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얼 M을 돌려라! - 알프레드 히치콕
전직 테니스 스타 토니(Tony Wendice: 레이 밀런드 분)는 부자인 아내 마고(Margot Wendice: 그레이스 켈리 분)와 결혼한 뒤, 테니스를 그만두고 사업가로 그럭저럭 성공을 거둔다. 그러나 아내가 옛 동창이자 추리 소설가인 마크(Mark Halliday: 로버트 커밍스 분)와 사랑에 빠지자 아내의 유산을 노리고 청부살인을 계획한다. 그는 옛 동창생 스완(C.A. Swan/Captain Lesgate: 안소니 도슨 분)을 끌어들여 마고를 죽이도록 치밀한 계획을 꾸미고 자신은 알리바이를 위해 연적 마크와 함께 사교모임에 참석한다. 그러나 마고는 자신을 목 졸라 죽이려는 스완과 격투를 벌이다 엉겁결에 바느질 가위로 그의 등을 찌르고, 스완은 뒤로 넘어지면서 가위에 깊이 찔려 숨지고 만다.

토니는 이 우연한 기회를 오히려 역전시켜 아내를 계획적인 살인범으로 몰아가며 사형 선고를 받게 하는데 성공한다. 하지만 마고의 애인인 마크와 형사반장(Inspector Hubbard: 존 윌리암스 분)의 끈질긴 추격으로 결국 진상이 밝혀지게 된다.


굉장히 보고싶었던 영화인데 EBS에서 방영해 주길래 놓치지 않고 보리라 마음먹고 기다렸습니다. 일단 보고난 느낌은 "명불허전!" 입니다.

이 영화는 초반부의 토니의 치밀한 살인 계획과 약간씩 어긋나는 실제상황, 그리고 중반 이후의 토니의 아내를 살인범으로 몰아가는 두뇌게임이라는 크게 두가지의 이야기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초반부는 추리소설가 마크가 이야기한대로 “실제로는 제대로 될 리가 없겠죠”라는 완전범죄의 실현 불가능한 현실적 요소들만 잘 보여주고 있어서 재미있더군요. 계획과 달리 외출하려고 하는 아내라던가, 갑작스럽게 멈춘 시계로 타이밍을 놓친다던가, 급한 전화를 하려 하는데 공중전화에 사람이 들어가 있다던가 하는 디테일이 긴장감 있게 진행됩니다. 하지만 중반 이후 토니의 애드립이 오히려 초반의 완전범죄 계획보다 치밀함에서는 더 빛을 발합니다. (역시 애드립인가!)

하지만 정통 추리물의 구조에 비교적 충실하게 몇가지 단서, 그 중에서도 가장 치명적이었던 (!) 단 하나의 단서를 가지고 토니의 범죄를 밝히는 마지막 장면 역시 멋지더군요. 별볼일 없어 보이던 하버드 형사 반장의 추리가 빛납니다. 그에 비하면 추리소설가 마크의 활약은 기대 이하라서 약간 실망스럽네요.

히치콕의 걸작 중에서도 베스트에 꼽히는 작품답게 등장인물도 몇 없고 세트 하나에서 영화가 거의 다 이루어지지만 그 서스펜스와 치밀한 두뇌게임은 과연! 이라는 감탄사가 나옵니다. 토니역의 레이 밀렌드의 뻔뻔스러운 악당 연기와 마고역의 그레이스 켈리의 현재도 빛을 발하는 미모를 감상하는 것은 보너스겠죠.

개인적으로는 바람을 피운 마고도 벌을 받아 마땅하다고 생각되서인지 마크와 마고의 해피엔딩을 암시하는 결말부는 좀 아쉽습니다. 그래도 마지막 토니의 명대사는 기억에 남네요.

“마크, 역시 자네 말대로 잘 되지 않는군”

PS : 그동안 항상 궁금했었던 다이얼 M은 토니의 집 전화번호의 가장 앞에 있는 번호의 알파벳 이니셜이더군요. 여기서는 "Murder"의 의미도 있겠지만요...
by hansang | 2004/04/25 18:21 | 추리 / 호러 + 영화 | 트랙백(2) | 덧글(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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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ed from 게렉터블로그 at 2006/03/06 22:40

제목 : 다이얼 M을 돌려라 Dial M for Murder
"다이얼 M을 돌려라"는 한국 관객에게 꽤 친숙한 알프레드 히치콕 영화 중 하나 입니다. 그레이스 켈리의 출연작 중에서도 꽤 친숙한 영화로 꼽힐 법한 영화이기도 합니다. "다이얼"이라는 말 때문에 긴급한 연락이나, 전기 통신의 심상이 강해서 언뜻 첩보 영화를 떠올리게 하기도 하는 제목입니다만, 내용은 저택에서 일어나는 전통적인 추리소설과 비슷한 이야기입니다. 즉 "다이얼 M을 돌려라"는 많은 다른 알프레드 히치콕 영화처럼 살인이 일어나고,......more

