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자군에 맞선 이슬람의 위대한 술탄 살라딘 - 스텐리 레인 풀
살라딘
스탠리 레인 풀 지음, 이순호 옮김, 정규영 감수/갈라파고스


이 책은 십자군 전쟁에 관한 책을 읽고 관심이 생겨 더 읽어보게 된 살라딘의 전기입니다. 위대한 군주 살라딘 (살라흐 앗 딘)의 일생을 출생에서 사망까지 디테일하게 서술한 책입니다.

서양인 시각에서 바라본 십자군과 기사도라는 잣대에서 아무래도 이교도 군주 살라딘에 대한 평가는 사자왕 리처드보다 낮을 수 밖에 없었고 때문에 인지도 측면에서 상당히 낮게 평가되고 있었지만 이 책은 그런 모든 상식을 뒤집는 책 입니다.

살라딘의 출생과 이집트 정복을 발판으로 이루어낸 제국의 건설, 결국 시리아와 메소포타미아 일대를 평정함으로 군주의 자리에 오르고 이후 성전, 지하드를 통해 예루살렘을 탈환하고 예루살렘 왕국을 거의 평정했지만 관대한 포로 정책으로 정복하지 않고 남겨둔 티루스를 기반으로 한 3차 십자군과의 공방전, 그리고 휴전이후 사망할 때 까지의 이야기를 충실한 사료와 치밀한 자료 조사를 바탕으로 냉정하게 그리고 있습니다.

이 책을 읽어보니 살라딘이 왜 아직까지 중동 지방에서 추앙받고 영웅시 되는지 잘 알 수 있었습니다. 한마디로 그는 전투에서는 거의 항상 승리하고 패자에게는 관대했으며 통치하는 백성들을 아끼고 독실한 이슬람 교도로서 기도와 참회에 충실하고, 스스로는 단 한푼의 부정축재나 사치를 하지 않은 진정한 군주였습니다.

특히 수없이 많은 배신을 때려버리는 유럽인 이교도들에게 관대한 정책으로 결국 3차 십자군의 난입을 허용하는 그의 실수는 그의 인간적인 면모를 잘 보여준다고 할 수 있습니다. 뭐 결국 3차 십자군도 성지 탈환에 실패하고 휴전에 합의함으로써 절반의 성공을 이끌어내긴 했지만요. 물론 그도 개인적 원한이 쌓여있던 케라크의 레지널드에게만은 단호한 모습을 보이긴 합니다.^^

그의 맞수로 표현되는 사자왕 리처드와의 비교를 통해 본다면 그의 뛰어남이 한층 더 돋보입니다. 사자왕 리처드는 전쟁에는 탁월했지만 다른 어떤 점에서는 살라딘과 비교할 수 있을 정도의 장점이 단 하나도 없군요. 오히려 동네 깡패에 가깝다고나 할까…. 뭐 영국 입장에서야 영웅으로 칠 수도 있겠지만, 지금의 이라크인 들이 느끼는 부시라는 존재처럼 중동인에게는 거대한 재앙일 뿐이었습니다.

비록 서양인이 썼지만, 저자가 다양한 사료를 참고하여 냉정하게 서술함으로써 기존의 서양인 시각에서만 바라보지 않은 공정한 살라딘 전기입니다. 오히려 이 책은 또 너무 살라딘의 찬양 일색이라 그것도 왠지 어색하긴 합니다. 하지만 상당히 치밀한 도판과 서술로 그려진 전쟁장면과 여러 일화들도 뛰어나고, 십자군에 대해 공정한 시각을 가지고 위해서, 또 살라딘이라는 인물에 대해서 알기 위해서는 꼭 읽어야 할 필독서가 아닌가 싶습니다.
by hansang | 2004/05/23 18:30 | 전쟁관련 독서 | 트랙백 | 덧글(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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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Ruri at 2004/05/23 18:31
고에이 게임때문에 관심이 있었는데 나중에 꼭 한번 봐야겠군요...
Commented by rumic71 at 2004/05/23 19:49
그래서 책 한 권만으로는 모든 것을 알 수 없는 거죠. 여러 주장과 시각을 비교해 봐야...
Commented by leiness at 2004/05/24 12:22
살라딘은 순수 아랍인이 아닌 쿠르드족 계열이라고 하더군요.
그래서 막상 아랍에선 좀 깍아 내린다는 소리를 어디선가 들어 본 것 같군요. 반면엔 쿠르드족들은 아주 자랑스럽게 여긴다고 합니다.
Commented by hansang at 2004/05/25 00:51
Ruri : 요새 이쪽 책을 몇권 읽었는데 재미있습니다^^
rumic71 : 네, 그렇잖아도 중동쪽 사람이 쓴 책도 구해보려고 하고 있습니다.
leiness : 쿠르드족은 맞지만 영웅으로 인정받고 있지 않나요? 저도 가보질 못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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