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두리 화과자점 구리마루당 2 - 니토리 고이치 / 이소담 : 별점 2점 Book Review - 추리 or 호러

변두리 화과자점 구리마루당 2 - 4점
니토리 고이치 지음, 이소담 옮김/은행나무

전편을 읽고 호감이 생긴 덕에 연이어 읽게 된 2권.

그러나 모든 면에서 1권에 미치지 못합니다. 추리적으로도 약해졌을 뿐만 아니라 이런 류의 요리 전문가 이야기에서 최악이라 할 수 있는 "맛있는 음식 먹고 한건 해결!" 이라는 내용이 대부분이기 때문입니다. 3편 중 2편, <<가미나리오꼬시>>와 <<사쿠라모찌>>가 그러합니다. 단절된 부자관계가 맛있는 오꼬시 과자를 먹은 후 회복되고, 대입 실패 충격으로 거식증에 걸린 아가씨가 모찌떡을 먹고 식욕을 회복한다... 인생사가 이렇게 쉽게 풀리면 얼마나 좋겠습니까만 사실은 그렇지 않죠. 1권에서도 마지막 이야기가 이러해서 조금 불안했는데 역시나, 왜 슬픈 예감은 틀리지가 않는걸까요.

물론 즐길거리가 아주 없지는 않습니다. 화과자 장인이 자신의 전문성을 발휘하여 소소한 드라마를 해결해 나간다는 전개 자체는 나쁘지 않고, 이에 따라 각 이야기별로 등장하는 화과자들은 충분히 볼거리이긴 하거든요.
그리고 캐릭터 관계가 1권에 비하면 한발자욱 더 나아가는 것도 시리즈 독자로서 반가운 부분이었습니다. 구리타와 아오이의 관계, 아오이의 성이 호죠라는 것, 그녀가 대단한 집안의 딸이라는 암시 등이 그러하죠. (그런데 이 장면은 <<맛의 달인>> 1권에서 신선한 재료를 위해 목장으로 유우코를 데려간 지로에게 목장 사람이 '도련님'이라고 부르던 장면과 똑같습니다... 이 정도면 일종의 클리셰라고 해도 무방할 듯?)
그 외 변두리 오래된 마을에서 느낄 수 있는 따뜻한 인간 관계, 아사쿠사 곳곳을 발로 누비며 쓴 듯한 디테일한 배경 묘사도 여전해서 마음에 들었습니다.

하지만 장점보다는 단점이 훨씬 많기에, 그리고 기본적인 재미가 떨어지기에 좋은 점수를 주기는 힘드네요. 별점은 한없이 1.5점에 가까운 2점입니다.
4권까지 나왔다고 하는데 1권은 그럭저럭, 2권은 실망이라 3권을 읽어야 할지 망설여지는군요. 점수가 갈수록 떨어지는 추세로 보면 안 읽어야 할 듯 싶은데, 일단 추이를 좀 지켜봐야겠습니다.

수록작별 상세 리뷰는 아래와 같습니다. 언제나처럼 스포일러 가득이니 읽으시기 전 참고 부탁드립니다.

<<가미나리오꼬시>>
오코노기라는 남자가 오꼬시 과자를 찾는다. 이유는 아내와 사별한 후 멀어진 아들 가즈야와의 관계를 회복하기 위함이었다.
구리타와 아오이는 이런저런 추리로 즐겨 먹었음직한 가미나리오꼬시 과자 가게를 추천해주고 심지어 직접 만들어 주기까지 하지만 아들은 강한 거부감만 보이는데...

등장하는 화과자는 아사쿠사의 명물이라는 가미나리오꼬시입니다. 구리타가 직접 만드는 묘사를 통해 재료와 제법까지 자세하게 소개되는데 묘사와 설명 모두 맛깔집니다.
또 "왜 가즈야가 가미나리오꼬시를 싫어하는지?"에 대한 수수께끼 풀이도 괜찮습니다. "오꼬시"라는 화과자가 사실은 2개 - 도쿄의 가미나리오꼬시와 오사카의 아와오꼬시 - 라는 것이 답으로 화과자에 대한 전문 지식과 수수께끼가 잘 결합되어 있다는 점을 높이 평가하고 싶네요. 이를 구리마루당을 습격한 가즈야가 오사카 사투리를 쓴다는 묘사로 비교적 공정하게 정보를 제공하는 것도 좋았고요. (물론 한국인 독자에게는 별로 공정치 않았습니다만...)

하지만 앞서 말씀드렸듯 엇나가기 시작한 아들과의 극심한 갈등이 과자 하나로 해결된다는 전개는 영 마음에 들지 않네요. 이런저런 부연 설명을 덧붙이고는 있지만 완전한 사족일 뿐입니다.
<<맛의 달인>> 에피소드 중 코이즈미 국장이 아들에게 '급제죽'이라는 요리를 해 주고 관계를 회복한다는 에피소드와 굉장히 흡사한데, 100여페이지에 이르는 중편 소설이 30여페이지도 안되는 만화 단편과 흡사하다는 것 부터가 문제죠.
참고로 구리마루당에서 날뛰는 가즈야가 구리타의 눈빛에 제압당하는 묘사도 만화적이라 아주 별로였어요.

