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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븐 킹이라는 작가는 작품성은 그닥 인정하지 않지만 재미랄까.. 이야기를 끌어나가는 재주 하나는 탁월하다 여기는 작가입니다. 다른 책도 몇권 구입했지만 이번에 전집이 새로 출판되었더군요. 하지만 집에 이런 저런 스티븐 킹 단편집이 3권이나 있어서 이번에 새로 나온 정식 번역본은 구입하지 않았습니다. 이 책 역시 번역 출판된 책이 아닌 예전에 해적 출판했던 스티븐 킹 단편집입니다. 그래도 정식 번역본의 목차를 조사해 보니 제가 가지고 있는 단편집 3권의 내용이 거의 그대로 들어 있어서 별로 구입할 필요를 느끼지 못했습니다. 헌책방 만세!
일단 간만에 꺼내 읽은 이 책의 목차를 보자면... "작가 서문 : 광기와 공포에 관하여" "그들은 때때로 다시 돌아온다" "부기맨" "악의 다리미" "가짜봄" "예루살렘의 땅" "벼랑 끝에 선 사나이" "옥수수밭의 아이들" 의 작품이 수록되어 있는데 정식 번역본이 아닌 티를 내듯이 번역이 그다지 매끄럽지 않은 것이 조금 거슬리네요. 특히 인명이나 지명이 일어 중역의 티를 팍팍 내 주고 있다는 것이 조금 아쉽습니다. (뭐 새책 산것은 아니니 불평은 여기까지!) 전체적으로 스티븐 킹의 전형적인 룰을 따른다기 보다 뭔가 드라마에 신경쓴 듯한 단편들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일단 스티븐 킹 특유의 잔인한 묘사가 그다지 많이 등장하지는 않거든요. 한마디로 재미는 있는데 공포가 조금 약하달까요? "금연 주식회사" 까지 포함되어 있었으면 더욱 좋았겠지만 어쨌건 호러 소설 초심자가 읽기에 적당한 수준의 작품들로 이루어진 책입니다. 개인적인 베스트는 "악의 다리미"와 "벼랑끝에 선 사나이" 입니다. "악의 다리미"는 설정과 스티븐 킹의 전형을 잘 따르고 있는 점에서, "벼랑끝에 선 사나이"는 드라마에 굉장히 포커스를 맞춘 심리 단편이라는 점에서 추천할 만 합니다. "옥수수밭의 아이들"은 초자연적인 존재가 결국 등장해서 아쉽게 탈락했지만 좋아하는 작품입니다. 뭐 그야말로 무난한 단편집입니다. 킹에 대해 잘 모른다면 호불호가 극명하게 갈리는 작가이니 만큼 너무 긴 장편 말고 쉬운 단편부터 접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 보여지네요. 저는 개인적으로 "읽을만 하다"라는 평가를 주고 싶습니다. "그들은 때때로 돌아온다" 는 영화화된 작품이 30여편에 이르는 헐리우드가 사랑하는 작가 답게 90년대 초에 영화로 만들어졌던 단편입니다. 어렸을 적에 형을 살해했던 건달들이 20여년이 지나서 자신이 부임한 고등학교에 하나씩 전학을 와서 자신을 살해하려 한다는 내용인데 이야기 자체는 굉장히 평이한 편입니다. 마지막에 "주술"을 써서 그 건달들을 퇴치하는 결말도 그다지 마음에 들지는 않고요. 그래도 스티븐 킹 입문으로 적당한 수준의 공포와 재미는 전해 줍니다. "부기맨"은 정신과 의사를 찾아온 한 남자의 독백으로 거의 대부분의 이야기가 전개되는 약간은 특이한 작품이었습니다. 자신의 집 벽장에 숨어있으면서 자신의 아이들을 전부 죽인 "부기맨"이라는 악령에 대한 공포를 토로하다가 마지막에 그 공포와 대면하게 된다는 내용인데 TV시리즈 "환상특급" 류의 반전이었던 것 같습니다. 영상으로 만들어지면 더욱 효과적이지 않았을까 싶네요. "악의 다리미"는 악마가 깃들게 된 세탁기계에 대한 내용인데 특이하면서도 재미있었습니다. 일상 생활에서 사용되는 기계에 악마가 깃들게 된다는 상상력도 대단하지만 그 과정이 흥미진진합니다. 결국 다리미 기계가 정말 괴물이 된다는 마지막 결론이 약간 어처구니 없긴 하지만 스토리텔러로서의 스티븐 킹의 능력은 유감없이 보여주고 있습니다. "가짜봄" 은 "스트로베리 스프링"이라는 지방 특유의 날씨와 맞물리며 주인공에게 대학 학창 시절 벌어졌던 연쇄살인에 대한 기억을 불러 일으킨다는 이야기입니다. 줄거리는 주로 회상 장면을 토대로 진행되는데 "괴물"이나 "악마" 같은 초자연적인 존재가 등장하지 않는 것은 스티븐 킹 작품 치고는 조금 특이했지만 마지막의 반전은 약하지 않았나 싶기도 하네요. "딸기봄 (스트로베리 스프링)"이라는 제목으로 더 잘 알려져 있는 것 같습니다. "예루살렘의 땅"은 한 악마주의 광신자들이 거주하던 잊혀진 도시와 그 악마주의 광신자들의 교주의 피를 물려받은 가문의 후계자가 근처 저택에 살게되며 자신의 가문의 과거를 탐색해 간다는 내용인데 악마와 광기를 다루는 묘사라던가 조용하게 보여주는 공포가 인상적입니다. 내용의 대부분이 친구에게 보내는 서신 형태로 되어있는 것도 재미있고 간단한 암호트릭이 등장하는 것도 눈여겨 볼 만 하네요. 하지만 대표작으로 인식된다는데 그 정도 작품은 아닌 것 같은데요? "벼랑 끝에 선 사나이"는 공포보다는 심리묘사에 주력한 약간은 독특한 작품입니다. 재벌의 아내와 불륜 관계에 빠진 주인공이 재벌의 덫에 걸려 무모한 내기를 하게되는 이야기인데 짧은 시간동안에 벌어지는 복잡한 상황과 심리묘사를 효과적으로 묘사해 내고 있습니다. 스티븐 킹 소설치고는 이례적이지만 "금연 주식회사"같은 시니컬한 맛이 있어서 마음에 들더군요. (물론 "금연 주식회사"같은 멋진 반전이 나오지는 않습니다...) 표제작이기도 한 "옥수수밭의 아이들"도 꽤 괜찮은 단편입니다. 제가 싫어하는 초자연적인 존재가 등장하기는 하지만 여러 설정이 상당히 공포를 잘 이끌어내는 편이거든요. 특히 "옥수수밭"이라는 존재를 공포의 토대로 묘사한다던가 아이들만 살고 있는 도시라는 설정 등이 좋습니다. 마지막에 초자연적인 "옥수수밭 신"이 등장하지 않고 나름대로 합리적인 결말을 이끌어내었으면 더욱 좋지 않았을까 생각되지만, 뭐 작가 취향이니까요. 영화화도 되었는데 조사해봤더니 원작 소설의 "설정"만 빌려온 전혀 다른 스토리의 작품이더군요. ※ 로그인 사용자만 덧글을 남길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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