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너츠 완전판 1 : 1950~1952 - 찰스 M. 슐츠 / 신소희 : 별점 2.5점 Comic Review - 기타

피너츠 완전판 1 : 1950~1952 - 6점
찰스 M. 슐츠 지음, 신소희 옮김/북스토리

피너츠 완전판 1권. 1950년부터 52년까지의 300페이지에 가까운 만화 연재분, 그리고 작가 찰스 M 슐츠의 생애에 대한 15페이지 분량의 짤막한 전기와 1987년 말 진행된 - 잡지 <네모 : 고전 만화 총서> 1992년 1월호에 수록된 - 찰스 M. 슐츠와의 인터뷰가 수록되어 있습니다.
찰리 브라운과 스누피의 오랜 팬으로 별 생각없이 구입하게 되었죠.

그런데 생각과는 많이 달랐습니다. 제가 1980년대 이후의 피너츠만을 접한 탓인데 대표적인 것이 찰리 브라운의 캐릭터성이에요. 익히 알고 있던, 염세적이면서도 현실에 순응하는 약간 루저의 표상같은 모습은 거의 드러나지 않거든요. 반대로 주도적으로 장난도 치고 거친 면모를 보인다는 점이 굉장히 의외였습니다.
또 찰리 브라운의 친구 셔미라던가 패티, 바이올렛 같은 익숙치 않은 등장인물들 - 저에게는 라이너스, 슈뢰더, 루시, 페퍼민트 패티가 기억에 콕 박혀 있답니다 - 비중이 높다는 점, 스누피는 아직 그냥 "개"라는 점 등도 마찬가지죠. 초등학교 고학년 정도로 기억되는 아이들이 글도 제대로 쓰지 못하는 미취학 연령대라는 것도 다른 점이었고요.
깔끔하게 정돈된 펜선으로 동글동글하게 그려진 작화도 그다지 익숙치 않더군요. 어떻게 보면 다른 작품이라고 해도 무방할 정도였습니다. 하긴, 제가 아는 80년대 작품과 30년의 갭이 있으니 당연하다면 당연한 일이겠죠.

그래도 팬으로서 즐길거리가 없는건 아닙니다. 슈뢰더가 음악 재능을 발견하고, 장난감 피아노에 탐닉하면서 베토벤 매니아가 되는 과정을 자세하게, 그리고 유머스럽게 그리고 있는 점, 까칠하고 밉상으로는 1인자인 루시가 어렸을 때부터 자기중심적이라는 것을 보여주는 에피소드들, 고정 캐릭터 중 제가 가장 좋아하는 라이너스도 아직 제대로 걷지 못하고 말도 못하는, 그리고 담요없는! 아기 모습으로 등장하는 것도 반가왔어요.
빵 터지지는 않지만 잔잔한 개그도 마음에 들었습니다. 초기작이라고 해도 거장의 저력이 어디 가는건 아니겠죠.
그리고 크게 기대하지 않았던 인터뷰가 재미있던 것도 수확입니다. 찰스 M. 슐츠의 만화관을 일부나마 이해할 수 있었기 때문이에요. <피너츠>라는 제목을 마음에 들어하지 않았다는 것은 처음 알았네요.

하지만 결론내리자면 별점은 2.5점. 생각과 다른게 큰 단점은 아니고 기본적인 재미도 충분하며 책 자체의 완성도도 높아요. 허나 22,000원이라는 가격은 많이 부담되긴 합니다. 가격만큼의 가치와 재미를 주냐 하면 그건 아닌 듯 싶네요. 팬이 아니시라면 선뜻 권해드리기는 어려운 책입니다. 구입 전 참고하시길...

그나저나, 과연 얼마나 팔릴지... <완전판>이라는 제목을 달고 나왔지만 과연 끝까지 출간될 수 있을지... 나오다 만 <메그레 전집>의 악몽이 떠오르는군요.

덧글

  • 잠본이 2016/03/12 13:12 #

    우리가 아는 걔네들이 갖춰지기 전까지 이제 20년분(...) 여섯권 정도가 남았습니다.
    크흡 제발 끝까지 나와야 할텐데 어떻게 될지 걱정이네요ㅠㅠ
  • hansang 2016/03/12 23:19 #

    솔직히 잘 팔리는 것 같지 않아요. 저도 걱정이 많습니다...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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