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실 미스터리 세계사 - 피터 하우겐 / 문희경 : 별점 3점 Book Review - 역사

왕실 미스터리 세계사 - 6점
피터 하우겐 지음, 문희경 옮김/다산초당(다산북스)

역사 속 왕실의 유명한 죽음과 서건을 현대 의학과 기술로 재조명해본다는 독특한 역사서입니다. 재미있는 역사관련 서적을 많이 출간한 다산초당에서 출간된 책이네요.

일단 목차만 보면 약간 아쉬운 것이 이런저런 서적에서 접해본 내용이 많다는 것이겠죠. 유명한 왕실 속 죽음이 너무 뻔한 탓도 크겠지만 어쨌건 아서왕의 정체, 사악한 리처드 3세와 런던탑에 갇힌 조카들, 프랑스의 철가면 죄수라던가 나폴레옹 독살설, 아나스타샤 공주 이야기는 다른 책이나 매체에서 많이 접한 이야기니까요.

하지만 이 책은 이미 알고 있던 내용이더라도 비교적 최근 정보와 이론을 전해주고 있다는 것이 장점입니다.
예를 들어 철가면이 루이 14세의 아버지나 쌍둥이 형제일 것이다라는 뻔한 내용이 아니라 단지 허례허식과 대접받는 것을 좋아했던 교도소장이 좀 있어보이기 위해서 죄수를 한명 조작했다는 이론인데 꽤 그럴듯 하죠?
나폴레옹의 독살에 대한 이론도 결국 현대 의학으로 위암으로 최종 확인되었다는 것도 새롭게 알게 된 사실이었고요.
아나스타샤 공주 이야기 역시 얼마전까지는 당시 처형현장 근처에서 황제 일가의 유골이 발견되었기 때문에 가짜라고 밝혀진 줄 알았는데 황태자와 대공비(공주) 중 1명의 유골은 발견되지 못한 등 아직도 안나 앤더슨으로 사망한 여인이 진짜인지 가짜인지 밝혀줄 증거가 없는 오리무중 상태라는 것도 상당히 흥미로왔어요.

이 책에서 처음 접한 이야기들도 역시 재미있었습니다. 리처드 3세가 죽인 조카를 자칭한 퍼킨 워벡 이야기라던가 비련의 어린 왕 루이 17세를 자칭한 여러 사기꾼들 이야기같은 사기행각이 먼저 눈에 뜨이네요. 특히나 인디언 혼혈이면서도 루이 17세를 자칭했다는 미국 사기꾼은 정말이지 황당할 뿐이었습니다.
뭐니뭐니해도 가장 인상적이었던 것은 "사랑을 위해서 왕관도 버리고~"라는 노래로 유명한 윈저공과 심슨 부인 이야기였어요. 윈저공이 변태적 성애환자라 심슨 부인이 그의 마음을 사로잡았다라는 이론이 등장하는 등 예상외로 파격적인 내용이 많이 등장하거든요. 윈저공이 나치 지지자였다는 것도 처음 알았네요.
마지막의 다이아나 왕비의 사고에 대한 분석도 현시점에서의 가장 깔끔한 진실을 전해주기에 만족스러웠고요. (결국 음주운전에 의한 사고라는 이야기)

그런데 딱 한 사건, 즉 오스트리아 황태자였던 루돌프 요제프가 17세의 아름다운 나체의 소녀와 함께 시체로 발견된 마이어링 사건에 대한 이야기는 옥의 티였다 생각됩니다. 다양한 이론, 그 중에서도 프러시아 암살자가 죽였다라는 이론은 재미있지만 결국 수수께끼를 밝혀내지는 못한채 "만약 그가 살았더라면 어떻게 되었을까?" 식으로 이야기가 흘러가버리니까요. 사건의 핵심인 "밀실"에 대한 수수께끼가 밝혀지지 않은, 역사 속 드물게 보이는 밀실 트릭인데 이렇게 흥미로운 사건이 아직 해명되지 않았다니 안타까울 뿐입니다. 오스트리아가 아니라 영국에서 벌어진 사건이었더라면 셜록 홈즈가 사건을 해결해 주었을텐데 말이죠.^^

어쨌건 이렇게 흥미로운 이야기들이 상세한 자료조사와 다양한 도판들과 함께 쉽고 재미있게 표현되어 있기에 별점은 3점입니다. '세계의 미스터리' 같은 류의 이야기에 관심이 많으시다면 한번 꼭 읽어보시기를 권해드립니다.


덧글

  • 이준님 2010/06/05 22:24 #

    1. 철가면 문제는 왕실에 대해 좋은 감정이 없는 볼테르가 확산시킨게 좀 있지요. 물론 달타냥 연대기(대하 소설의 양으로 전체 시리즈는 전쟁과 평화보다 깁니다.)의 마지막 부분에서 "쌍동이 설"을 유포한 뒤마의 책임이라면 책임도 있습니다. 여기에 현대에 일부 음모가들이 성당 기사단이나 프리메이슨 이야기까지 넣어서 더 길게 된것도 있지요.

    2. 나폴레옹의 사인은 당대에도 이미 위암 이야기가 나왔습니다.(나폴레옹의 가족 병력이었구요.) 70년대말의 독살내지는 비소설이 커진게 문제였지만요.

    3. 마크 트웨인 연간에도 루이 17세 사칭 사기꾼이 나름 시끄러웠죠. 그래서 허클배리핀의 모험에 보면 떠돌이 허크가 만나는 "자칭 루이 17세"도 나옵니다.

    4. 심프슨 부인이 전 남편이랑 중국에 있을때 중국에서 배운 신비한 방중술로..라는 이야기는 당대에도 나름 퍼진 이야기이기도 했습니다. 그 신빙성은 증명할 단계는 아닙니다만 그가 공공연한 나치 신봉자였다는 건 당대에도 유명했지요. 공식 석상에서도 나치에 대한 지지를 서슴치 않았으니까요. (아이러니컬한건 윈저공 퇴위때 정치 생명을 걸고 그걸 반대했던 사람이 반나치주의자였던 윈스턴 처칠이었다는 겁니다.) 한때 독일정부에서는 영국을 점령한후에 윈저공을 복위시켜서 괴뢰정부를 구상한적도 있었고. 영국에서는 최소 두개의 국왕이 나오는 사태를 막기 위해서 윈저공을 중립국 스페인에서 바로 빼왔습니다.

    영국 왕실 요원들이 전쟁중 이런 저런 일로 장교등으로 활약 할때 윈저공은 반 유배의 일환으로 바하마로 발령났지요. 전쟁이 끝난 뒤에나 올수 있었습니다.
  • hansang 2010/06/05 22:48 #

    1. 뭐 뒤마 이야기는 완전한 허구의 영역이니까 그러려니 해야죠.
    2. 이 책에 따르면 공식적인 사인으로 발표된 것이 위암이라고 합니다.
    3. 이 책에서도 언급되죠.
    4. 심프슨 부인 이야기는 처음이라 무척 신선했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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