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고한 인품으로 소문난 일본 바둑계의 노장 다카무라 본인방, 그는 친구인 세가와 9단의 제자 우라카미 8단과의 천기위 방어전을 끝낸 직후 변사체로 발견된다. 천기위전의 주최 신문사인 대동신문사의 고노에 기자는 다카무라 본인방의 마지막 대국이었던 천기위전의 기보를 정리하다가 그 기보에 숨겨진 비밀을 알아내어 본인방의 죽음에 얽힌 비밀을 파헤치기 시작하며, 고집세고 우직한 성격의 우라카미 8단도 그 과정에 동참하여 본인방의 죽음의 배후에 얽힌 연쇄 살인 사건의 진상을 알아내게 된다…
이 책은 과거 “빙설의 살인”이라는 책으로 접했던 우치다 야스오의 데뷰작 장편소설입니다. 그간 제목은 자주 봤지만 별로 관심이 없던 차에 헌책방 순례(?)중 우연히 실물을 보고 싼 가격에 별 생각없이 구입하게 되었습니다. “빙설의 살인”은 작가의 시리즈 캐럭터인 탐정 아사미 시리즈인데 기대 이하였던 반면에 이 책은 기대 이상의 즐거움을 안겨준 작품이었습니다. 두편의 작품만 접해보았지만 일본 작가 특유의 성적인 묘사가 거의 전무하다는 것이 일단 돋보이더군요.
이 소설은 트릭이나 살인의 동기 측면에서는 그다지 와 닿지는 않지만 다른 작품에서 보기 드문 사상 초유의 암호 해독 트릭 하나만은 높이 평가할 만 합니다. 굉장히 독특하기도 하지만 "바둑"이라는 소재를 사용했다는 점에서 정말 신선하네요. 사실 살인의 동기와 그 배후를 풀어나가는 부분보다는 이 암호해독 트릭 부분이 훨씬 멋지고 독창적입니다.
하지만 어쩐지 이 암호해독 트릭 하나에 소설 전체가 좌우된다는 느낌도 지우기는 힘드네요. 작가 스스로 걸작 트릭이라고 생각했는지 소설 전체에 걸쳐 사용되고 있어서 막판에는 조금 힘이 떨어지는 감이 있습니다. 중반보다는 마지막 에필로그에서 한번 더 터트려 주는게 좋았을 것 같은데요. 거기에다가 사회파의 분위기를 어설프게 따라가면서 무언가 해결을 봄 직 하다가 결국 용두사미로 끝나버리는 마지막 결말 부분도 좀 아쉽습니다. 그나마 해피엔딩이라서 조금 다행이었지만요.
전체적으로 그다지 길지도 않고 쉽게 쉽게 읽을 수 있었지만 재미와 더불어 아쉬움도 많이 남는 중편 소설이었습니다. 그래도 지금은 “고스트 바둑왕” 등으로 어느정도 알려져 있는 일본 프로 바둑의 세계이지만 발표 당시에는 충분히 색다른 소재일 법 했고 그 소재를 굉장히 독창적인 트릭과 함께 보여준 부분은 높이 사 줄 만 합니다.
그나저나, 탐정 아사미 시리즈는 정말 괜찮은 작품인가요? “빙설의 살인”에서 너무 실망을 많이 해서….
혹시 읽지 않으신 분들을 위해 트릭의 내용을 남깁니다.
다카무라 본인방은 우라카미 8단과의 최후의 대국에서 고심하다가 평범한 수를 두고 결정적 순간에 생각 없이 바로 대응하는 등의 이해할 수 없는 바둑을 둡니다. 고노에 기자는 이 기보를 분석하다가 우라카미 8단이 바둑의 "시간제한"룰을 이용하여 한 수를 두는데 걸리는 시간을 이용한 모르스 부호 암호를 남겼다는 사실을 밝혀 내게 됩니다....
이 책은 과거 “빙설의 살인”이라는 책으로 접했던 우치다 야스오의 데뷰작 장편소설입니다. 그간 제목은 자주 봤지만 별로 관심이 없던 차에 헌책방 순례(?)중 우연히 실물을 보고 싼 가격에 별 생각없이 구입하게 되었습니다. “빙설의 살인”은 작가의 시리즈 캐럭터인 탐정 아사미 시리즈인데 기대 이하였던 반면에 이 책은 기대 이상의 즐거움을 안겨준 작품이었습니다. 두편의 작품만 접해보았지만 일본 작가 특유의 성적인 묘사가 거의 전무하다는 것이 일단 돋보이더군요.
이 소설은 트릭이나 살인의 동기 측면에서는 그다지 와 닿지는 않지만 다른 작품에서 보기 드문 사상 초유의 암호 해독 트릭 하나만은 높이 평가할 만 합니다. 굉장히 독특하기도 하지만 "바둑"이라는 소재를 사용했다는 점에서 정말 신선하네요. 사실 살인의 동기와 그 배후를 풀어나가는 부분보다는 이 암호해독 트릭 부분이 훨씬 멋지고 독창적입니다.
하지만 어쩐지 이 암호해독 트릭 하나에 소설 전체가 좌우된다는 느낌도 지우기는 힘드네요. 작가 스스로 걸작 트릭이라고 생각했는지 소설 전체에 걸쳐 사용되고 있어서 막판에는 조금 힘이 떨어지는 감이 있습니다. 중반보다는 마지막 에필로그에서 한번 더 터트려 주는게 좋았을 것 같은데요. 거기에다가 사회파의 분위기를 어설프게 따라가면서 무언가 해결을 봄 직 하다가 결국 용두사미로 끝나버리는 마지막 결말 부분도 좀 아쉽습니다. 그나마 해피엔딩이라서 조금 다행이었지만요.
전체적으로 그다지 길지도 않고 쉽게 쉽게 읽을 수 있었지만 재미와 더불어 아쉬움도 많이 남는 중편 소설이었습니다. 그래도 지금은 “고스트 바둑왕” 등으로 어느정도 알려져 있는 일본 프로 바둑의 세계이지만 발표 당시에는 충분히 색다른 소재일 법 했고 그 소재를 굉장히 독창적인 트릭과 함께 보여준 부분은 높이 사 줄 만 합니다.
그나저나, 탐정 아사미 시리즈는 정말 괜찮은 작품인가요? “빙설의 살인”에서 너무 실망을 많이 해서….
혹시 읽지 않으신 분들을 위해 트릭의 내용을 남깁니다.
다카무라 본인방은 우라카미 8단과의 최후의 대국에서 고심하다가 평범한 수를 두고 결정적 순간에 생각 없이 바로 대응하는 등의 이해할 수 없는 바둑을 둡니다. 고노에 기자는 이 기보를 분석하다가 우라카미 8단이 바둑의 "시간제한"룰을 이용하여 한 수를 두는데 걸리는 시간을 이용한 모르스 부호 암호를 남겼다는 사실을 밝혀 내게 됩니다....



덧글
功名誰復論 2004/06/03 16:06 # 답글
전에 일요신문 연재에서 재밌게 본 작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