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기나긴 이별 - ![]() 레이먼드 챈들러 지음, 박현주 옮김/북하우스 |
사립탐정 말로우는 우연한 기회에 만나게 되어 도움을 준 테리 레녹스와 가끔 술잔을 나누는 벗이 된다. 그가 억만장자 하란 포터의 둘째딸 실비아와 재혼한 후 관계가 소원해 지지만 어느날 그가 갑자기 찾아와 도움을 요청한다. 그의 부정한 아내가 별관에서 시체로 발견되고 정황증거로 그가 체포되면 유죄 판결을 받게 되는 급박한 상황, 말로우는 테리의 국경탈출을 도와주고 그 사실이 밝혀져 체포된 후 갖은 고초를 당한다.
테리가 멕시코에서 자신의 범행을 기록한 유서를 남긴 채 자살한 시체로 발견되어 겨우 풀려난 말로우는 스펜서라는 출판인에게서 인기 대중 작가 로저 웨이드의 보호를 요청받고 그와 그의 미모의 아내 아이린의 생활에 끼어들게 된다.
웨이드의 심각한 알콜중독의 원인 규명을 위해 그와 아이린의 과거를 주변인의 시선으로 조사하던 말로우는 웨이드가 자살한 후, 의외의 진실을 알게 된다.
레이몬드 챈들러의 최고 걸작이라고 알려진 "기나긴 이별"입니다.
주변인들의 강력한 추천으로 읽기 시작했는데 필립 말로우의 캐릭터 자체는 정말 이 작품에서 엄청난 카리스마와 존재감을 보여주더군요.
거기에 이른바 "싸나이"들의 우정과 하드보일드 역사상 빛날 독특한 "팜므 파탈"의 존재 덕분에 작품이 하드보일드 역사에서도 길이 빛나는 명작이 되지 않았나 싶습니다.
길거리를 배회하던 생면부지의 남자와 서서히 우정을 맺어 나가다가 그 남자의 사건에 의문을 품고 진상을 추적해 나가는 과정은 흡사 무협지 같습니다. 나쁘게 말하면 좀 "마초"스러운 면도 있지만 필립 말로우라는 불세출의 캐릭터가 이런 면을 일축하며 종횡무진 활약함으로써 작품의 재미와 품격이 동시에 올라가는 것 같네요.
이러한 정통 하드보일드 다운 주인공에 걸맞는 내용 전개와 심리 묘사로 문학적인 성취를 이루었다면 추리적인 부분이나 정통 탐정물 같은 수사의 과정이 비교적 세밀하게 묘사되고 이야기의 복선이나 반전도 일관성 있는 스토리 전개 하에 구성되어 추리 소설로도 상당히 뛰어난 작품입니다.
물론 전혀 별개의 사건으로 여겨지는 사건들이 결국은 하나로 귀결되는 복잡한 이야기 구조, 그리고 진상에 도달하는 과정이 너무 길어서 어떻게 보면 좀 지루한 면이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한번에 읽지 않으면 내용 전개를 제대로 파악할 수 없을 정도로 조금은 복잡하게 구성되어 있어서 약간 부담스럽고 번역의 문제인지 모든 등장인물의 말투가 비슷비슷한 부분은 좀 아쉽군요. 거기에 말로우의 마초스러움이 극에 달해 있어서 약간은 현실성이 떨어지기도 합니다. (정말 무협지스러운 묘사라 생각됩니다)
그래도 필립 말로우의 명대사와 명장면이 속출하는 명편으로 하드보일드를 읽는다면 꼭 거쳐가야 할 작품이 아닌가 싶습니다.
추천 명대사 : "안녕이라고 말하는 것은 잠시동안 죽는다는 것이다"
"정말 잘 가라는 말은 벌써 해 버렸단 말이야. 정말 잘 가라는 말은 슬프고, 쓸쓸하고, 절실한 느낌을 지니고 있을 걸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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