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험한 호기심 - 알렉스 보즈 / 김명주 : 별점 4점 Book Review - 기타

위험한 호기심 - 8점
알렉스 보즈 지음, 김명주 옮김/한겨레출판

그동안 있어왔던 여러가지 심리 실험들 중 재미있고 의미있는 것들만 짤막하게 요약, 정리해서 담아놓은 책입니다. 심리실험을 다루었다는 점에서는 <스키너의 심리상자 열기> 와 비슷한 성격인데 실험의 의미나 후일담까지 자세하게 정리한다기 보다는 되도록 많은 양을 실어놓았다는 것, 그리고 진지한 실험들이외에 가쉽거리와 같은 실험들도 모아놓았다는 것, 마지막으로 되도록 짧고 재미나게 요약해 놓았다는 차이점이 있습니다.

한마디로 이 책은 제목그대로 '호기심'을 충족시키기 위한 목적에 충실하다고 할 수 있죠. 물론 이게 단점은 아닙니다. 충분히 재미있었으며 의외로 유익한 내용도 많이 실려 있기 때문에 아주 만족스러웠어요.
오히려 단점이라면 너무나 유명한 '스키너의 상자'라던가 홀로코스트의 이유를 탐구한 '충격적인 복종실험', 영화 <익스페리먼트>의 원형이기도 한 '스탠포드 교도소 실험', 키티 제노비스 살인사건에 착안한 '구경만 하는 구경꾼' 등 익히 알고 있던 실험들이 다수 포함되어 있다는 점입니다. '재미있고 인상적인 실험'을 망라하고자 한 이 책의 특성 상 어쩔 수 없는 부분이겠지만 약간 아쉽긴 하더라고요.

깊이는 없지만 재미는 있기에 어쨌건 별점은 4점입니다. 이런 류의 심리학 실험에 대해 호기심을 가지고 계신 분들이라면 꼭 한번 읽어보시기를 권해드립니다.

실려있는 실험들 중 개인적으로 인상적이었던 것 몇개를 소개하며 글을 마칩니다.

<페스팅거의 실험>
지구 종말을 예언한 도로시 마틴과 그의 추종자들 집단에 잠입하여 그 예언이 실패로 끝났을 때의 상황을 목격하고 기록한 실험.
사이비 종교를 통해 집단의 믿음에 대해 탐구한 것으로 당연하겠지만 믿음은 끈질긴 것이며 믿음은 오류를 먹고 더욱 더 강해진다는 씁쓸한 결론이 내려집니다. 우리나라를 한때 강타했었던 다미선교회의 휴거사건이 떠오르더군요.

<지상 최후의 생존자는?>
핵전쟁 후 바퀴벌레만 살아남을 것이라는 SF적 주장을 바퀴벌레에게 방사능을 쬐는 실험으로 뒤집음. 바퀴벌레는 생각만큼 오래 못 산다고 하네요. 벌의 한 종류인 기생봉이 제일 방사능에 강하다고 합니다.

<와인 / 콜라 시음 맛 대결>
와인이던 콜라건 맛보는 사람이 이미 '시각'에 의해 지배된다면 뇌는 혀로 느끼는 정보보다 시각 자료를 더 신뢰한다고 합니다.
와인의 경우 병을 먼저 보여주면 아무리 전문가라도 화이트와인에 색소를 탄 와인을 전형적인 레드와인으로 착각했다고 하며 콜라는 순수한 블라인드 테스트를 했을때 펩시와 코크의 맛을 구분하는 것은 불가능했다고 합니다. '맛' 이라는 것은 확실히 혀보다는 광고나 시각에 의해 지배되는 경향이 강하다는 것이죠.
콜라 브랜드들의 엄청난 광고집행이 이해가 되네요.

<모짜르트 이펙트>
음악이 성인의 시공간 능력을 일시적으로 향상시킨다고 해도 아이들에게 지능이나 학습 성취도 등이 향상된다고 보기는 어렵답니다. 즉 모짜르트 음악을 이용한 아동 교육용 사업은 다 가짜라는 이야기죠.

<코끼리 기억 실험>
'코끼리는 절대 잊지 않는다'는 서양 속설을 증명하기 위한 실험. 특정 무늬를 고를 경우 먹이를 주는 행동을 반복 시키고 1년 뒤에 똑같은 실험을 시켰더니 67%의 정답률을 보였다는 실험입니다. 기억력이 좋긴 좋네요.

<기억 전이>
뇌를 먹어 기억을 옮길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하려는 실험. 성공적으로 끝나지는 못했지만 잠깐의 화제는 불러 온 듯 싶더군요. 실험 자체의 재미보다는 <유니버셜 횡메르카토르 지도의 독백> 이라는 단편집의 에피소드 하나가 떠올랐습니다.

<수면 학습 효과>
결론만 이야기하자면 '효과가 없다' 라는 것인데 사람마다 다른 것 같기도 합니다. 개구리에게 '긍정적인 마인드'를 심어주는 메시지를 들려주었더니 개구리 점프 대회에서 늘 우승을 했다는 실험 결과도 있고 말이죠. 저도 자기전에 영어회화 파일이라도 재생시켜 봐야겠습니다.

<검은 가방 사나이>
어느날 갑자기 나타는 복면의 사나이에 대한 실험결과입니다. 개인이 익명의 존재가 된다면 반사회적인 행동 등을 하는데 꺼리낌이 없어진다고 하며 반대로 주변 사람들도 그 익명의 존재에 대해 폭력을 행사하기도 쉬워진다고 합니다. 그런데 주변 사람들이 그 익명의 존재를 받아들일 경우 굉장히 친밀감도 느끼게 된다는군요. 다른건 몰라도 이 내용만 보면 '슈퍼히어로'로 살아가는건 정말 힘든 노릇인것 같습니다...

<물에 빠진 주인을 구하라>
'명견 래시'에서 착안한 실험으로 주인이 위험에 처한 상황을 만들고 개의 반응을 살펴보는 실험이었습니다. 결론은 멍멍이는 주인의 생명을 구해줄리가 없다는군요. 당연한건가?

<타인의 물건>
CSI 등에 흔희 등장하는, 성폭력 피해자들의 몸에서 타인의 음모를 찾는 것이 얼마나 효과적인지를 알아보기 위해 과학수사국 직원들이 행한 실험입니다. 각자 배우자와 성교 후 음모를 수거해서 결과를 살펴본 것이죠. 그런데 타인의 음모가 발견된 경우는 17.3%에 지나지 않았으며 그나마도 남성에게서 여성으로 전달되는 것 보다 그 반대의 경우가 두배 더 많았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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