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66년, 지구를 비롯한 태양계가 버블이라 불리우는 명왕성 궤도의 두배크기의 정체불명의 광대한 검은 구체로 둘러싸여 별들이 사라진 시대, 즉 태양계가 외계 종족의 과학기술 능력에 의해 격리(quarantine) 당한 시대, 웨스턴 오스트레일리아의 사립탐정 닉 스타브리아노스는 익명의 의뢰인으로부터 24시간동안 엄중한 감시를 받고 있던 정신지체 여성의 행방을 찾아달라는 의뢰를 받는다. 닉은 각종 공학기술의 발달로 인해 나노머신에 의한 여러가지 모드를 갖춘 전직 경찰출신으로 로라라는 실종된 여성을 찾는 동안 그 여성이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양자역학에 의한 다양한 확률적 관측을 절대적인 경로로 스스로 축소할 수 있는 특수한 능력의 소유자로 그 능력의 모드화를 위해 “앙상블”이라는 정체불명의 조직에 납치되었다는 사실을 알게되고 그 자신도 앙상블을 위한 충성모드가 삽입되어 충실한 심복이 되어버린다. 하지만 닉은 뤼 키우충이라는 충성모드를 자신만을 위해 개조한(?) 과학자에 의해 스스로 확산능력을 삽입하게 되고 신에 가까운 능력을 획득하면서 스스로 “앙상블”의 실체와 버블의 존재에 대한 비밀에 다가가게 된다…. 간만에 읽어본 하드 SF입니다. 여러가지 상도 많이 탓을 뿐더러 워낙 걸작이라는 칭송이 높은 소설이라 취향은 아니지만 한번 도전해 보게 되었습니다. 소설 전체에 깔려있는 나노머신등을 이용한 모드라던가 각종 장치들에 대한 디테일과 격변한 지구촌에 대한 상세한 묘사, 무언가 하드보일드 적인 탐정이 등장하는 추리적인 설정은 초반에는 굉장히 기대를 가지게 할 만큼 재미있었습니다만, 아니나 다를까 이 소설은 본질적으로 실질적인 물리학에 바탕을 두고 “양자역학”이라는 학문에 굉장히 깊게 파고들어 이른바 “평행우주”라는 세계관, 그리고 지구인의 잠재적인 능력에 의한 우주의 위기까지 엄청난 스케일과 방대한 과학적 지식으로 펼쳐놓고 있습니다. 하지만 세상에.. 읽다가 머리에 쥐나는 줄 알았습니다. 사실 중반 이후부터 등장하는 각종 이론들에 대해서는 절반도 이해하지 못한 것 같습니다. 너무 어려워요! 제가 이공계 출신이 아니라서 더 심했겠지만 그래도 대중성이라는 측면에서는 많이 실패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실패의 이유 중에 너무나도 딱딱한, 원서를 그대로 직역한 듯한 재미없는 번역도 한 몫 단단히 하고 있다고 생각됩니다. 좀더 쉽게 번역할 수도 있었을텐데…. 행복한 책읽기 SF 총서는 그 기획도 환영할만 하고 선정된 작품 또한 이견을 표하기 힘들만큼 수준높고 좋은 작품들로 가득하지만 번역에는 보다 신경을 써야 할 것 같네요. 그래도 이렇게 어려운 이야기를 작가 나름의 상상력으로 펼쳐놓는 재주는 정말로 놀랍습니다. 보다 쉽고 간결한 문체로, 보다 하드보일드 느낌으로 번역한다면 한번 다시 읽어볼 만 할 것 같습니다. 만약 이게 쉽고 이해하기 쉽게 번역한 텍스트라면, 저에게는 이 장르가 전혀! 가망이 없는, 그야말로 quarantine 대상일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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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rlowe : 잔디인형이라..
by hansang at 09/03 머리모양이 돈 킹 같군요.. by marlowe at 09/02 가고일 : 재미는 있습니.. by hansang at 09/02 최근 등록된 트랙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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