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과 선 - 마쓰모토 세이초 / 김경남 : 별점 4.5점 Book Review - 추리 or 호러

점과 선 - 10점
마쓰모토 세이초 지음, 김경남 옮김/모비딕

아카사카의 요정 '고유키'에서 일하는 두 명의 종업원은 단골손님인 기계 공구상 야스다 다쓰오를 바래다주러 도쿄 역 13번 플랫폼에 섰다. 그곳에서는 15번 플랫폼이 보였는데 동료 종업원인 오토키가 낯선 남자와 함께 하카타행 침대 특급 '아사카제'에 오르는 중이었다. 남자는 부정부패 사건으로 이름이 거론된 ОО성省의 과장대리 사야마 겐이치였다.

6일 뒤, 오토키와 중앙 관청의 과장대리 사야마 겐이치의 사체가 후쿠오카 가시이 해안에서 발견된다. 둘은 청산가리가 들어간 주스를 마시고 동반 자살을 한 것으로 보였다. 그러나 후쿠오카 경찰서의 베테랑 형사 도리카이 준타로는 사야마가 소지하고 있던 열차 식당의 영수증이 1인으로 되어 있는 것에 의문을 가진다. 동반 자살을 하러 가는 남자가 여자를 두고 혼자서 식당에 갈 수 있을까... (줄거리는 책 소개에서 인용)

<하기 리뷰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마쓰모토 세이초의 첫 장편. 발표 당시 대히트하여 사회파 추리소설의 시대를 알린 작품이기도 하죠. 한 이십여년전에 해적판 번역본으로 접해보았었는데 이번에 모비딕과 북스피어의 세이초 월드 시리즈로 정식 출간되었기에 읽어보게 되었습니다.

사실 내용은 별로 대단한 것은 없습니다. 미하라 형사가 야스다의 알리바이를 깨기 위해 벌이는 사투가 이야기의 거의 전부죠.
그러나 단순하지만 뛰어난 트릭과 더불어 수사과정에서의 긴장감, 현실감을 잘 살리고 있는 그야말로 고전 명작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초반 도쿄에서 거의 존재할 수 없는 4분의 공백을 이용하여 사야마와 오토키의 관계에 대한 목격 증언을 만드는 공작은 패러디가 나올 정도로 유명한 트릭이고 규슈와 홋카이도를 오가는 큰 스케일의 알리바이 트릭과 그것을 밝혀내는 수사과정 역시도 지금 읽어도 굉장히 흥미진진하거든요.
무엇보다도 마지막에 밝혀지는 놀라운 진상이 정말 압권이에요. 사야마와 오토키의 정사가 아니라 둘을 각각 살해하여 한 장소에 두었다는 것으로 제목 그대로 떨어져 있는 두개의 점이었는데 잘못된 선을 그어서 둘을 묶었다는, 그야말로 상식의 맹점을 찌르는 멋진 트릭이기 때문입니다.
아울러 이전 해적판에서는 느끼지 못했던 사회파적인 요소와 씁쓸한 후일담까지도 - 관청의 비리로 촉발된 사건이라는 것, 결국 야스다 자살 후 비리에 연루된 부장은 되려 잘 나가게 되었다는 것 - 아주 인상적이었고 말이죠.
200여 페이지라는 부담없는 분량도 좋고 알리바이 트릭을 파악하기 위한 표들도 자세하게 설명되며 적절하게 삽입된 일러스트들도 마음에 들었습니다.

약간의 단점이라면 야스다의 동기라던가 진짜 범인, 흑막이라 할 수 있는 야스다 료코의 캐릭터가 거의 드러나지 않는 등 사건 외의 묘사는 거의 없다시피하다는 것입니다. 사건에 너무 집중하고 있기 때문에 소설보다는 르포르타쥬를 읽는 느낌이 들 정도였어요.
물론 단점이라고 하기는 어렵고 사건의 본질에 충실하다고 할 수는 있겠지만 병약한 탓에 기차 시간표를 탐독하는 취미가 생겼다가 어느새 그것을 이용한 알리바이 공작의 달인이 된 (?) 야스다 료코라는 캐릭터가 부각되지 못한 것은 좀 많이 아쉽네요.

결론내리자면 다시 읽어도 여전한 흥분을 가져다 주는 좋은 작품입니다. 명작이 달리 명작이 아니겠죠. 별점은 4.5점입니다. 아직 읽지 않으셨다면 꼭 한번 읽어보시기를 권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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