰크식에 의해 초대되어 "카노와 수퍼"라는 휴양지 (여긴 대체 어디?)로 짧은 여행을 떠나게 됩니다. 5년마다 열리는 이 정기모임에서 요리사 13명 (2명은 사망하여 공석인 상태) 은 2명의 새로운 멤버도 선발하고 서로간의 친목을 다지는 그런 행사가 될 예정이었지만.... 아니나 다를까 사건이 일어납니다! 요리사 중 한명인 필립 래스지오가 살해된 것이죠!
이 래스지오라는 인물은 경쟁자의 제자를 빼앗고, 아내를 빼앗고, 직장을 빼앗은 요리계의 무법자? 공적? 뭐 하여간 그런 존재였기 때문에 죽어 마땅한 그런 작자로, 앞서 말한 강력한 동기를 지닌 3명의 요리사 중 한명인 헬로메 벨린이 유력한 용의자로 곧바로 체포됩니다. 그 다음에 이기주의자 네로 울프가 지극히 개인적인 동기, "빨리 집으로 돌아가고 싶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사건 수사에 뛰어든다는 이야기 되겠습니다. ㅎㅎ

그러나.... 네로 울프 시리즈의 대표작이긴 한데 추리적으로 높이 평가하기는 좀 어려운 작품이긴 합니다. 일단 사건이 딱 하나뿐이라 300페이지가 넘는 분량을 끌어나가는데에는 좀 지루한 감이 없잖아 있기도 하고요. 또한 중간에 몇개의 증언을 통해 유력한 용의자들의 혐의가 거의 대부분 벗겨질 뿐 아니라, 실제 범인을 확정하는 마지막의 추리쇼도 결국 "추리"가 아니라 "수사에 의한 단서"를 통해 범인을 잡아내기 때문에 정통 추리물로 보기에는 무리가 많습니다. 범인의 정체가 아주 비합리적인건 아니지만 조금 반칙으로 보였던 것도 아쉬웠고요.
즉, 단서의 제공은 공정하기는 하지만 가장 중요한 "증거" 자체는 드러나지 않기에 정당한 트릭물로 보기에는 어려운 작품이라는 것이 저의 결론입니다.

하지만 이 작품은 그야말로 네로 울프의 독무대이기에 무시할 수 없는 재미가 넘칩니다. 이기적인 모습은 물론 독선적이고 자기중심적인, 지구가 자기를 위해 돈다고 믿는 네로 울프의 캐릭터가 곳곳에서 작렬하니까요. 헬로메 벨린의 걸작 요리인 "소시스 미뉴이"의 레시피를 탐내는 네로 울프의 모습에서 시작되는 이야기가 결과까지 이어지는 과정으로 대표되는 이러한 네로 울프의 모습은 정말이지 굉장히 웃깁니다. 또한 조수인 아치 굿윈의 톡톡튀는 재담과 둘 사이의 만담과 같은 네로 울프 시리즈를 관통하는 유쾌하고 재미있는 전개 덕분에 지루하지 않게 읽을수 있습니다. 왓슨 역의 신기원을 이룬 뻰질뺀질하고 느물느물한 조수 아치 굿윈의 캐릭터는 정말이지 읽을때마다 재미있단 말이죠^^

그리고 수사과정과 증언이 중요하게 쓰이는 전개, 팜므파탈과 같은 여인이 등장한다는 것 등이 하드보일드를 많이 연상시키는데, 주인공이 안락의자 탐정의 대명사인 네로 울프라는 점에서 신선하고 기발한 맛이 느껴졌습니다. 작가의 의도인지는 모르겠지만 묘하게 어울리는 것이 마음에 들더라고요. 블랙 코미디같은 매력도 더 잘 살아나는 것 같고요.

앞서 이야기한 단점이 약간 있지만 즐겁게 읽을 수 있는 작품임에는 분명하기에 개인적인 별점은 3점입니다. "독사" 보다는 낫고, "챔피언 시저의 죽음" 보다는 못한데, "독사"의 경우는 번역 문제가 더 큰 만큼 평균적인 재미는 보장한다고 할 수 있겠죠. 아직 읽지 않으신 분들, 특히 네로 울프의 매력에 대해 모르시는 분들에게는 추천합니다.

덧붙여, 요리사와 요리가 굉장히 중요한 소재로 쓰이기에 미식가인 네로 울프의 모습이 굉장히 잘 드러날 뿐 아니라 요리에 관한 디테일한 묘사도 수준급이라 요리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더욱 즐겁게 읽을 수 있을 것 같네요. 혹 요리를 직접 하는 것을 좋아하신다면, 레시피 소스의 "네로 울프 식 요리들" 을 한번 참고해 보셔도 좋겠네요. 저는 포기했습니다.... 미식가인 네로 울프가 절찬하여 개인적으로 무척이나 궁금한 "소시스 미뉴이" 레시피가 없는 것이 안타깝네요....^^;; 원서와 렉스 스타우트의 요리책에는 조리법이 나와있다는데 아직 못찾았습니다. "소시스 미뉴이"의 스펠링이 뭘까요?

PS : 네로 울프에 대해 궁금하시면 여기를 참조하셔도 좋을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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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 까날 2009/05/22 12:48 #

    요리장이 너무 많다는 정말 소세지 밖에 생각 안나는.........
  • hansang 2009/05/22 13:33 #

    원서와 렉스 스타우트의 요리책에는 조리법이 나와있다는데 아직 못찾았습니다. "소시스 미뉴이"의 스펠링이 뭘까요?
  • rumic71 2009/05/22 13:52 #

    saucisse minuit 라고 합니다.(줄리안 시몬즈)
  • 직장인 2009/05/22 13:55 #

    궁금해서 구글링했더니 "Saucisse Minuit"라고 나오네요. 이미지를 보니 소시지 요린가본데 먹음직스럽네요 ^^;
  • hansang 2009/05/22 15:35 #

    감사합니다. 찾았습니다!
  • hansang 2009/05/22 15:44 #

    그런데... 별루 맛있어 보이지가 않아요...
  • mrkwang 2009/05/22 13:38 #

    이 책 이름이 너무 좋아서.
  • mrkwang 2009/05/22 13:39 #

    근데 아래 알라딘 광고에 정작 있어야 할 모 탐정 책이 업
  • hansang 2009/05/22 15:35 #

    ㅎㅎ 그런가요? 광고는 랜덤이라....
  • DOSKHARAAS 2009/05/22 14:05 #

    전 사실 그닥 재미를 못 느꼈습니다. 네로 울프 시리즈에는. 아무래도 전통적인 추리소설은 저에게 잘 안 맞나 봅니다...
    위키피디아에 원서가 올라와 있는 것 같던데 꽤나 방대하더군요. 하나 하나 읽어봐야겠습니다.
  • hansang 2009/05/22 15:36 #

    원래는 더욱 유쾌할 것 같은데 번역문제도 있는 것 같아요. 그리고 "정통" 추리물로 보기에는 좀 무리가 있기도 하고요. 원서쪽이 독해가 가능하다면 더 나은 선택이 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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