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죄의 재구성 - 최동훈 추리 / 호러 + 영화


사기 전과로 출소한지 한 달, 최창혁(박신양)은 흥미로운 사기 사건을 계획한다. 그것은 바로 '꾼'들이라면 한번쯤 꿈꾸는 사상 최대 규모의 한국은행 사기극. 다섯 명의 최고 '꾼'이 한 팀을 이뤘다. 완벽한 시놉시스 개발자 최창혁(박신양)을 비롯, 사기꾼들의 대부 '김선생'(백윤식), 최고의 떠벌이 '얼매'(이문식), 타고난 여자킬러 '제비', 환상적인 위조기술자 '휘발유'. 그러나 그들은 서로를 믿지 못한다. 결국 난공불락 '한국은행' 50억원 사기인출은 성공하지만 결과는 사라지고 없다! 모두 뿔뿔히 흩어지고, 돈은 사라졌다. 분명 헛점이 없었던 완벽한 계획. 무엇이 문제였던 것인가? 수수께끼의 여인의 제보전화로 들통난 사기극 때문에 최창혁은 도주중에 사망하고 '얼매'가 현장에서 체포되며, 도망을 다니던 '휘발유'는 불법 도박장에서 잡힌다. '제비' 또한 빈털터리인 채 싸늘한 시체로 발견 된다. 그렇다면 이 모든 것이 아직 행방이 묘연한 '김선생'의 또 다른 사기극?

최창혁의 형인 소설가 최창호에게 이 사건을 알려준 후 김선생의 동거녀였던 사기꾼 서인경 (염정아)는 최창혁의 보험금을 노리고 최창호에게 접근하며 김선생 또한 돈을 찾기 위해, 사건의 흑막을 찾기 위해 자신의 모든 힘을 동원하는데… 결국 김선생은 모든 수수께끼의 근원은 최창호에게 있다는 사실이 밝혀지며 사건의 배경은 4년전 사기사건으로 거슬러 올라 간다는 것을 알아낸다...


국내에서 그동안 보기 힘들었던 정통 범죄 사기극 영화입니다. 제목처럼 사건이 발생한 후 목격자들과 범인들, 사건 당사자들의 증언을 토대로 과거의 범행을 재 구성해 나가는, 과거의 범행과 현재의 사건이 겹쳐지며 하나로 귀결되는 구조의 플롯이 무척 인상적인 영화입니다. 자료조사도 충실하여 각종 은어라던가 얼매의 은행 인출 사기, 제비의 혼인 빙자 사기 등 사기 수법도 적나라하게 공개되고 있습니다. 보면서 느낀건데, 알면서도 사기 당할 만 하더라고요. 정말 대단하다는….^^ 거기에 이 영화의 핵심인 최창혁과 김선생의 머리 싸움을 그린 각본이 정말 탄탄합니다. 홍보처럼 “한국 은행 50억 인출 사기”는 단지 수단 중 하나일 뿐이고 (사실 그 사기 내용은 상당히 조잡한 수준입니다) 실제로 영화는 내내 치열한 머리 싸움을 벌이는 최창혁과 김선생의 전투를 그리고 있습니다. 이 머리 싸움은 관객에게도 공정하게 진행되고 복선도 치밀하며 반전도 상당한 편이라 여타 사기 영화에 뒤지지 않는 완벽한 작품을 만들어 냅니다.

박신양의 능글능글한 사기꾼 연기도 좋지만 영화에서는 백윤식 선생의 연기가 정말 대단합니다. “지구를 지켜라”를 아직 못 봐서 그 명성 전해 듣기만 했었는데 과연 명불허전이더군요. 염정아의 한국형 팜므파탈 (구로동 샤론스톤) 연기도 좋고요. 그 밖의 모든 출연진의 연기가 탄탄한 것이 영화의 완성도를 높여주는 것 같습니다. 개인적으로는 그간 뜸했던 천호진씨의 형사 연기가 참 좋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임하룡 선생님의 깜짝 출연도 놀랍고요.

영화가 끝난 후 나오는 최창혁의 사소한 사기는 큰 게임의 승자로서 너무 쪼잔한 것이 아닌가 하는 아쉬움이 좀 남고 김선생도 카리스마에 비해서는 너무 시시한 최후를 맞는 것 같아 약간 불만스러웠지만 영화 전체적으로 몇가지 의문점이 좀 생기기는 하지만 전체적으로 훌륭한 영화였습니다. 우리나라에 흔해빠진 조폭 범죄물이 아닌 정통 사기극으로 이 정도 수준의 영화가 나왔다는 것이 우리나라 영화의 발전상을 보여주는 것 같아 흐뭇합니다.

