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식주, 살아있는 조선의 풍경 - 한국고문서학회 : 별점 4점 Book Review - 역사

의식주, 살아있는 조선의 풍경 - 8점
한국고문서학회 엮음/역사비평사

고문서에 관심을 가진 구성원들이 연구한 결과물을 엮은 시리즈의 세번째 권. 조선에 대한 생활사이자 풍속사, 미시사 서적이라고 할 수 있겠죠. 제목 그대로 조선 시대의 복식 문화 (의), 음식 문화 (식), 주택 문화 (주)의 3가지에 대해 다루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식문화에 관심이 많기에 구입하였는데 기대에 충분히 값합니다. 평소에 궁금했지만 따로 찾아볼 생각을 하지 않았던 여러가지 항목에 대한 정보가 잔뜩 소개되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쌀과 그 이외 곡식의 경작과 가격 등에 대한 정보입니다. 우선 쌀과 다른 곡류의 생산비율은 1910년 자료를 보면, 전체 곡류 중 쌀이 차지하는 비율이 43%이며 보리는 16%였다고 합니다. 생산비는 3:1인 것이죠. 그러나 16세기 중후반 유희춘의 <<미암일기>>를 보면 쌀과 보리의 가격차는 최소 2~3배에서 최대 6배까지 났다고 합니다.
그렇다면 당연히 쌀 농사에 집중해야 했을텐데, 18세기 중반 이후 이모작을 통해 농민들은 보리 확보에 열중하게 됩니다. 그 이유는 무엇이었을까요? 땅의 힘이 떨어지고 제때 모내기를 못하는 등의 이유로 벼의 생산성이 떨어질 수 있었는데도 불구하고요. 답은, 이모작을 통해 수확한 보리는 온전히 소작농의 재산이 되었기 때문이라는군요. 생산비, 가격 차이에 대한 정보로 이런 결론을 끌어내고, 이를 다른 사료를 통해 증명하는 과정이 아주 재미있어요.

그리고 유머 게시판 등을 통해 널리 알려진, 조선인은 대식가였다는 이야기도 여러가지 사료를 통해 증명해 주고 있습니다. 오희문의 <<쇄미록>>은 그가 임진왜란 때 피난 생활을 일기로 기록한 책입니다. <<쇄미록>>에 따르면 곤궁한 시기임에도 불구하고 한 끼에 7홉의 쌀로 밥을 지어 먹었다고 합니다. 이규경도 남자는 한 끼에 7홉, 여자는 5홉을 먹는다고 기록했었고요. 7홉은 오늘날 성인 남자 1인분의 세 배의 양이니 대식가라는 말은 과언이 아닌 셈입니다. 심지어 어린아이가 먹는다는 3홉조차도 오늘날 성인 남자 1인분보다 많으니까요. 이러한 대식 습관은 선교사 들의 기록을 통해 외국에까지 널리 알려졌다고 합니다. 지금 세계를 휩쓰는 한국말인 '먹방'의 뿌리는 이러한 대식 유전자에서 비롯된게 아닌가 싶군요.

주식 외에도 부식, 기호 식품과 구황 작물에 대한 설명도 재미있습니다. 부식 재료에는 여러가지 재료들과 김치, 장, 젓갈 등 다양한 식품들이 등장합니다. 기호 식품으로는 술과 담배가 주로 소개되고 있고요. 그런데 술이 약주라고 불리우게 된 유래라던가, 조선 시대 주로 마셨던 술이 무엇인지 - 탁주와 막걸리, 소주 등 -, 주막과 술집 풍경 등 조선 시대 음주 문화에 대한 흥미로운 이야기가 가득합니다. 조선 시대에는 술을 잘 마시는게 자랑거리였다는 이야기가 가장 인상적이었어요. 왜 담배가 널리 유행하였는지에 대한 설명 등도 흥미롭기는 마찬가지였고요.
또 개인적으로는 구황 작물 소개를 아주 몰입해서 읽었는데, 소나무, 느릅나무, 검은 콩, 콩, 메밀 등 다양한 재료의 소개에 그치는게 아니라 실제로 당대에 먹었던 레시피를(!) 당대의 문헌을 통해 알려주고 있기 때문입니다. 솔잎의 경우, 빻아서 곱게 가루내어 찐 다음 햇빛에 말려 사용하면 된다는군요. 솔잎 3홉과 쌀가루 1홉, 느릅나무즙 1되를 잘 섞어서 죽을 만들어도 되고요. 솔방울은 우리도 잘 알고 있는 한명회가 가루내어 먹는 방법을 임금께 올렸다고 하며, 그 외 다양한 구황 작물과 먹는 방법이 수록되어 있습니다.

이러한 음식 문화 외에 복식 문화, 주택 문화에 대한 내용도 풍성하기는 마찬가지에요. 복식 문화는 주로 당대 그림을 통해 설명해 주고 있는데, ''유행과 사치'에 대한 내용이 인상적이었습니다. 가난하건 말건 유행을 따르는 세태 묘사를 보면, 유행이라는게 단지 세대나 돈 문제는 아니구나 싶은 생각이 듭니다.
주택 문화에서는 온돌방의 보급에 대한 설명이 기억에 남네요. 조선 시대 온돌방이 일반적이었을거라 생각했는데 보급이 제한적이었다는 내용이라 아주 의외였기 때문입니다. 심지어 궁궐에서도 16세기 후반까지 온돌방보다 마루방이 많았다니 놀랍습니다. 조선 후기에 이르러서야 겨우 주된 난방 방식으로 자리매김하였다고 하네요. 이러한 온돌방의 보급으로 실내 장식과 생활 방식마저 변했다는 설명도 재미있었습니다. 이전 마루방에서는 중국이나 서양처럼 입식 생활을 하였지만, 온돌방을 통해 좌식 문화가 널리 퍼졌다는 이야기입니다. 그리고 조선 시대에 이미 온돌을 활용한 온실이 보급되었다는 이야기도 재미있었고요.

그래서 결론내리자면 별점은 4점. 만점이 아닌 이유는 제가 흥미를 가지지 못한 주제가 다소간 포함되어 있을 뿐, 책의 내용과 완성도 모두 빼어난 좋은 책입니다. 풀 컬러에 인쇄도 깔금한 도판도 완벽하고요. 내용도 딱딱하지 않고 재미있게 쓰여진 만큼, 다른 시리즈들도 구해서 읽어봐야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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