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크리스마스 푸딩의 모험"에서도 소개했지만 첫 작품이자 표제작인 "패배한 개"는 원래 "크리스마스 푸딩의 모험"에 실리기로 되어 있었는데 편집상 이 쪽으로 넘어와서 출간되었다고 하네요. 그래서 이 작품만 다른 7편에 비교해 이야기가 더욱 길고 헤이스팅스가 나오지 않는 차이가 있습니다. 작품은 저택의 자신의 방에서 살해당한 애스트웰 경의 살인사건을 포와로가 의뢰받으면서 시작됩니다. 이미 조카인 찰스 레버슨이 체포되어 여러가지 불리한 증거로 인해 거의 범인으로 확정된 상태이지만 애스트웰 부인은 여성의 직감을 내세워 비서인 오웬 트레퍼시스씨를 범인이라고 주장합니다. 포와로는 저택에 머물며 애스트웰 경의 주위 사람들의 행적과 동기를 면밀히 조사하여 진범을 찾아내게 됩니다. 이만한 길이의 중편 작품 치고는 비교적 트릭이 신선하거나 이야기가 매끄러웠다는 생각은 들지 않고 의외로 포와로가 사건을 해결하는 시간이 오래 걸리는 것 같아 불만이었지만 범인의 심리상태를 "패배한 개"에 비유하여 전개하는 방식은 높이 살 만 한것 같습니다. 다만 일종의 "함정수사"를 통해서 범인을 잡아내는 포와로가 조금 비겁하다고 느껴지는 것은 어쩔 수 없네요. 두번째 작품 "플리머스 급행열차"는 급행열차 안에서 살해당한 시체로 발견된 대 부호의 딸의 사건을 해결하는 내용입니다. 트릭도 괜찮고 이야기도 깔끔하게 마무리되는 전형적인 퍼즐 미스테리 단편이랄까요? 편집자 주석으로 달려있는 "독자에의 도전"도 괜찮습니다. 세번째 작품 "승전 무도회 사건"은 가장 무도회에서 살해당한 시체로 발견된 젊은 귀족 크론쇼 경의 살인사건을 해결하는 내용입니다. 가장 무도회의 의상이 가장 중요한 트릭으로 쓰이는 만큼 시각적으로 그 정보를 알 수 없었다는 것이 가장 아쉽지만 포와로 특유의 "회색의 뇌세포"를 활용하는 추리 방식과 마지막의 연극적인 사건 해결 방식은 볼 만 합니다. 네번째 작품 "마켓 베이징의 수수께끼"는 밀실에서 자살한 듯 발견된 시체를 놓고 벌어지는 굉장히 짤막한 작품입니다. 트릭이 너무 단순해서 오히려 독자의 맹점을 찌르는 부분은 있지만 검시관이나 기타 관련자들이 그 사실을 간과한다는 전개는 조금 설득력이 떨어지는 것 같습니다. 다섯번째 작품 "르미서리어 가문의 상속"은 전통있는 르미서리어 가문은 "장자는 항상 불행하게 죽어 상속받지 못한다"라는 전설이 실제로 현대에도 적용되는 괴사건, 르미서리어 가문의 장자에게 닥친 비극적인 죽음과 현재 상속자의 큰아들에게 닥치는 위험한 사고들을 해결하기 위한 이야기입니다. 범인의 행동이나 동기가 마지막의 큰 반전으로 이르는 내용이 참 멋집니다. 역시 거장다워요^^ 여섯번째 작품 "콘월의 수수께끼"는 자신이 독살당할 것이라고 의심하는 펜젤리 부인이 포와로에게 사건을 의뢰하며 귀가후 바로 독살당하게 되자 포와로가 자책하며 사건에 뛰어드는 내용입니다. 일종의 치정극 스타일로 범인을 옭아매는 포와로의 모습이 독특했던 작품입니다. 일곱번째 작품 "클럽의 킹"은 이국의 왕자와 곧 결혼하게 되는 배우 세인트클레어 양에게 닥친 괴 사건을 다루고 있습니다. "브릿지"를 소재로 하고 있어서 중간 부분이 조금 이해가 되지 않아서 다른 작품들 만큼 재미있게 읽지는 못했습니다. 마지막 작품 "잠수함의 설계도"는 다른 앤솔로지에서 이미 읽었던 작품입니다. 수상의 저택에서 도난당한 잠수함 설계도를 찾아내기 위한 이야기인데 일종의 심리적 맹점을 노리고 쓴 이야기인 듯 합니다. "애크로이드 살인사건" 비슷하다고 할까요? 정통 퍼즐 미스테리이긴 하지만 약간 변화구인것 같네요. 재미있긴 했지만 조금, 어떻게 보면 시시할 수 있는 이야기라 아쉬웠습니다. 평작 정도의 작품이었습니다. 전체적으로 정통 퍼즐 미스테리의 애호가들이라면 즐겁게 즐길 수 있는 작품들이었습니다. 첫번째 작품 이외에는 전부 헤이스팅스가 등장하는 것도 좋았고 정통파의 명제-"가장 수상한 사람은 범인이 아니다!"-를 충실히 따르는 이야기 전개 방식이 오히려 고전적이라 좋았습니다. 다만, 이 명제를 너무 충실히 따라서 오히려 약점이 되는 점이 조금 안타깝기도 합니다. 읽고나서 생각해 보니 이야기가 거의 전부 케이블 TV에서 방영된 "크리스티 추리 극장"에 나왔던 이야기들이라 저는 더욱 즐겁게 읽었습니다. 녹화해 놓은 테이프를 다시 한번 찾아 봐야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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