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루토 1~8 - 데즈카 오사무 / 우라사와 나오키 : 별점 3점 Comic Review - 추리 or 호러

플루토 Pluto 8 - 6점
테츠카 오사무 지음, 우라사와 나오키 그림/서울문화사(만화)

데즈카 오사무의 <지상 최강의 로보트>를 원전으로 하여 우라사와 나오키가 SF 추리 스릴러로 새롭게 만들어낸 작품입니다. 완결된지는 꽤 되었는데 마지막권 구입이 늦어 이제서야 완독하게 되었네요. 워낙에 제가 원작의 팬이기도 해서 관심이 가던 기획이었습니다.

발상의 전환이랄까요? 아톰을 주인공으로 하는 대신 세계 제일의 로봇 수사관 게지히트를 주인공으로 하는 사회파 수사물스러운 분위기는 정말 마음에 들었습니다. 수사의 과정도 합리적이며 게지히트 본인에게 있었던 과거의 아픈 경험이 현재의 사건들과 겹쳐지며 벌어지는 ’한없이 인간에 가까운 로봇의 고뇌’를 잘 표현하고 있기 때문이죠. 마지막 흑막의 정체가 밝혀지는 반전 역시 원작팬도 납득할만한 최고의 반전이었다 생각되고요.

그러나 원전인 <지상 최강의 로보트> 줄거리를 축으로 한 플루토와 로보트들간의 격투, 그리고 이러한 음모의 이유가 밝혀지는 아톰이 주인공인 후반부는 좀 별로였습니다. 로봇들간의 격투는 SF스릴러에 가까운 작품의 성격상 어쩔 수 없었겠지만 특색있는 로봇들의 액션이 핵심인 원작에 비해 너무 심심한 액션이 아니었나 싶었고 후반부에 밝혀지는 이러한 음모의 이유도 납득하기 어려웠어요. ‘보라’가 거의 인류를 멸망시킬 수 있는데 구태여 플루토에게 먼저 복수를 시킨 이유라던가 갑작스러운 플루토의 변심(?) 등이 별로 설득력있게 표현되어 있지 않았거든요. 보다 단순할 수 있었던 이야기를 불필요하고 복잡하게 꼬아놓고 애매하게 넘어가는 부분들도 약간 거슬렸고요. 그리고 '이라크전'을 풍자하는 듯한 설정은 너무 노골적이라서 작품에 잘 녹아있다고 보기는 어려웠습니다.

그래도 SF 하드보일드 스릴러로 본다면 게지히트가 주인공인 부분은 최상급의 재미를 선사해주는 것은 확실합니다. 제가 이 작품을 '추리물'로 분류하는 이유이기도 하죠. 또한 작중에 등장하는 '거액을 받고 불가능한 수술을 실현하는 일본인 무허가 천재 외과의사'를 비롯해서 텐마박사, 오챠노미즈박사, 반 슌사쿠 등 많은 데즈카 오사무 캐릭터를 만나는 즐거움도 큽니다. 한없이 인간에 가까운 로보트의 감정이라는 어려운 테마를 자기만의 방식으로 표현한 것도 좋았고요. 별점은 3점입니다.


덧글

  • gnuland 2010/09/07 10:18 #

    아주 꼭집어 리뷰를 해주셨네요.
    여러모로 빼어난 구석이 있는 작품이긴 합니다만, 맥거핀 투성이라 김이 새기도 하고 거슬리는 부분도 많더군요.
    특히 로봇들의 감성에만 치우칠 뿐, 그들만의 독특한(화려한?) 볼거리를 생략해버린 점은 그것이 작가의 의도라 할 지라도 아쉬울 따름입니다.
  • hansang 2010/09/07 10:47 #

    SF 하드보일드 사회파 추리물로만 그려냈더라면 좋았을것을 진행하면서 결국 원작의 무게에 눌린 듯 싶었습니다.
  • blue 2010/09/07 11:35 #

    제 경우는 우라사와 나오키의 전작 '몬스터'도 초반에 던진 떡밥에 비해 후반이 기대에 못 미친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물론 두 작품 다 좋은 작품이지요. 허나 사람 기대라는게..:)
  • hansang 2010/09/07 14:42 #

    <20세기 소년>도 초반에 비하면 후반이 좀 별로였죠. 이 작품역시 좋은 작품이지만 아쉬움도 좀 느껴졌습니다.
  • 잠본이 2010/09/07 21:44 #

    게지히트가 (검열삭제)하고 원작 비스무리하게 나가는 데서부터 좀 삐걱거리더군요.
    그냥 끝까지 오리지널로 밀고 나가지 뭐하러 거기서 아톰을 도로 (검열삭제)
  • hansang 2010/09/08 09:16 #

    그러게요. 게지히트 파트는 아주 좋았는데 말이죠.
  • DJHAN 2010/09/07 23:34 #

    원작 에피소드의 본질이 배틀물이란 걸 놓친 시점에서 에러.
  • hansang 2010/09/08 09:17 #

    초장의 사회파 추리물로의 각색은 괜찮았지.
  • LINK 2010/09/08 04:41 #

    저에게는 그래도 원작이 진리^^;;;
    이라크전 떡밥은. 연재 시작할 때 기준으로는 완전 잘 먹히는 거였는데, 후반부 연재할 때쯤 되어서는 완전 쉰 떡밥처럼 되어버려서......

    그러고 보니 신작은 왜 발매가 안되고 있는걸까요? 빌리 배트인지 뭔지...
  • hansang 2010/09/08 09:17 #

    저도 단순비교하자면 취향은 원작쪽이었습니다.^^
    빌리배트는 저도 보고 싶은데 어디선가 들은 정보로는 곧 정발될 것 같기도 하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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