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낸자 - 서귤 : 별점 3점 Comic Review - 기타

책 낸 자 - 6점
서귤 지음/디자인이음

<<고양이의 크기>> 라는 독립 출판물을 발표한 서귤 작가가 자신이 책을 만든 과정을 4컷 만화로 그려낸 작품. 독립 출판에 관심이 많기에 주저없이 구입해 보았습니다.

장점이라면 저 역시 출간을 꿈꾸는 사람으로 많은 자극이 되었다는 점입니다. 책을 출판한다는 의미를 되새기는 기회도 되었고요. 특히 초반 책 만들기 워크샵 강사 덕집장 (독립잡지 THE Kooh 편집장) 의 주옥같은 명언들은 심금을 울립니다. "매일 하면 그게 직업이다. 매일 책을 만들면 작가다." 가 대표적이죠. 정말 많이 반성하게 됩니다. 왜 나는 매일 하지 않았을까...
또 적은 분량의 4컷 만화지만 이를 통해 책을 출간하여 유통할 때 까지의 긴 호흡의 이야기로 그려낸 전개도 마음에 들었어요. 작화도 빼어나지는 않지만 내용과 잘 어울리며, 범상치 않은 상상력을 지닌 작가의 개그 센스가 작품과 아주 잘 어울려서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직장 생활 묘사는 마음에 들지 않더군요. 실제 직장 생활을 하는 작가의 묘사 치고는 놀라울 정도로 생동감이 없을 뿐더러, 너무 힘들고 안 좋은 쪽으로만 묘사고 있기 때문입니다. 저 역시 십수년차 직장인으로, 현실 속에서 이 책 속 과장처럼 예의없게 이야기하고 사람에게 상처주는 상사와 지루하고 따분하며 사람을 소모시키기만 하는 업무가 존재한다는건 잘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반대급부로 좋은 동료, 친구와 상사, 보람을 느낄 수 있는 업무도 함께 있는 법이죠. 힘든 일만 있으면 회사를 다니는건 불가능해요.
그러나 이 책 속에서 직장 생활에서의 좋은 점은 단 한 개도 그려져 있지 않습니다. 한마디로 작품 속 회사와 상사는 '독립 출판은 힘든 직장 생활을 잊기 위한, 그리고 자신을 찾기 위한 탈출구이다'라는 당위성을 이야기에 부여하기 위한 작위적인 장치일 뿐입니다. 솔직히 걸러 읽어도 무방해요.
이런 뻔하디 뻔한 묘사보다는 "직장 생활에 쫓기지만 30대도 되었으니 기념삼아, 또 나의 어린 시절 꿈과 성취를 위해 책을 한번 내 보기로 했습니다!" 라는 평범한 이유와 함께 책을 만드는 과정을 보다 심도깊게 다루는게 좋지 않았을까 싶네요.

또 작가가 인쇄소, 기사분에게 민폐를 끼친 후 자신도 얼굴 없는 사람이 된다는 전개도 공감가지 않았습니다. 종이 문제는 비용으로 해결했고, 인쇄를 주말에 하는건 비일비재한 일일 뿐더러 이 역시 비용 문제라 생각되기에 염치없어 보이지 않던데요. 미안함을 느낄 수는 있었겠죠. 그래도 "내 책이 나온다!" 라는 "책낸자"의 기쁨 정도는 표현해주는게 책 취지에 맞았을겁니다.

하지만 단점보다는 장점이 많고, 개인적으로는 눈여겨볼 부분이 많았던 책임에는 분명합니다. 별점은 3점입니다. 조사해보니 <<고양이의 크기>> 도 증쇄가 결정된 모양인데, 이를 계기로 앞으로도 서귤 작가가 좋은 작품을 많이 써 주었으면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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