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일은 결국 벌어진다 (상) - 스티븐 킹 / 조영학 : 별점 2.5점 Book Review - 추리 or 호러

모든 일은 결국 벌어진다 - 상 - 6점
스티븐 킹 지음, 조영학 옮김/황금가지

모든 일은 결국 벌어진다 (하) - 스티븐 킹 / 조영학 : 별점 2.5점

먼저 읽었던 하권에 이은 상권. 목차는 아래와 같습니다.
제4호 부검실
검은 정장의 악마
당신이 사랑하는 모든 것이 사라질 것이다
잭 해밀턴의 죽음
죽음의 방
엘루리아의 어린 수녀들
모든 일은 결국 벌어진다

그다지 무섭지 않으며 강한 심리 묘사가 중심이라는 특징은 하권과 동일합니다. 그래도 교훈적인 주제는 하권만큼 많지는 않더군요. 조금 더 재미에 치중한 작품들이었습니다. 별점은 2.5점. 개인적인 베스트는 <당신이 사랑하는 모든 것이 사라질 것이다>입니다.


<제 4호 부검실>
의식이 있지만 몸 전체가 마비된 주인공이 부검실에서 부검을 기다리는 신세가 된 것을 깨닫는다는 스릴러. 그에게 닥칠 부검이 언제 시작될 것인지에 대한 긴장감이 부검실 의사들의 유머러스한 대화와 맞물린다는 점에서 블랙코미디같은 느낌도 큽니다. 결말이 예상대로이긴 하나 코미디로 보면 괜찮은 듯. 별점은 2.5점입니다.

<검은 정장의 악마>
한 노인이 20세기 초엽, 자신이 아홉살 때 만났던 악마에 대해 털어놓는다는 내용. 너새니얼 호손의 <영 굿맨 브라운>에 대한 개인적 헌사이며 킹 본인은 별볼일 없는 결과물로 생각했지만 반응도 좋았고 상도 탔다라고 소개하고 있는데 개인적으로 킹 의견에 동의합니다. 별볼일 없었어요. 호손 시대에 쓰여진듯한 오래된 감수성이 확실히 느껴지기도 했을 뿐더러 별로 무섭지도 않았거든요.
게다가 전개에도 문제가 많습니다. 악마가 왜 어머니의 죽음에 대해 거짓말을 했는지 알 수가 없고 제대로 추격하지 않은 이유도 명쾌하지 못한 등 떡밥만 가득할 뿐이라서 말이죠. 중후반부 악마와의 추격전 하나만큼은 긴장감이 넘치지지만 단점이 워낙 명확하기 때문에 별점은 2점입니다.

<당신이 사랑하는 모든 것이 사라질 것이다>
한 세일즈맨이 자살을 하려다 평생 모은 화장실 낙서에 대한 노트의 처리를 놓고 고민한다는 드라마. 탁월한 심리묘사에 화장실 낙서라는 이질적인 소재를 잘 어우른 걸작 소품. 길이도 적당할 뿐더러 삽입된 낙서들이 참 적절하더군요. 그리고 열린 결말이 정말 잘 어울렸습니다. 별점은 3.5점입니다.

<잭 해밀턴의 죽음>
딜린저 갱단의 일원이었던 잭 해밀턴의 죽음을 딜린저의 오른팔 호머 반미터가 회고하는 안티 히어로 물이자 신화이자 팩션. 실제로 있었음직한 생생함이 압도적입니다. 딜린저에 대해 모르면 즐기기 어렵다는 단점은 있지만... 저는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창작 동기가 킹이 호머 반미터가 파리에 올가미를 던지는 기술을 가지고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된 것이라고 하는데 단지 그 정도의 소스로 이렇게나 그럴듯하게 이야기를 꾸며내다니, 역시 이야기꾼으로서의 재능 하나만큼은 타의추종을 불허하는구나 싶더군요. 별점은 3점입니다.

<죽음의 방>
남미 한 국가 고문실에 잡혀온 미국기자 플레쳐의 탈출을 그린 모험물. 그야말로 손에 땀을 쥐게 만드는 전개가 일품인, 서스펜스 하나만큼은 최고로 치고 싶은 작품입니다. 금연한 사람에게 담배를 피고 싶게끔 만드는 효과도 있는데 흡연 장려 소설이라고도 할 수 있겠네요.
지나치게 낙관적인 결말은 그닥이나 흥미진진한 것은 확실하기에 별점은 2.5점입니다.

<엘루리아의 어린 수녀들>
<다크 타워> 시리즈의 번외편 단편이라고 합니다. 원전을 읽지 않아 세계관을 완벽하게 이해할 수는 없었지만 느낌은 <북두의 권> + <트라이건> 정도 되려나요? 이 작품집에서 가장 긴, 중편에 가까운 길이를 자랑합니다.
일단 수녀들의 정체, 녹색 괴물들과 끔찍한 벌레들이 등장하는 등 호러 판타지로서의 묘사와 설정은 좋습니다. 그러나 포로가 된 히어로와 그를 돕는 비련의 히로인 그리고 둘에게 닥친 비극적 결말이라는 전형적인 이야기 구조에서 조금도 더 나아간 것이 없어서 아쉽습니다. 이래서야 인어공주의 다크버젼일 뿐이죠. 물거품이 아니라 벌레가 되었을 뿐.
때문에 제게는 알맹이가 별로 없는 흔해빠진 호러 판타지였을 뿐입니다. 젤라즈니가 왜 대단한지 다시금 느끼게 해 주네요. 별점은 1.5점입니다.

<모든 일은 결국 벌어진다>
사람을 자살로 유도하는 초능력을 가진 딩크가 정체를 알 수 없는 기관에 고용되어 안락한 삶을 누리지만 자신이 살인에 이용되었음을 깨닫고 탈출을 결심한다는 이야기.
설정도 흥미진진하고 이야기도 재미있기는 한데 영화로 따지면 기본 설정과 주인공 소개 후 막 본격적인 이야기가 시작되려 할 때 끝나는 느낌이에요. 기-승 까지만 있다는 느낌? 그래서 완성도는 높이 쳐주기 어렵네요. 뒷부분을 따로 본다면 모를까.
덧붙이자면 작가 스스로 밝힌, 창작 동기인 잔돈을 버리는 청년에 대한 설명도 그닥 잘 되어 있지 않더군요. 별점은 2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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