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인이 있다! - 하기오 모토 / 서현아 : 별점 2.5점 Comic Review - 기타

11인이 있다! - 6점
하기오 모토 지음, 서현아 옮김/세미콜론

애니메이션으로 미리 접했었던 작품. 생각해보니 하기오 모토 작품을 책으로 읽는 것도 처음이네요. 유명세에 비하면 읽는 것이 너무 늦은 것 같기도 한데, 뭐 국내 소개가 늦은 탓이 크겠죠? 여튼 표제작 <11인이 있다!>와 <동쪽의 지평선 서쪽의 영원>이라는 두편의 중편과 함께 권말 보너스 만화 수준의 <스페이스 스트리트>라는 짤막한 개그 꽁트가 실려있더군요.

그러나 결론부터 이야기하자면 기대에 미치지는 못했어요. 오래된 걸작을 읽는 것은 언제나 즐거운 일이지만 확실히 시간이 흘렀기에 명성만큼의 재미나 가치를 느끼기는 어려운 것은 모든 고전에 공통적으로 적용되는 듯 싶네요. 가끔, 정말이지 아주 가끔 "시대를 초월한 명작"이 있기는 하지만 이 작품은 그럴 정도의 명작은 아닙니다.
아울러 이 작품을 좋은 번역과 디자인으로 국내에 소개하여 주신 출판사 세미콜론에게는 진심으로 감사드리나 가격이 너무 쎄요. 정가가 거의 만원이라니! 할인된 금액으로 구입하긴 했지만 이른바 "가성비" 측면에서도 기대에 미치지 못했습니다.
때문에 제 별점은 2.5점입니다.

그래도 한번쯤 볼만한 작품임에는 분명한만큼 아직 읽지 못하신 장르문학(만화) 팬 분들께 권해드립니다. 기대에 미치지 못했을 뿐이지 나름 시대를 앞서간 반짝이는 부분은 확실히 있으니까요. 가격 부담만 없으시다면...


<11인이 있다!>는 애니메이션 원작이죠. 우주대학 입학시험을 다루고 있는 작품입니다.
10명의 수험생이 시험을 치루는 우주선에 11명의 수험생이 타고 있다는 기발한 설정 하나만큼은 최고에요. 고립된 단체 속 이질적인 존재에 대한 설정은 흔한 것이지만 이렇게 대놓고 "한명이 수상하다!" 라고 알려주면서 긴장감을 고조시키는 작품은 보기 드물죠. <우주해적 코브라>의 한 에피소드가 떠오르기도 했어요. 소위인지 중위인지가 두명이라 둘 중의 한명이 가짜다! 라는 이야기였는데... 어쨌거나 이 설정 하나 덕분에 우주선에 닥치는 갖가지 위기에서 서로 단합하기 어렵고 누가 11번째인지를 찾기 위한 노력이 수반되기에 단순할 수 있는 입학시험이 흥미롭게 흘러가게 됩니다.
또 천편일률적이기는 해도 몇몇 캐릭터는 아주 괜찮았어요. 특히 여성이 될지 남성이 될지를 선택할 수 있다는 설정의 히로인 프롤의 독특함이 기억에 남네요. 여러가지 면에서 시대를 앞서간 히로인이라 생각됩니다. "남자"가 될 것을 주장하는 히로인이라니!

허나 시대를 거스리기는 힘들었던 것일까요? 솔직히 이야기의 완성도는 기대에 미치지는 못했습니다. 제일 큰 문제점은 초반 테스트에서 꽤나 강력해 보였던 타다의 초능력이 왜 먹히지 않았는지에 대해 설명되지 않는 점입니다. 여기서 11번째는 충분히 밝혀졌어야 하지 않나요?
또 흥미로운 전개에 비해 11번째가 결국 자백(?)에 의해 밝혀진다는 점도 아쉬운 부분이었어요. 설득력은 있지만 시시했거든요. 뭔가 단서라도 던져줘서 독자에게 함께 추리하게 만들었더라면 훨씬 좋았을텐데 말이죠.

결론적으로 흥미로운 설정에 비하면 전개는 부족하고 결말은 시시하기에 별점은 2.5점입니다. 애니메이션은 굉장히 재미있게 감상했던 기억이 나는데 다시 한번 찾아봐야겠습니다. 이러한 단점이 과연 시대가 흐른 탓인지, 아니면 애니메이션은 각색을 잘 했었던 것인지 궁금하네요.

<동쪽의 지평선 서쪽의 영원>은 <11인이 있다!>의 후일담으로 우주대학에 합격하여 훈련받는 타다 - 프롤 커플이 마야왕 바세스카의 초대에 응해 마야에 방문하나 급진파 - 전통파의 충돌로 인해 전쟁위기가 불어닥치는 상황에 처한다는 이야기. 전형적인 SF 판타지 군웅물의 성격을 지니고 있습니다. 동일 캐릭터를 등장시켜 약간 하드한 SF에서 판타지로 이어진다는 구조는 초인 로크의 <신세계전대> - <빛의 검> 의 구성과 유사하죠?

그러나 이 작품은 <11인이 있다!> 보다도 더 문제가 많았어요. 행성 먀야의 위기는 제대로 설명되지 않고 악당들의 음모도 유치하기 그지없으며 전쟁을 막기위한 노력, 그 와중에 낀 타다와 프롤의 행동 역시 별다른 긴장감을 느끼기 어려웠습니다. 물론 이야기보다는 전개 방식의 문제일 수도 있겠지만...
또 타다와 프롤이 대체 이 사건에서 무슨 역할을 담당하는지도 애매하며 입학동기인 4세의 죽음이 그려지기는 하지만 다른 동기들의 활약은 거의 전무하다는 점에서 후일담치고는 부족한 점도 많아요. 전혀 별개의 이야기라고 봐도 무방할 정도니까요.
때문에 별점은 2점입니다

마지막으로 <스페이스 스트리트>는 정말이지 권말 보너스 만화 수준이라 별점을 주기는 애매합니다만, 후일담 성격으로는 <동쪽의 지평선 서쪽의 영원>보다는 훨씬 좋았습니다. 재미도 있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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