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존 버칸의 39계단을 영화로 옮긴 히치콕의 초기 대표작입니다. 소설을 한 3년전에 읽어서 가물가물하긴 하지만 영화처럼 파멜라라는 여인의 비중이 큰 것 같지는 않았다라는 기억이 납니다. 그리고 소설은 명성에 걸맞지 않게 너무 오래된 탓인지 지루한 부분도 있었고 결말도 다소 맥빠졌었죠. 하지만 영화는 무려 70여년 전 흑백 영화임에도 불구하고 무척 재기발랄하고 보는 재미가 넘칩니다. 흑백인 탓에, 또 낡은 촬영과 편집 탓에 조금 적응이 안되는 부분도 있었지만 일단 리차드 해니라는 주인공 캐릭터가 상당히 매력적입니다. 유머러스하고 전체적으로 영화를 이끌어 나가는 힘이 있는 캐릭터더군요. 특히 파멜라와 수갑에 엮인채 탈출하여 숨어든 여관에서 보여주는 재치와 유머는 정말 만점입니다. 아직 자기를 믿지 못하고 여관 여주인에게 도움을 청하는 파멜라를 호주머니에 넣어둔 파이프담배로 위협하며 사랑의 도피중인 연인이라고 설명하는 장면(위 사진에서 맨 오른쪽) 같은 부분이 특히 재미있습니다. 거기에 여러가지 복선과 음모가 얽히는 전체적인 스토리도 좋았고요. 원작을 상당히 많이 각색한 것 같지만 보다 발전적인 모습을 보여주는 것 같았습니다. 물론 코트에 넣어두었던 찬송가 책처럼 우연에 의지하는 설정이나 진정한 흑막인 조단 교수를 너무 빨리 보여주었다는 점, 그리고 여자 캐릭터 얼굴이 도대체 구분이 잘 안 간다는 단점이 있지만 영화는 이 단점들로 폄하하기에는 굉장히 멋진 고전입니다. 자신의 영화에 항상 카메오 출연한다는 히치콕 감독은 여기서는 해니가 여관에서 가명을 쓸 때 이름만 잠깐 나오고 마네요. 초기작이라서 그런가? 히치콕의 영국 시절, 그러니까 초기 시절 최고 걸작이라는 평판이니 한번 구해보셔도 후회하지 않으실 겁니다. 원작소설을 읽으신 분들도 많은 부분의 각색으로 보다 재미있게 보실 수 있습니다. 그런데 왜 스파이 조직 이름이 “39계단”일까요? 원작에서는 지명.. 으로 쓰였던 것 같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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