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란 옷 왕 단편선 - 로버트 W. 체임버스, 앰브로즈 비어스 / 공진호 : 별점 1.5점 Book Review - 추리 or 호러


미드 트루 디텍티브의 중심 모티브 - 노란 옷 왕, 노란 표적, 카르코사 - 를 제공했다는 작품. 드라마를 안봐서 어떻게 나왔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만 출판사인 아티초크의 독특한 철학에 혹해서 구입하게 되었습니다. 작가는 맛있는 식사보다 원고료로 대접 받아야 한다는 것, 책은 영화, 음악, 게임 등과 당당히 겨루고 협력하는 ‘문화상품’이라는 것, 그리고 책을 합리적으로 팔기 위해 무조건 정가판매하고 직접 유통한다는 것 등이요.

그러나 기대에는 전혀 미치지 못했습니다. 일단 내용부터 문제에요. 재미도 없고 무섭지도 않고, 정상적인 사고방식으로는 이해조차 하기 어려웠거든요. 뭔가 있어보이는 척 폼만 잡는 느낌이었습니다. 독자가 어디까지가 진실이고 어디까지가 환상인지 알 수 없는 작품이라고 소개되고 있는데 그래도 정도껏 해야지 너무 알 수 없게 꼬아놓은게 아닌가 싶었어요.
또 책의 구성과 디자인 역시 마음에 들지 않네요. 200페이지 정도 되는 문고본 사이즈 절반이 영어 원문으로 실린 탓이 큰데 출판사에서 왜 이렇게 출간했는지는 영문을 모르겠습니다. 영문학도가 공부를 위해 살만한 책도 아닐 뿐더러 원서를 읽을 사람이 구태여 번역된 책을 사 볼 이유가 없을텐데 말이죠. 덕분에 고등학교때 읽던 영한대역 문고를 보는 느낌마저 들었습니다.
뭐 이렇게 원문이 실려있다는 것은 이미 알고 있었던 것이라 그렇다쳐도.... "뉴욕에서 활동하는 아트디렉터 쌤 쿠의 젊은 독자의 감수성에 맞는 뉴욕 빈티지 스타일 어쩌구"라면서 홍보했던 디자인 역시도 별로에요. 뉴욕 빈티지 스타일이 뭔지 알고나 쓴 용어인지 의심스럽네요. 실려있는 이미지들은 작품과 별로 어울리지도 않고 외려 거슬리기까지 했고요.

이러한 단점들에 더하여 가격 역시도 만만치 않아서 아쉽습니다. 지금 가격의 절반, 아니 2/3 정도 가격이 적당하지 않았을까 싶어요. 직거래의 장점은 유통과정을 최소화하여 가격을 낮출 수 있다는 것도 있지 않나요? 제값을 받고 싶은 취지는 알겠지만 구태여 사이트까지 접근하여 회원가입하는 소비자에게도 뭔가 잇점이 있어야죠.

결론적으로 별점은 1.5점입니다. 그래도 아티초크의 철학에는 100% 공감하는만큼 다음에는 보다 멋진 작품을 선보여 주었으면 합니다.


<명예 회복 해결사>
자살이 합법화된, 죽음회관이 공식적으로 들어선 어느 시대. 주인공인 화자 카스테뉴는 낙마 사고로 머리에 부상을 입고 치료를 받던 중 명예회복 해결사를 자처하는 와일드와 어울리며 스스로가 하스티르의 왕위를 이어받을 것임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 노란 옷 왕의 왕관을 쓰고. 그러나 와일드의 사망으로 그의 꿈은 물거품으로 끝난다.

사회에 물의를 일으킨 <노란 옷 왕>이라는 희곡이 주요 소재로 등장하는 작품. 이 희곡은 책에 수록된 두편의 단편 모두에서 핵심 소재로 사용되죠.
그러나 노란 옷 왕이 뭔지, 노란 표적이 뭔지, 하스티르 왕이 뭔지 전혀 설명되지 않아서 무슨 이야기를 하는지 전혀 모르겠습니다. "네크로미콘" 정도의 디테일은 보여줬어야 했을텐데 그냥 읽으면 안된다 수준으로만 설명되니 내용이 와 닿지 않네요. 때문에 비교적 괜찮았던 사람을 조종하는 능력이 있어보이는 와일드라는 독특한 캐릭터와 카스테뉴의 광기 묘사도 설득력없는 광기의 향연일 뿐이었습니다. 별점은 1점입니다.

<노란 표적>
노란 표적을 받은 화가와 그의 모델이자 연인 테시에게 노란 옷 왕이 찾아와 죽음을 선고한다는 이야기. 

그래도 정상적인 사람들이 나오고 <노란 옷 왕>이라는 희곡에서 전해주려는 것이 무엇인지 아주 살짝 선보이는 작품. 노란 옷 왕이 그 책을 읽은 사람들에게 찾아와 노란 표적이 있는지 확인하고 죽인다는 내용인 듯 싶습니다. 테시의 꿈과 화가의 꿈의 이어지는 것에 대한 묘사라던가 썩어 문드러진 듯한 교회 경비원의 끔찍한 정체와 같은 묘사는 제법 공포스럽기도 하고요.
그러나 역시나 인과관계를 전혀 알 수 없는 소설이기에 뭐라 좋은 점수를 주기 힘들군요. 별점은 2점입니다.

<카르코사의 망자>
죽은 자가 자신이 죽은 것을 깨닫는다는 대여섯페이지 남짓한 꽁트. 하나의 이야기로 완결성은 갖추고 있지만 딱히 드라마가 있는 것은 아닙니다. 카르코사가 뭔지도 모르겠고요. 뭐 이 작품이 발표된 시점에서는 제법 먹혔을지도 모르겠네요.
평가하기에는 애매하나 구태여 점수를 주자면 별점은 2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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