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대미각 식탐정 - 테라사와 다이스케
미스터 초밥왕의 작가 테라사와 다이스케의 신작입니다.

미스터 초밥왕이라는 만화, 히트치기도 했고 제가 요리만화를 무척 좋아하기도 하지만 별로 정이 가진 않았었던 만화입니다. 설정에서부터 캐릭터들, 스토리라인 전체가 초밥이라는 소재를 놓고 벌어지는 오버의 극치들이었기 때문에 마음에 들지 않았었죠. 특히나 매번 감정에 북받치는 주인공들이나 "입안에서 터지는 어쩌구..."하는 맛에대한 묘사는 짜증날 정도였습니다.

그래도 이 "절대미각 식탐정" 은 일단 그러한 감정 과잉이나 오버가 조금은 희석되어 있는 것 같아서 좋았습니다. 그림은 뭐 여전히 독특하지만 꽤 탄탄한 편이고요.

주인공 다카노는 막대한 유산을 물려받아 유유자적 하면서 역사 소설가와 탐정이라는 두가지 직업을 가지고 생활하는 사람으로 이 두가지 직업을 모두 알고 있는 인물은 비서인 교코 뿐이죠. 더군다나 그는 앉은 자리에서 도시락 10인분은 바로 먹어치울 정도의 굉장히 식탐이 심한 미식가입니다. 만화는 이 다카노가 경찰청 엘리트인 오카다의 요청으로, 또는 의뢰로, 또는 우연히 사건을 받아 해결해 나가는 추리만화의 구성을 따르고 있으면서도 이야기 전부가 "음식"과 연관되어 있는, 약간은 요리만화의 설정도 띄고 있습니다.

사건의 예를 들면 어떤 식당에서 벌어진 살인 현장에서 범인으로 심증은 가는 요리사가 있습니다. 살해당한 요리장은 머리를 강타당했는데 흉기를 찾지 못한 상태죠. 여기서 다카노는 주 메뉴였던 커틀릿을 먹어보고 커틀릿 빵가루가 일반적인 빵이 아닌 일종의 "단단한 빵"으로 만들어 졌다는 사실을 간파하고 그 요리사의 자백을 받아냅니다.... (1권 003 "남의 커틀릿을 먹다")

그러나 다카노라는 주인공이 별로 마음에 들지는 않네요. 개인적으로는 "맛의 달인"의 지로같은 녀석이 이 만화 주인공으로 적당했을것 같습니다. 다카노의 너무 잘난척 하는 모습은 짜증날 정도였고, 비정상일 정도의 식탐이 현실성이 부족했거든요. 아울러 살인 현장에 음식이 중요한 증거로 남아있어 그 음식을 먹어보고 사건을 추리해 낸다던가 (1-004 : 살인현장의 초밥을 먹다 편 등), 식당이 범행 장소라던가 (2-012 : 라면집에 줄을 서서 라면을 시켜 먹는다 등), 음식의 특성으로 트릭이 이루어진다던가 (1-005 : 독이 든 홍차까지 마신다 등) 하는 식으로 모든 사건이 음식과 관련되어 있는 만큼, 상당한 수준의 내용도 있지만 이야기의 소재와 설정이 아무래도 끼워맞추는데 문제가 좀 있는 편이라 전체적으로 그 추리의 깊이나 내용이 합리적이거나 치밀하지는 않습니다. 제가 즐겨 찾는 추리 동호회의 한 회원분은 거의 쓰레기급으로 분류하시더군요^^

하지만 요리만화를 좋아한다면 꽤 즐길 수 있는 만화입니다. 저도 추리만화와 요리만화를 무척 좋아하는데 이런 형태의 만화를 만나니 꽤 신선합니다.

"추리" 보다는 "요리"만화를 좋아한다면 추천입니다.
by hansang | 2004/01/01 19:43 | 추리+만화 | 트랙백 | 덧글(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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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ColoR at 2004/01/01 19:51
저는 초밥왕 보면서 그 오버스러운 표정이나 음식에 대한 묘사가 정말 좋았습니다. ^^ "이 바다의 진미가 담아있는, 마치 입에서 펄떡이는듯한...!" 등등의 오버스런 표정과 심사위원들의 표정이 정말 재미난 작품이었죠. 이번 작품도 재미있을것같은데 한번 봐야겠네요. 소개해주셔서 감사합니다.
Commented by poirot at 2004/01/01 19:59
험..-_-저도 초밥왕이 음식만화 중에 가장 좋았습니다. 뭐 입안에서 밥알들이 춤을 추는 듯한게 뭔지는 모르겠지만 볼때마다 초밥이 땡겨 마음고생이 심했더랬죠.막상 먹으면 별것도 아닌데-_-
(아마 드라마로도 만들어졌죠? 한국편도 있었고..)
다이스케의 신작이 요리+"추리"라니 기대가 됩니다..(근데 주인공의 얼굴은 주연급은 아닌듯-_-)
Commented by leiness at 2004/01/01 20:10
미스터 초밥왕은 좀 오버가 심하긴 심하죠.. ^^; 맛의 달인도 미스터 초밥왕 보단 낫지만 역시 어느정도 오버가 있고요. 그래도 둘다 재밌게 봤던(그리고 현재도 보는) 만화책들이네요..
Commented by hansang at 2004/01/01 21:19
Color : 어, 그러셨나요? 저만 싫어하는건가... 하여간 이 만화도 한번 즐겨보세요^^
poirot : 초밥은 정말 먹고 싶게 만드는 만화였죠.
leiness : 개인적으로 최근 요리만화중에서는 "대사각하의 요리사"도 괜찮았습니다.
Commented by etssyum at 2004/01/05 15:14
대사각하의 요리사 괜찮죠. 개인적으로는 베스트입니다.
'비벼먹는' 한국식 식사법 파해에 대해 그럴 듯하게 접근하기도 했고(그 퇴역군인 아저씨는 너무 계산적으로 배치된 캐릭터라 맘에 들진 않지만)말이죠. 정치관계-남녀관계-음식과 인간의 관계를 장 뭉뚱그려놓은 수작이라고 평가합니다.

식탐정의 경우는 어느 리뷰를 읽든 한 두마디 욕은 먹는 것 같더군요. 테라사와는 별로 안 좋아해서 일찌감치 패스했지만...
Commented by hansang at 2004/01/05 16:43
대사각하의 요리사는 그래도 동남아시아와 한국에 대한 이해가 꽤 전문적이었죠? 그리고 이 만화.. 한번 볼만은 하다는 게 제 생각입니다..
Commented by 카구라 at 2004/11/30 13:41
재미는 있습니다만 역시 소재가 고갈(당연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살인사건을 음식으로 해결하기가 쉬울리가 없지요)되어서 후속작이 안나오고 있죠... 이글루 피플에서 보고 왔습니다. 링크 신고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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