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귀야행 - 교코쿠 나츠히코
이 책은 이마 이치코의 유명한 만화가 아니라, 일본에서 날리는 호러+추리 작가인 교코쿠 나츠히코의 단편집입니다. 제목대로 귀신을 테마로 한 소설집으로 2차대전 직후의 일본을 배경으로 일상속에서 광기와 어우러진 공포를 전부 10편의 단편에서 그리고 있습니다.

대체적으로 사회적, 개인적으로 트라우마를 안고 살아가는 주인공들이 그 과거의 트라우마와 더불어 일상 생활속에서 낯선 존재에 대한 공포를 느끼게 되고 결국 서서히 붕괴해 가는 과정들을 묘사하고 있는데, 개인적으로는 병약한 자기와 동생을 비교하며 가정과 더불어 무너져 가는 여인을 그린 “문고요비”와 전쟁 후 성적으로 불능이 된 주인공이 다른 남자와 정을 통하는 아내를 훔쳐보다 들켜 아내가 자살한 후 사방에서 “눈”의 존재를 느끼게 된다는 “눈,눈,눈”, 가족을 위해 몸을 팔다가 들켜 죽은 누나의 시체와 다락방에서 놀던 기억을 안고 살아가는 경찰관이 비슷한 상황에 직면하게 된다는 “창녀의 머리카락”편이 인상적이었습니다.

나머지 단편들도 오니라던가 갓파, 깔깔 웃는 여자 같은 여러 일본 귀신들을 일상생활과 결부시켜 표현하는 방식이라던가 그 문체가 독특해서 여운이 깊게 남기는 하는데 이상하게 책 자체가 몰입하기 힘들더군요. 아무래도 묘사라던가 상황설정이 그다지 와 닿지 않는 것이어서 그런 것 같네요.

굉장히 독특하기도 하고, 뭔가 생각하게 하는 단편집이지만 “이토 준지”같은 황당한 상상력의 일본 호러를 기대했던 저에게는 약간 부족한 책이었던 것 같습니다. 그래도 이 작가의 독특함은 다른 작품을 기대하게 만드네요.
by hansang | 2004/02/11 11:59 | 추리 / 호러 관련 독서 | 트랙백 | 덧글(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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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rumic71 at 2004/02/11 15:34
쿄코쿠도 번역되어 나오기 시작했군요. 일본 요괴담은 오랜세월동안 정해진 형식이 있고 후발작들도 대체로 그 형식을 따릅니다. 그 점을 감안하고 읽으시면 좀더 받아들이기 쉬울듯...
Commented by hansang at 2004/02/11 15:35
rumic71 : 예, 말씀하신대로 좀 전통적인 냄새가 많이 납니다. 아, 그리고 이 책은 출간된지 꽤 오래되었던데요^^
Commented by rumic71 at 2004/02/11 15:37
라프카디오 헌의 <괴담>도 번역되어 나오면 좋을텐데...
Commented by 산왕 at 2004/02/11 17:48
아.보고싶던 책인데..동네서점에서도 구할수가 있을까요-_-
Commented by 유로스 at 2004/02/11 21:17
왠지 일본소설들은 우리나라소설과는 달리 묘하게 어긋난 듯한 느낌을 받는 경우가 많아요.
Commented by hansang at 2004/02/11 21:50
rumic71 : 우리나라는 그러고 보면 출판시장이 참 영세한 거 같기도 해요.
산왕 : 저도 헌책방에서 구입한 책이라.. 절판된지 꽤 되었더군요.
유로스 : 아무래도 정서의 차이인것 같습니다.
Commented by rumic71 at 2004/02/11 22:55
번역 문제도 있는 것 같습니다. 어째 요즘 번역이 옛날 번역보다 많이 썰렁한 느낌을 줍니다.
Commented by 산왕 at 2004/02/12 01:05
저도 rumic71님 말씀대로라고 느끼고 있던 차입니다
Commented by hansang at 2004/02/12 10:30
rumic71/ 산왕 : 확실히.. 그 문화를 잘 알고 문체까지 잘 살릴 수 있는 전문 번역자님들이 부족한것은 사실이겠죠. (최근 모 영화 자막 번역가의 케이스를 놓고 볼때도...) 개인적으로 그래서 성귀수님을 존경합니다. (까치 뤼뺑 전집 번역자님이신데, 굉장히 좋더라고요)
Commented by kisnelis at 2004/02/12 11:41
교코쿠 나츠히코라면 이번 나오키상 수상작 후항설백물어 작가군요! 백귀야행도 사야겠군요. 후항설백물어 역시 번역될 가능성도 있고요, 돈 들어가게 생겼네요^^
Commented by hansang at 2004/02/13 11:36
kisnelis : 일본에서의 지명도는 정말 대단하더군요. 개인적으로는 교코쿠의 추리소설이 더 관심이 있긴 합니다.
Commented by 은어낚시통신 at 2004/02/21 20:53
퇴마록이 생각나요. ^^
Commented by dance at 2005/06/23 17:56
교코쿠 나츠히코의 항간에 떠도는 괴담(경극하언 항설백물어)
제작년에 애니로 나와서.. 재밌게 본 기억이 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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