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쳐 지나간 거리 - 시미즈 다쓰오 / 정태원 : 별점 2.5점 Book Review - 추리 or 호러

스쳐 지나간 거리 - 6점
시미즈 다쓰오 지음, 정태원 옮김/중앙books(중앙북스)

하타노 가즈로는 12년 전 근무하던 사립 고교에서 제자와의 애정행각이 들통나 학교를 그만두고 고향에서 학원 강사를 하고 있던 중 학원 제자의 한명인 유카리가 연락 두절이 된 것을 알고 그녀를 찾기 위해 상경한다. 몇가지 조사를 통해 그녀를 둘러싼 모종의 범죄를 눈치채고 사건에 접근해 가면서 전 직장인 사립 학교 내 비리와 이사장 사망 사건 등이 연관되어 있다는 것을 알게 되는데....

시미즈 다쓰오의 작품으로 92년도 "이 미스터리가 굉장해! (고노미스)" 1위 작품입니다. 고 정태원 선생님이 번역한 작품인데 뒤늦게 읽게 되었네요.

이 작품의 가장 큰 장점은 흡입력! 일단 읽기 시작하면 손에서 떼기 힘들 정도에요. 1. 연락이 두절된 제자를 찾는다 -> 2. 제자가 급박하게 떠난 듯 하다 -> 3. 정체 불명의 남자들에게 제자 관련하여 위협을 받는다 -> 4. 전 직장이었던 학교를 둘러싼 음모에 대해 알게 된다 -> 5. 제자와 불륜관계였던 전 학교 직원 쓰노다와 그가 관련된 협박 사건을 알게된다... 라는 식의 에스컬레이트 전개인데 설득력 있으면서도 흥미진진하게 풀어나가서 정말이지 숨돌릴 틈 없이 끝까지 달려주는 맛이 아주 일품이거든요. 흡사 알레스테어 맥클린의 전성기 모험물이 연상될 정도로요. 읽는 재미만으로 따지면 특 A급 오락물이라 할 수 있어요.

물론 일개 학원 강사가 경찰의 힘을 빌리지 않고 제자의 실종에 집착하며 사건을 해결하려 노력하는 이유가 명쾌하게 설명되지 않는 점, 12년 전 하타노가 연류되었던 제자와의 애정행각을 둘러싼 그 때의 주요 인물들이 다시 현재의 사건에서 모두 조우하는 기막힌 우연 등 이야기를 만들기 위한 작위적인 요소가 많다는 것은 분명 감점요인이기는 합니다. 탐정역인 하타노의 수사가 일사천리로 진행되는 부분은 빠른 전개에는 도움을 주지만 설득력이 높다고 보기는 어려웠고요.
그리고 홍보문구와는 분위기가 많이 달라서 정통 하드보일드를 기대한 독자에게는 실망을 가져다 줄 수 있다는 것도 문제이긴 해요. 사랑에 살고 사랑에 죽는 순정남이자 전형적인 열혈교사 캐릭터인 하타노부터가 별로 하드보일드스럽지 않을 뿐더러 정교한 구성이나 어두운 범죄, 심리묘사가 두드러지는 하드보일드, 혹은 느와르스러운 작품은 절대 아닙니다. 외려 큰 돈을 둘러싼 범죄에서 빚어진 액션을 강조하는 활극이죠. 구태여 예를 들자면 죤 맥클레인의 <다이하드>에 가까운 작품이에요. 그러고보니 헤어진 전처와 마지막에 잘 된다는 해피엔딩 결말마저도 똑같네요.

약간의 단점은 있으나 한마디로 잘 짜여진 1급 오락물, 전형적인 헐리우드 서스펜스 스릴러입니다. 추리물이라고 보기 힘든 구석이 많기에 "이 미스터리가 굉장해!" 1위를 차지할만한 작품으로 보이지는 않지만 즐길거리가 많은 것은 분명해요. 별점은 2.5점입니다. 킬링타임용 읽을거리를 찾는 분들께 추천드립니다.

아울러 다시한번 고 정태원 선생님의 명복을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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