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러스트레이티드 맨 - 레이 브래드버리 / 장성주 : 별점 3점 Book Review - 기타 쟝르문학

일러스트레이티드 맨 - 6점
레이 브래드버리 지음, 장성주 옮김/황금가지

장르문학계의 거성인 레이 브래드버리의 SF 환상문학 단편선. 언급되었다면 걸작임이 분명한 SF 패러디 개그물 <SF 대장>에도 당당히 실려있는 작품으로 사실 개개의 단편은 별 상관없는 작품군인데 이야기 하나하나가 "일러스트레이티드 맨 (문신을 새긴 사나이)"의 살아 숨쉬는 문신들 중 하나라는 설정입니다. 책 뒤의 해설을 보니 장편으로 출간하기 위한 일종의 꼼수로 보이더군요.

어쨌건 전설적인 장르문학의 명인의 단편집이기에 각잡고 본 작품인데 전체적인 느낌은 뭐 그냥 그렇다? 정도였습니다.
리처드 매드슨의 작품들을 읽을 때하고 비슷한데 아무래도 지금 읽기에는 너무 오래된 작품들이기 때문이겠죠. 동서냉전과 인종차별, 매카시즘이 당연하게 받아들여졌던 1951년 당시로서는 유효했었을 여러 설정들은 시대착오적인 것에 불과할 뿐이니까요. 세련되고 현란한 문체나 심오한 대사로 아이디어를 포장하는 젤라즈니같은 작가라면 시대를 조금 덜 탈 수도 있겠지만 단편의 제왕다운 직구 승부로 일관하는 문체도 이러한 느낌을 더욱 강하게 만듭니다.
또 종교적인 설정을 SF에 녹인 것은 참신하기는 하나 저같은 무신론자에게 다가가기에는 무리가 많은 내용이었어요. 화성의 불덩어리들이 영혼을 가지고 있건 없건 그게 무슨 상관이람?

그래도 18편이나 되는 작품이 실려있는 만큼 명성에 값하는 독특하고 인상적인 작품도 많기는 합니다.
상상력을 현실로 만들어주는 아이들 놀이방을 소재로 하여 독특한 반전을 보여주는 <대초원에 놀러 오세요>는 지금 읽어도 독특한 맛이 느껴집니다. 끝없이 비가 내리는 금성을 무대로 한 일종의 재난 모험물인 <기나긴 비>도 이색적인 SF였고요. 너무나도 평온한 세상의 마지막 밤을 다룬 <세상의 마지막 밤>은 분명한 걸작이죠. 그리고 환상특급 느낌이 물씬 나는 <마리오네트 주식회사>는 <스텝포드 와이프>의 원형처럼 보여지는 등 시대를 앞선 아이디어가 빛나고요.
무엇보다도 개인적으로는 우주공간에서 벌어진 사고로 우주비행사들 각자가 끝없이 추락하는 순간의 대화와 사색을 담은 <만화경처럼>을 아주 높이 평가하고 싶어요. 시한부인생을 다룬 이야기이자 심리드라마이기도 하면서 분명한 SF라는 복잡한 장르물이면서도 분량은 달랑 12페이지에 불과하니 이거야말로 단편의 제왕다운 솜씨를 보여준 멋진 결과물이라 생각되거든요. 이 모든 이야기를 하나로 묶는 문신을 새긴 사나이의 이야기도 나름의 반전과 함께 마무리 되고 있어서 마음에 들었습니다.

그래서 아주 나쁜 점수를 주기는 어렵기에 결론적으로 별점은 3점입니다. 지금 읽기에는 유통기한이 지난 듯 하지만 60여년 전 이 작품을 처음 접하고 충격을 받았을 당시 독자들이 부러울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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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 잠본이 2011/09/14 22:20 #

    화성의 불덩이들은 그 자체보다는 그놈들에게 선교하러 갔다가 오히려 자기들이 감화되어 돌아오는 선교사들 보는 재미로 읽는거죠(...특히나 처음엔 미친짓 그만하라고 툴툴거리다가 마지막엔 열렬한 유리공 신도가 되어버리신 스톤신부...으허허 OTL)
  • hansang 2011/09/15 09:58 #

    ㅎㅎ 신부님들의 캐릭터도 그닥 입체적이지 못했지만 말씀하신 장면은 인상적이기는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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