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라한 장풍 대작전 - 류승완 영화를 보고


자신의 힘을 나쁜 곳에 쓰는 사람들을 혼내주고 싶어 순경이 된 철부지 상환. 그러나 조직폭력배의 발아래 무릎 꿇어야 하는 비굴한 순경이 그의 현실이었다. 어느 날, 좌절한 그에게 갑자기 다가온 사람들. "자네는 마루치가 될 재목이야! 장풍도 가르쳐 준다니까?" 그들의 이름은 칠선이라고 했다. 그리고 '아라치' 의진과의 첫만남도 그렇게 시작되었다!!!

이상한 사람들의 말을 믿을 수는 없지만, '아라치'라는 예쁜 소녀 의진의 말에 상환은 '마루치'가 되기로 결심한다. 그러나, 가르쳐 주겠다던 장풍과 공중부양은 뒤로 하고, 부황 뜨고, 청소하기로 하루하루를 보내는데... 그즈음 칠선들에 의해 봉해진 절대악 '흑운'이 봉인에서 풀려나고.. 세상은 그 어느때보다 '마루치'의 탄생을 기다리는데..... 과연 평범한 청년 상환은 '아라치'와 힘을 합쳐 세상과 평화로운 기를 지켜낼 수 있을 것인가…


상당히 관심있는 감독인 류승완 감독의 신작영화를 드디어 보게 되었습니다. “도시무협”이라는 생소한 장르로 공개된 “아라한 장풍 대작전”, 만화 “마루치아라치”에서 모티브를 따온 듯 한 이 영화는 류승완 감독의 “다찌마와리”와 유사한 코믹 액션물의 성향을 가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중반 이후 흑운이 봉인을 풀고 깨어나며 성지의 열쇠를 찾기 위해 칠선들과 싸워나가는 과정부터는 사뭇 영화가 진지해 지며 정통 액션 영화로 탈바꿈 합니다.

저는 초중반의 상환역의 류승범이 벌이는 여러가지 좌충우돌 해프닝이 훨씬 재미있더군요. 특히나 류승범의 코믹한 표정과 연기는 완전히 물이 오른 듯, 별로 웃기지 않는 상황에서도 돌발적으로 폭소를 불러 일으키는 장면장면은 정말 발군입니다. 여러 조연들, 특히 칠선들의 캐릭터도 재미있고 생활속에 “도”를 접목시켜 보여주는 장면 역시 뛰어납니다. 예고편에서 보여지듯 도시에 어울리는 여러 액션역시 고심한 티가 많이 나는 괜찮은 Visual을 보여주고요.

하지만 조직 폭력배에게 복수를 한 다음부터 영화가 심각해지며 흑운과의 마지막 결투는 거의 30여분에 걸쳐 강도 높은 액션을 보여줍니다. 중간중간 코믹한 액션 동작이나 말도 이어지지만 거의 정통 액션으로 보아도 무방할 정도로 고난도의 액션을 잘 표현한 것 같더군요. 하지만 너무 길어서 지루하기도 하고 흑운이라는 캐릭터의 강함이나 카리스마가 잘 묘사된 것 같지 않아 오히려 후반부에서 영화가 좀 맥이 빠지는 느낌입니다. 그리고 흑운역의 정두홍 무술감독이야 하드웨어 면에서는 더할나위 없었지만 “챔피언” 등에서 보여준 연기력을 별로 보여주지 못하는 것도 아쉽고요, 안성기씨는 왠지 미스캐스팅이라는 인상이 강합니다.

전체적으로 끝까지 보다 유쾌하게 만들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강하게 남네요. 그렇다면 “소림족구”를 넘어서는 한국형 코믹 액션 대작을 만들 수도 있었을 텐데요. 그래도 봉태규의 깜짝 출연과 더불어 영화는 마지막까지 잘 마무리 하고 있습니다.

장면장면에 CG티가 너무 많이 나기도 하고 영화의 각본이 별로 치밀한 맛은 없지만 상환이라는 류승범에게 너무나 잘 어울리는 캐릭터와 멋진 한국형 여전사 윤소이, 그리고 액션 장면으로도 꽤 볼만하다고 생각됩니다. 하지만 혹 후속편이 나온다면 더 코믹한 쪽으로 많이 보여줬으면 합니다.

PS : 그나저나 흥행 1위로 알고 있는데 토욜날 극장가서 봤는데도 반정도 비더군요. 벌써부터 힘이 빠지기 시작한 것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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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 유로스 2004/05/12 12:26 # 답글

    그래서 '아직 한 번밖에 안 봤나봐?'라는 광고를 하는 건가 보군요. 그 정도라면 트로이가 얼마나 관객을 끌지 모르겠네요. 흐음.
  • hansang 2004/05/12 13:11 # 답글

    유로스 : 딴건 몰라도 브래드 피트가 아킬레스에 어울리나요? 전사 이미지는 아닌데.... (에릭 바나는 좀 낫긴 하더군요)
  • rumic71 2004/05/15 04:53 # 답글

    노리고 꽃미남들 배치한 겁니다. 어느 분 말마따나 '여장이 어울려야' 하는 점도 있구요.
  • 벨제뷔트 2004/05/23 02:34 # 답글

    더 잘 만들 수도 있었을텐데 좀 밍숭맹숭하게 나와버려서 저도 많이
    아쉬웠습니다. 덕분에 후반부의 강도높은 액션(이건 솔직히 괜찮다
    인정해주지만)들마저 별로 와 닿지 않더군요. 휴우~ --.
  • hansang 2004/05/23 15:13 # 답글

    벨제뷔트 : 제가 보기에는 편집의 완급이 좀 더 필요하지 않았나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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