그래서 별점은 2점. 오꼬시가 사실은 2개였다는 소재 자체는 나쁘지 않았기에 억지스러운 부자 화해보다 다른 이야기로 쓰는게 더 낫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만주>>
구리타와 아오이는 아사쿠사 연예홀로 향한다. 평상시 단골인 라쿠고가 슌코테이 후쿠미미의 주문인 만주를 배달하기 위한 것.
그리고 공연을 감상하던 커플은 후쿠미미의 스승 다이쇼의 호출로 후쿠미미가 급작스럽게 잠들었다는 것을 알게된다. 수면 유도제가 든 만주를 먹은 것으로 의심되는 상황에서 3명의 용의자가 떠오르는데...

나름대로 진지한 범죄가 등장하는 추리물. 엄연히 독(?)을 먹인 것이라 일상계로 보기는 무리죠.
여튼, 이 작품의 가장 큰 장점 라쿠고 <<만주가 무서워>>와 연결된다는 점입니다. 만주를 실컷 먹고 "지금은 녹차가 무서워"라고 이야기했다는 라쿠고로, 이 라쿠고를 공연하려 한 후쿠미미가 만주는 먹었지만 음료수를 먹은 흔적이 없다는 것에 착안한다는 식으로 본편과 이어지는 전개는 꽤 절묘합니다.

하지만 추리는 비약이 심합니다. 만주와 어울리는 음료수는 우유일 것이라 단정짓는 것 부터가 비약이죠. 또 범인을 끌어내기 위해 쓰레기장으로 향한다는 전개도 어색해요. 쓰레기장에서 우유팩이 한개만 있으리라는 보장도 없고, 우유팩이 발견되더라도 범인이 빠져나갈 방법은 얼마든지 있으니까요요.
그리고 만주는 도구에 불과할 뿐 별다른 역할을 하지 못한다는 것도 아쉬웠던 부분입니다. 단팥빵의 기원이 만주라던가 하는 식으로 화과자에 대한 정보가 펼쳐지기는 하지만 작품 속에서는 조연 수준도 안되는, 단순한 먹거리에 불과합니다. 이 시리즈의 가장 큰 특징이 화과자의 이야기의 조화인데 그 장점을 제대로 살리지 못했어요.

후쿠미미의 강철 체력 때문에 힘들어한 제자 고미미가 범행을 저지른 것이라는 동기 정도만 참신할 뿐 별로 건질만한 내용은 없네요. 별점은 1.5점입니다.

<<사쿠라모찌>>
오랜 라이벌 아사바의 부탁, 그것은 대입 실패로 거식증에 걸린 여동생 가에데를 위해 사쿠라모찌를 만들어 달라는 것이었다. 사쿠라모찌의 핵심인 벚나무 잎을 구할 수 없는 계절에 구리타는 장인의 자존심을 걸고 분투하는데...

추리물도 아니고, 음식 하나로 모든게 해결된다는 단점만 가득한 마지막 작품. 사쿠라모찌를 만드는 과정이라도 재미있게 풀었어야 했는데 그 역시 실패입니다. 무엇보다도 구리타의 행동은 영 이해가 되지 않아요. 장인의 자존심을 걸고 벚꽃잎을 얻어오지 않겠다!라고 결심해서 모찌 제작이 벽에 부딪히는 과정까지는 괜찮습니다. 그러나 대부분의 벚꽃잎 (화과자의 70%)은 이즈의 한 공장에서 만들어 납품하니 공장에 가서 벚꽃잎을 받아오자!라는 마무리가 참으로 황당했기 때문입니다. 이럴거라면 공장에 가서 받아오나 동네 가게에 가서 얻어오나 결국 같은거잖아요?

앞서 말씀드렸듯 사꾸라모찌로 모든게 해결되는 결말도 최악입니다. 거식증이 좋아하는 음식을 먹어서 나을 수 있는 병인지도 잘 모르겠고요. 심리적 문제가 크다니 그럴 수 있다 쳐도 몸이 받아들일 수 있을지...

작품 속 등장하는 말 - 곤란할 때, 이해타산을 따지지 않고 도와주는 사람이 있다. 진정한 의미에서 다정한 사람이 옆에 있어준다 - 은 짠하게 와 닿으며 고토토이라는 지명, 미메구리 신사에 대한 설명 등 아사쿠사에 대한 상세한 설명은 여전히 좋습니다. 구리마루당을 살리기 위한 신제품 홍백 사꾸라모찌 설정도 나쁘지는 않아요.
허나 전개가 이래서야 도저히 점수를 주기 어렵네요. 별점은 1.5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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