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봤습니다. 정말 대단한 흥행을 하고 있어서 3주동안 계속 예매까지 매진이라 보지도 못했는데 같은 회사에 근무하는 종인이형 덕분에 보게 되었습니다. (종인이형 고마워!)
다들 알고계실 스토리는 생략하고요, 일단 이 영화는 고생해서, 돈들여서 찍은 티가 팍팍나는 영상으로 가득차 있습니다. 물론 이러한 때깔에 어울리게 6.25 라는 우리나라의 역사를 좌-우 어느쪽에도 걸치지 않고, 단순히 이념 때문에 죽어나가며 광기어린 살인마로 돌변하는 주인공들과 그 희생양들을 그린 각본도 굉장히 좋습니다, 한마디로 “Well-Made”영화입니다. 국내 블록버스터 영화중에서 이만한 각본의 완성도를 갖춘 작품은 처음인 것 같네요. 역시 시나리오 작가 출신인 강제규 감독 답습니다.
캐스팅도 완벽합니다. 요새 “연기파” 배우로 변해가는 장동건의 연기야 기본은 먹어준다고 해도 원빈의 연기가 의외로 뛰어나더군요. 더군다나 둘다 “꽃미남” 계보라서 그런지 형제라는 설정도 별로 어설프지 않고요. 조연들 (기억나는 건 공형진 뿐이지만…)의 연기도 평균이상은 다들 해 주고 있습니다. 우정출연이라는 최민식, 김수로도 기억에 남고요.
특히 감동과 눈물의 폭풍! 마지막의 감동의 도가니탕(^^)에서는 저도 눈물을 찔끔 흘렸을 만큼 감동적이었습니다. 개인적으로 늙은 진석의 모습과 진석이 형의 유골 앞에서 오열하는 장면은 좀 사족이라 생각되었고 몇몇 CG가 튀는 것은 조금 아쉽지만 전체적으로 별로 흠 잡을데 없는 좋은 영화였습니다. 드디어 우리나라에도 이런 블록버스터가 나와주는군요. 한마디로 흥행할 만한 영화가 흥행한다는 생각입니다.
딴지일보의 모 기자는 이 영화에 중간점수를 주며 기존의 전쟁영화의 룰을 답습하며 기존 헐리우드 영화와 비스무레 하다고 했는데 저는 6.25의 특수성, 즉 같은 동포들끼리 별다른 이유없이 살육하는 비참함과 이념의 허무함을 잘 그렸다고 생각합니다. 미국에서도 꽤 많은 스크린으로 개봉한다는 뉴스를 어디선가 보았는데 히트쳤으면 좋겠네요.
요사이 “빨갱이”운운 하는 보수 우익들에게 꼭 보여주고 싶더군요. 저도 중학교때까지 “때려잡자 공산당” 포스터를 그리고 표어를 만들었던 세대인데 (평화의 댐 성금까지 냈답니다. 젠장…) 결국 우리는 다 형제 아니겠습니까….





덧글
sabbath 2004/02/22 20:29 # 답글
…걔들은 이 영화를 보고 용공 운운하던데요;;;
프리스티 2004/02/22 21:16 # 답글
조갑제옹이 또 히트치셨죠-_-;음. 이건 재난영화다, 싶었습니다. 쩝.
hansang 2004/02/22 22:13 # 답글
sabbath : 어 그런가요? 이런... 나라 쪼개먹는 놈들 같으니..프리스티 : 말씀 보고 조갑제옹 사이트 들어가봤는데 관련글이 없네요. 어떤 글인지 궁금합니다...
rumic71 2004/02/22 22:52 # 답글
카인과 아벨도 형제였는걸요 뭘. 조갑제옹은 실미도 밀어주기 아니었던가요?
rumic71 2004/02/23 01:36 # 삭제 답글
그러고보니 '무찌르자 공산당' 표어는 많이 들어봤는데 '때려잡자 공산당'은 기억에 없는 듯... 그 당시 유행하던 말들 지금 보면 무지 재미있는 거 많았죠. '반공방첩'은 너무 평범해서 명함도 못 내밀죠.
hansang 2004/02/23 11:33 # 답글
rumic71 : ㅎㅎ "무찌르자"가 맞는거 같네요. "때려잡자"도 어디선가 써먹었던거 같은데... 하여간 전 그 반공포스터 그려 상도 받은 기억이 있어요. 나원 참....
JOSH 2004/02/23 18:59 # 답글
'무찌르자 공산당 때려잡자 김일성' 아니었나 싶네요.
hansang 2004/02/23 18:59 # 답글
JOSH : 맞다... 때려잡을건 김일성이었죠..
leiness 2004/02/24 11:51 # 답글
저도 초등학교때 매년 단골로 반공 포스터 그리던게 생각나는 군요. 덤으로 배달의 기수도.. ^^;
etssyum 2004/02/24 13:26 # 답글
아흑, 전 세 번이나 매표 실패하고 좌절했습니다. 간판 내리기 전에 봐둬야 하는데...장르 영화가 약속과 법칙을 충실히 답습하는 것도 일종의 미덕인데요 뭐. 전쟁영화에서 굳이 그 외의 다른 것을 찾을 필요가 있나요. 딴지일보도 이젠 펜끝이 많이 둔해진 듯...
JOSH 2004/02/24 13:44 # 답글
근데.. 너무 기대하시면.. 너무 실망하실거예요..저도 기대 꽤 하고 갔다가...
낄낄대다가 눈치 좀 받았습니다.
만들고 행동하는 사람들은 잘 해 줬는데
스토리보드나 시나리오가 어설펐다고 해야하나..
모티브도, 에피소드도 참 좋은거 같은데..
너무 평이하게 연결되어 아쉽더군요.
다만, 모든 사람들이 보고 그대로 이해할 수 있도록 하기위해
어쩔 수 없었을 지도 모릅니다.
열심히 작중인물들이 설명 다 해주고
알기쉬운 전개가 필요했을 수도 있는 거니까요.
---
이것과는 다른 얘기로 고증에 관한 문제는
새삼 느낌 바가 있었습니다.
매니악하게 있을거 있도록 갖다 놓는다고
고증이 완성되는 건 아니구나 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hansang 2004/02/24 18:57 # 답글
leiness : 저하고 같은 세대이시군요! 배달의 기수도 물론 기억나죠^^etssyum : 제 생각에는 3개월 후에도 극장에 걸려 있을 거 같아요. 천천히 보셔도 될 것 같네요. 딴지일보는 요새는 전체적인 논지가 있다기 보다는 쓰는 기자의 분위기에 많이 좌우되는 것 같습니다.
JOSH : 고증은 잘 모르겠지만, 흥행할만한 요소는 충분히 다 갖추고 있다고 생각이 드네요.
sabbath 2004/02/24 19:24 # 답글
음? 조갑제? 그게 아니라 한나라당 김용균이 〈태극기 휘날리며〉가 용공·좌경 표현물이라면서 이창동 장관하고 한 판 붙었습니다. :(
rumic71 2004/02/25 01:25 # 답글
저는 <배달의 기수> 극장판이 보고 싶습니다. 당시 기준으로 볼 때 그만큼 뛰어난 영상물은 없었습니다. 내용이나 고증은 제껴놓고 말이죠. (아니 고증도 당시 전쟁영화와 비교하면 오히려 괜찮은 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