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권 읽어왔던 십자군 관련 역사서의 대미를 장식한 책입니다. 제목 그대로 아랍계 저널리스트 출신 작가 (레바논 출신이라고 하더군요)가 당대의 역사서를 인용하며 그야말로 아랍인의 시각으로 십자군 전쟁을 묘사하고 있습니다. 아랍인의 시선대로 당대의 십자군을 국적 불문하고 모두 "프랑크 인"으로 묘사하는 시각에서부터, 초반의 십자군의 승승장구를 십자군의 당시 무적과도 같았던 기마병 때문만이 아니라 이슬람 세계의 분열이 큰 원인을 차지하는 것으로 묘사하며 초반부의 이슬람 세계의 혼돈기에서부터 장기, 누르 알 딘을 거쳐 이후 살라딘의 아유이브 왕조, 그리고 마지막의 이집트의 맘루크 왕조까지의 이슬람 세계 통일사에 내용의 많은 비중을 할애하고 있습니다. 일견 딱딱한 역사서 같지만 아랍식으로 쓰여져 이름도 외우기 힘든 여러 제후들과 왕, 영웅들이 등장하여 이슬람 세계의 패권을 놓고 싸우는 내용과 당대의 큰 전투들과 여러 전략, 암투의 묘사 등은 "삼국지"와 비교할 만큼 큰 재미를 안겨다 주는 책입니다. 다른 십자군 역사서들은 전체적으로 조금 딱딱하고 지루한 부분이 있었는데 이 책은 아무래도 전문 "작가"가 쓴 만큼 소설적인 재미가 보다 뛰어난 것 같습니다. 무엇보다 소설가 적인 상상력 보다 고증에 의거하면서도 이만큼의 재미를 끌어내는 것이 대단하다 할 수 있겠죠. 그간 알고 있었던 상식을 깨는 이야기도 많고 전형적인 서양 중심의 시각으로 알고 있다가 색다른 시각과 상황으로 해석하면 전혀 다른 이야기가 되는 내용도 다수 있어서 흥미진진하게 읽을 수 있었습니다. 특히나 아랍인들도 인정했던 티베리아스의 레몽이라는 인물이나 독일의 프리드리히 왕이 이슬람 세계에 경도되어 서루 우애를 주고 받은 사이까지 발전했다거나, 몽고제국의 침략 시 프랑크 왕국들과 몽고 제국이 동맹을 맺어 이슬람 왕국을 위협했다는 내용 같은 것은 처음 접한 내용이라 무척 신선했거든요. 아랍인의 시선으로 보았기 때문인지 유명한 이슬람의 제후들과 영웅들, 의외로 그들이 유일하게 인정했다는 로마제국의 황제들을 중점적으로 다루지 우리에게도 유명한 "말리크 알 인키타르 - 사자왕"리처드등의 유럽 십자군 인물들의 묘사가 거의 없는 것도 당연하겠지만 약간 특이하기도 하네요.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브린스 아르나크" 르노 샤티옹의 묘사가 약했다는 점 정도는 약간 아쉬웠습니다만...) 치밀한 고증과 조사를 바탕으로 한 역사서이긴 하지만 딱딱하지 않고 재미와 지적 흥분을 동시에 가져다 주는 보기드문 책입니다. 유럽인의 시각에서만 십자군 전쟁을 보아 왔다면 한번쯤 읽어 보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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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phemia : 평을 정확..
by hansang at 06/30 앗, 이걸 읽으셨군요. .. by euphemia at 06/30 marlowe : 지금 보니 그.. by hansang at 06/14 최근 등록된 트랙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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