1.최창혁이 승용차에 자신 대신으로 태운 시체는 대체 어디서 난 시체일까요?
2.최창혁이 형 최창호로 성형수술을 하는 설정인데 그렇게 빨리 수술을 하고 아물 수 있을까요?
3.제비가 돈을 혼자 갖고 튈 줄 어떻게 알고 그 여자에게 전화 연락을 했을까요?
4.서인경은 왜 최창혁을 도와줄까요? 사랑 때문에?
5.그럼 마지막에 최창혁이 다시 성형수술을 한건가요?

트랙백

이 글과 관련된 글 쓰기 (트랙백 보내기)
TrackbackURL : http://hansang.egloos.com/tb/456350 [도움말]
  • 범죄를 재구성한다라... 2004/04/23 01:08 #

    범죄의 재구성 이번 주말에 보려고 예매해 놓은 영화인데, 보는이 마다 참 평가가 엇갈리는군요. 누구는 우리나라 영화 너무 오바에 욕이 난무한다.. 라고 하고 누구는 참 특이한 편집에 탄탄한 스토리여서 좋다.. 하고.. 여튼 기대 약간하고 있습니다. 마냥 욕+개그+뻔함 인 영화는 아닐것을요.. 트랙백 밸리에서 우연히 제목이 눈에 띄어서 열어보니 너무 자세히 써놓으신거 같아.. 우선 대충 훑어보고 영화보고나서 좀 자세히 읽어볼려구요. 시험보러 가는 것도 아니고 요소요소 알고 보면 재미없잖아요.. ㅋㅋ 하...... more

핑백

  • hansang's world is not enough : 타짜 (2006) - 최동훈 2009-07-20 00:15:12 #

    ... 타짜 - 최동훈허영만의 만화를 원작으로 "범죄의 재구성"의 최동훈 감독이 영상화한 영화입니다.한마디로, 저는 무척 재미있게 봤습니다. 원작 1부의 내용을 90년대로 끌어와 재구성했는데 상당히 긴 이야기의 원작을 잘 압축하고 넘 ... more

덧글

  • Sori 2004/04/20 16:19 # 답글

    영화 트랙백 보다가 마침 어제 본 영화라서요 :)

    1. 중반부터 나오지요. 시체가 하나 사라졌다, 고요.
    장소는 안동이었나.. 그거는 잘 생각이 안 나는군요.

    2. 처음에 수사과에서 최창호에 대한 얘기가 나올 때 그러죠.
    지금 러시아에 있답니다, 운운.
    그 다음에 최창호가 등장할 때까지 시간이 좀 흐르는 걸로 설정되어 있습니다.
    시간은 충분하지 않을까요?

    3. 많은 영화들에서 악당들이 망하는 이유는..
    그들이 서로를 믿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사기꾼들이라 서로에 대한 신뢰가 없었다는 것으로 보았습니다.
    그리고 제비의 행방에 대한 것은 돈을 가지고 갔든, 가지고 가지 못했든, 상관없는 일이었던 것 같습니다.
    진짜 최창호가 사기를 당했을 때 제비도 김선생을 도와
    그 일에 가담했었기 때문에 처음부터 제비에게도
    복수의 칼날이 겨눠져 있었던 것이지요.

  • Sori 2004/04/20 16:19 # 답글

    4. 서인경은 최창혁을 선택한 것으로 보입니다.
    사랑인지 아닌지는 그녀만이 알겠지요.
    다만 최창혁이 그녀와 파트너가 되게 한 것은
    마지막 부분에서 그녀가 보험금통장을 놓고 가버렸을 때,
    -즉 그녀로서는 도박을 했던 것이라고 봅니다-
    거기에서 최창혁은 이 여자가 돈 때문만은 아니었구나, 라고 생각하고
    파트너로서 함께 활동하게 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5. 그렇지요. 땅 사기사건 이후 최창혁이 그 의사에게 그러죠.
    언제쯤이면 다시 자기 얼굴로 돌아갈 수 있느냐고요.

  • hansang 2004/04/20 23:53 # 답글

    Sori : 찾아주셔서 감사드리고 좋은 답글에 더욱 감사드립니다. 한번 더 봐야겠어요. 제가 놓친 장면이 이렇게나 많다니...
  • 벨제뷔트 2004/05/09 02:40 # 답글

    저는 염정아 씨의 배역이 생각했던 것보다 많이 덜 파탈해서(...) 약간 아쉬웠답니다. 그리고 백윤식 씨는 '지구를 지켜라'에서도 대단히
    강렬했지만 범죄의 재구성에서는 그야말로 쾌감에 온몸이 부르르 떨릴
    정도의 원숙미를 보여주시더군요. 제 취향대로라면 이 쪽에 손을 들어
    주고 싶습니다... 만 역시 지구를 지켜라도 정말 대단한(여러가지 의미)
    작품이니까, 한번 기회가 닿으면 보실 수 있기를 바라겠습니다 ^^.
※ 로그인 사용자만 덧글을 남길 수 있습니다.


애드센스200200

알라딘200200

믹시

믹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