Tracked from 내 청춘의 불꽃놀이 at 2007/04/23 10:41

제목 : 212. 다이얼 M을 돌려라 (Dial M for ..
알프레드 히치콕 감독 / 레이 밀랜드, 그레이스 켈리 주연(2007. 4)멋진 계획을 짤 수는 있지만 실행에 옮기는 건 자신 없어요의도한 대로 얘기가 흘러가는 경우는 없거든요히치콕이 1954년에 만든 스릴러. 히치콕과 그레이스 켈리가 처음 함께 찍은 영화이자, [이창]으로 시작되는 히치콕의 전성기를 연 작품이다. 단 36일 간의 촬영. 왕가위의 [중경삼림]처럼 히치콕은 재충전할 양으로 쉽게 만들었다고 했지만, 한정된 공간에서 ......more

Commented by kris at 2004/04/25 19:43
얼음공주라는 별명의 그레이스 켈리의 묘한 매력이 인상 깊죠!
며칠전에 케이블에서 하는거 또 봐도 역시 몰입하게 되는 영화!
히치콕을 사모합니다^^
Commented by rumic71 at 2004/04/25 22:54
언제고 벌을 받을 겁니다. 마리아님이 보고계십니다 (그게 뭔상관)
Commented by poirot at 2004/04/25 23:31
지난 주에 이어 이번 주도 못보고 말았습니다. -_- 분명 옛날에 본 것일거라고 생각하며 혼자 위로하고 있는 중,,
Commented by hansang at 2004/04/26 12:33
kris : 역시 거장은 거장입니다. 다른 작품들도 안 본거 빨리 챙겨봐야죠
rumic71 :그렇죠.. 천벌을 받아야죠....(마리아님?^^)
poirot : ㅎㅎ 아마 옛날에 보셨을거에요^^
Commented by kris at 2004/04/26 16:45
히치콕이 영국에서 만든 영화중에 제가 젤루 좋아하는게
Secret agent, savotage 입니다.
안 보셨다면 꼭 한 번 보세요. 느낌이 좀 다릅니다^^
Commented by hansang at 2004/04/26 17:38
kris : 꼬~옥 구해서 봐야겠네요^^ 추천 감사드려요
Commented by 功名誰復論 at 2004/04/27 13:11
그레이스 켈리. 얼음을 덮어쓴 불꽃이라 누가 그랬던가요. 그래서 그런지 사생활은 정말 불이 납니다. 배우는 영화 속 모습으로만 보기에 영화 볼 때는 전혀 신경이 안 쓰이지만, 세인트 테일 2기 오프닝 부른 물 건너 아줌마를 능가하는 사생활은 뭐라 말하기가 애매하더군요...
Commented at 2004/04/27 19:36
비공개 덧글입니다.
Commented by rumic71 at 2004/04/28 06:36
그래서 그 딸들도 그랬던 건가요... 뭐 연예계 사람들은 어쩔 수 없는 노릇이라고 치부하고 있긴 한데.
Commented by 功名誰復論 at 2004/04/29 19:54
꼭 연예계라서는 아닙니다. 그레이스 켈리는 원래 그런 여자더군요. 여자라서 돌 던지는 게 아니라, 워렌 비티나 하여간 남자 바람둥이 족속들도 좀 안 좋아하는 편이라.

아, 원래 이 영화는 입체 영화로 만들었습니다. 그거에 신경 쓰다 보니 장면 구도 같은 거나 전체적 연출은 다른 히치콕 영화에 비해 좀 떨어지는 편입니다.
Commented by rumic71 at 2004/04/29 23:25
워렌 비티는 다행히 자기하고 비슷한 여자들하고만 놀아나는듯...
(저는 우디 알렌 쪽이 사실 더 기분나쁩니다)
Commented by hansang at 2004/04/30 10:34
功名誰復論 : 입체요? 흠.. 어쩐지 좀 연출이 연극에 가까운 면이 있었는데 액션을 줄이기 위한 선택이었을라나요? 흠.... 그리고 뭐 그레이스 켈리는 그 정도면 성공한 인생이잖아요^^
rumic71 : 그래도 워렌은 아네트 베닝과 잘 살고 있지 않나요? 우디알렌은 정말 XXX놈이라는데는 동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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