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1초 살인 사건 - 온다 리쿠 / 권영주 : 별점 2점 Book Review - 기타 쟝르문학

1001초 살인 사건 - 4점
온다 리쿠 지음, 권영주 옮김/까멜레옹(비룡소)

총 14편의 작품이 실려있는 온다 리쿠의 단편소설집입니다. 온다 리쿠는 최근 가장 '핫'한 작가 중 한명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저는 몇권 읽지는 않았지만 이상하게 취향이 아니더라고요. 그래도 단편소설집이고 추리소설이 포함되어 있다기에 속는셈 치고 읽어보게 되었네요.

12편의 단편들이 각각 추리 - SF - 환상소설 - 패러디 - 호러 - 순문학에다가 어른들을 위한 동화에 호시 신이찌류의 쇼트쇼트 작품까지 포함되어 있는 등 풍부한 구성은 분명 매력적입니다. 그러나 <도서실의 바다>와 비슷하게 작품의 편차가 크다는 단점이 너무 두드러져서 외려 한 장르에 집중한 것 보다 못한 결과를 낳은 것 같습니다.

또한 몇몇 작품에서는 욕심이 지나친 듯 특유의 스타일을 각각의 장르에 무리하게 도입한 티가 많이 나더군요. 예를 들자면 <심야의 식욕>은 어두운 복도 구석방에서의 식육? 이미지를 구체화한 전형적인 뻔한 호러물인데 특유의 뭔가 있어보이는 애매모호한 묘사로 분위기만 한껏 잡아놓았을 뿐 결론이 없어서 읽고나니 힘이 다 빠질 정도였어요. 표제작인 <1001초 살인사건>은 제목부터가 무의미한, 별다른 기발함이나 작가 특유의 정교한 이미지도 없는 되는대로 써내려간 어이없는 작품이었고 말이죠.

그리고 이야기의 맥락은 둘째치고서라도 무슨 이야기를 하는지조차 감이 잘 오지 않는, 그냥 화자가 품고있는 짧은 이미지만 전달하거나 자신의 생각을 일방적으로 털어놓는다는 식의 작품들도 실려있다는 것 역시 감점 요소였습니다.

그나마 <수정의 밤, 비취의 아침><그대와 밤과 음악과> 라는 두 작품이 정통 추리적인 맛이 잘 살아있었고 추리소설은 아니지만 작가와 작품에 대해, 그리고 친구에 대해 생각하게 만드는 <낙원에서 쫓겨나>도 괜찮은 작품이어서 점수를 받을만 합니다.
<수정의 밤, 비취의 아침>은 작가의 다른 장편의 외전격인데 구태여 본편과 연결되지 않더라도 자체적으로 즐길 수 있는 완성된 이야기라는 것도 마음에 들었고요. (원래는 당연한건데 이 작가 외전에서는 고마와해야 될 일이더라고요)

하지만 두세작품으로 전체 별점을 끌어올리기는 역부족이죠. 그동안 제가 온다 리쿠라는 작가에 대해 안 좋게 가지고 있는 스타일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기에 좋은 점수를 주기는 어렵네요. 물론 이런 분위기 좋아하는 분들도 계시겠지만... 제 별점은 2점입니다.

<수정의 밤, 비취의 아침>
장편 <보리의 바다에 가라앉는 열매> 외전격인 작품입니다. 감옥같은 학교의 사연많은 학생들이라는 무대에서 '웃음물총새에게는 말하지마'라는 동요에 맞춘 사고가 이어지다가 주인공 요한이 마지막 사고로 죽을뻔 한 뒤 결국 진상을 밝혀낸다는 이야기입니다.
일상계로 보기에는 사건이 강력사건이고 결말도 사람이 죽어나가는 패턴이라 적합치는 않지만 추리의 과정 자체는 일상계스러운 맛이 있는 독특한 작품이었어요. 특히나 '웃음물총새'라는 장난이 이유가 있는 것이었다는 복선이 괜찮더군요. 평작 수준은 되는 작품이라 생각되기에 별점은 2.5점입니다.

<그대와 밤과 음악과>
음악방송을 진행하는 두명의 남녀 DJ의 방송 속 대화로 진행되는 것이 독특한 재미를 가져다주는 작품입니다. 방송국 현관에 정체를 알 수 없는 물건이 놓여있는 기현상을 청취자들에게 해석해달라고 요청한 뒤 벌어지는 사건을 다루고 있죠.
방송에서 틀어줬던 노래가 놓여있던 물건과 관계가 있고, 그 노래는 살인사건의 피해자와 연관이 있다라는 연쇄과정은 재미있었습니다. 앞뒤 여러가지 복선과 단서가 잘 맞아 떨어지기 때문에 전개도 합리적이고요.

그러나 왜 이렇게 복잡한 작전을 펼쳐 범인을 옭아매려 했는지는 제대로 설명되지 않아서 아쉽더군요. 자백을 이끌어내려는 의도였다면 너무 불확실한 시도였기에 설득력이 떨어지고 어차피 '트위드 재킷'이라는 증거를 알고 있었는데 말이죠. 게다가 마지막 유령소동은 유치하고 진부하기까지 했습니다!

그래도 재미 하나만큼은 확실하기에 별점은 3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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