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인 - 우라사와 나오키 / 서현아 : 별점 2점 Comic Review - 추리 or 호러

몽인 (일반판) - 4점
우라사와 나오키 지음, 서현아 옮김/학산문화사(만화)

온갖 사기를 당한 뒤 자살을 생각하던 아빠와 카스미는, 우연히 까마귀 '마리아'의 인도를 받아 '불연' 이라는 곳을 찾게 되었다. 그곳의 정체는 프랑스를 찬양하는 괴인이 소장인 '프랑스 연구소'였다.
소장은 아빠에게 루브르 미술관에서 페르메이르의 '레이스를 짜는 소녀'를 숨기는 작전을 실행해주면, 위작을 팔아 거액을 나누어주겠다고 유혹했고, 소장의 말에 넘어간 부녀는 마지막 비상금을 털어 프랑스로 향했다. 그리고 소장이 세운 계획을 실행에 옮기는데....


오랫만에 본 우라사와 나오키 작품. 1권짜리 단편입니다. 어딘가에서 추천 글을 읽고 구입해 보았습니다.
굉장히 이해하기 쉬운 내용으로, 대소동이 일어나고, 본래 의도와는 다른 방향으로 폭주해서 모두에게 최선의 결과를 낳는다는 결말은 유쾌했습니다. 좀 오래 전 헐리우드 소동극을 보는 느낌으로, 조금 낡은 듯한 그림하고도 잘 어울렸고요. 옛 사랑이 아련하게 그려지는 결말도 나쁘지 않아요.

아카츠카 후지오의 오마쥬 만화로 볼 수도 있다는 독특함도 인상적이에요. 소장은 아카츠카 후지오의 <<오소마츠 군>> 속 주력 캐릭터인 이야미 (아래)의 오마쥬로 보이니까요.

이 캐릭터를 아는 팬분들에게는 좋은 선물이 되었으리라 생각되네요. 소장과 카스미가 대화를 나누며 보여주는 티키타카는 이 만화에서 가장 재미있는 장면이기도 했고요.

하지만 기대에 미쳤다고 하기는 어렵습니다. 범죄물로는 함량 미달이었던 탓입니다. 페르메이르의 <<레이스를 짜는 소녀>>를 살짝 숨겨 놓은 뒤, 위작을 고가에 팔아 넘긴다는 계획은 언뜻 보면 그럴듯해요. 하지만 관광객들에게 마스크를 나누어 준 뒤, 부부젤라 소리로 그걸 쓰게 해서 소동을 일으킨 사이 그림을 숨긴다는 실제 작전이 너무 어설픕니다. 루브르가 그렇게 보안이 허술할리가 없지요. 설령 숨기는게 가능했더라도, 모든 장소는 CCTV로 감시되고 있었을테니 바로 들통났을테고요. 게다가 프랑스어도 못하며 일본에서도 사기만 당하다가 미래가 없어진 찌질남과 어린 딸이 실행범이라면, 훨씬 치밀한 준비와 실행을 보여주었어야 했습니다.
결말도 급작스럽고 작위적입니다. 운과 우연으로 점철되어 있으니까요. 비버리 대통령 마스크가 대박이 났다 한들, 아빠가 재기하는건 불가능했을거에요. 물론 이런 결말이 옛 헐리우드 영화스럽기는 했습니다만....

그리고 아카츠카 후지오에 대한 오마쥬도 범죄물에는 전혀 어울리지 못했습니다. 이야미는 이상한 말투로 프랑스를 찬양하는 과장된 모습만 보여주거든요. 개그만화 캐릭터이니 당연하겠지만, 덕분에 이야기의 비현실성만 커졌을 뿐입니다. 그나마 정체가 무엇인지, 목적이 무엇인지도 밝혀지지도 않고요. 본인이 직접 프랑스로 가서 이 계획을 실행하지 않는 이유도 설명이 없어요. 여권이 없는 듯한 암시 정도에 그칩니다. 이럴거라면 소장은 등장하지 아니함만 못했습니다. 트럼프를 풍자하는게 분명했던 비버리 대통령도 많이 억지스러웠고요.

그래서 별점은 2점. 허술한 이야기 구조는 조금 나이 어린 친구들에게 적합해 보입니다. 범죄물 말고, 이야미의 사랑 이야기에 주력하는게 좀 더 낫지 않았을까 싶네요. 구태여 찾아 읽으실 필요는 없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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