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나긴 이별 - 레이먼드 챈들러 / 박현주 : 별점 4.5점 Book Review - 추리 / 호러

기나긴 이별 - 8점
레이먼드 챈들러 지음, 박현주 옮김/북하우스

사립탐정 말로우는 우연한 기회 도움을 준 테리 레녹스와 가끔 술잔을 나누는 친구가 된다.
그러나 그가 억만장자 하란 포터의 둘째딸 실비아와 재혼한 후 관계가 소원해지는데, 어느날 그가 갑자기 도움을 요청한다. 그의 부정한 아내가 별관에서 시체로 발견되고, 정황증거만으로도 체포되면 유죄 판결을 받게 되는 급박한 상황에 처했기 때문. 말로우는 테리의 국경 탈출을 도와주고, 그 사실이 밝혀져 체포된 뒤 갖은 고초를 당하지만 테리가 멕시코에서 자신의 범행을 기록한 유서를 남긴 채 자살한 시체로 발견되어 겨우 풀려나게 된다.
이후 말로우는 스펜서라는 출판인에게서 인기 대중 작가 로저 웨이드의 보호를 요청받고 그와 그의 미모의 아내 아이린의 생활에 끼어든 후, 웨이드의 심각한 알콜중독의 원인 규명을 위해 그와 아이린의 과거를 주변인의 시선으로 조사하던 말로우는 웨이드가 자살한 후, 의외의 진실을 알게 되는데...


레이몬드 챈들러의 최고 걸작이라고 알려진 작품. 주변인들의 강력한 추천으로 읽기 시작했는데 과연 명불허전이더군요. 필립 말로우의 카리스마와 존재감은 그야말로 발군이며 이른바 "싸나이"들의 우정과 독특한 "팜므 파탈"의 존재가 찬란하게 빛나거든요.
길거리를 배회하던 생면부지의 남자와 서서히 우정을 맺어 나가다가 그 남자가 관련된 사건에 의문을 품고 진상을 추적해 나가는 과정은 흡사 무협지, 나쁘게 말하면 좀 "마초"스러운 면도 있지만 필립 말로우라는 불세출의 캐릭터가 종횡무진 활약함으로써 남다를 재미를 선사하며 하드보일드란 이런거다!라는 것을 극대화한 묘사는 문학적인 성취마저 느끼게 해 줍니다. 수사의 과정이 비교적 세밀하게 묘사되고 이야기의 복선이나 반전 역시 일관성 있게 구성, 전개되기에 추리적으로도 높은 점수를 주고 싶고요.

물론 전혀 다른, 별개로 여겨지던 사건들이 하나로 귀결되는 이야기 구조와 진상에 도달하는 과정이 너무 길어서 어떻게 보면 좀 지루한 면이 있기는 합니다. 한번에 읽지 않으면 내용 전개를 제대로 파악할 수 없을 정도로 복잡하기도 하고요. 아울러 번역의 문제인지 모든 등장인물의 말투가 비슷비슷한 부분은 좀 아쉽네요. 말로우의 마초스러움이 극에 달해 있는 묘사도 정말 아주 약간, 거슬렸습니다. 정말 무협지스러운 묘사라 생각되었기 때문이에요.

그래도 필립 말로우의 명대사와 명장면이 속출하는 명편으로 하드보일드를 읽는다면 꼭 거쳐가야 할 작품이 아닌가 싶습니다. 별점은 4.5점입니다.

추천 명대사 : "안녕이라고 말하는 것은 잠시동안 죽는다는 것이다"
"정말 잘 가라는 말은 벌써 해 버렸단 말이야. 정말 잘 가라는 말은 슬프고, 쓸쓸하고, 절실한 느낌을 지니고 있을 걸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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