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낮의 유괴 - 모리무라 세이이치
인기 탤런트 야기하시 노리코와 불륜관계에 있는 도오토 대학 조교수 미야모토는 어느날 정사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와서 아내 구미코의 시체를 발견하고 곧바로 아들 미사오가 사라진 것을 알게된다.

그는 아들이 유괴된 것을 직감하고 노리코와 의논하여 아들이 돌아올 때까지 시체를 숨기고 유괴범과 접촉을 시도하며 아들을 돌려받기 위해 노력한다.

유괴범이 요구한 500만엔을 들고 그와 만나려 하지만 유괴범의 재치로 돈만 잃게 된 후, 호텔에 정통한 유괴범의 정체에 의문을 품고 해당 호텔의 직원 명부를 뒤지고 여러 단서를 조합한 끝에 용의자를 발견하지만 용의자가 도주끝에 눈 앞에서 사고로 죽어버리고 경찰에게 신고되어 노리코와 함께 경찰에 아내 살해 혐의로 체포되게 된다. 그러나 이 사건 이면에는 미야모토의 아내와 불륜관계였던 인기작가 마키노 케이스케의 뺑소니 사건이 존재하고 있었는데...


모리무라 세이이치의 작품으로 흔치 않게 "유괴"를 메인 테마로 다루고 있습니다. 조사해보니 1973년 작품이네요.(공식사이트가 있네요) 비교적 초기작품으로 상당히 기대를 하고 읽기 시작했습니다.

대학 조교수 미야모토 부부의 2중 불륜사건 (미야모토-노리코 / 마키노- 구미코 )과 뺑소니 사건과 유괴 살인사건을 씨줄과 날줄처럼 엮어 결국 하나로 귀결되는 전개는 모리무라 세이이치 특유의 스토리텔링을 잘 전해주고 있습니다. 흡사 "죽음의 연립방정식"이 떠오르는 전개더군요.

하지만 유감스럽게도! 중반부의 "유괴범"을 찾기위한 미야모토와 아키코의 활약까지만 재미있고 이후에는 지루합니다. 무엇보다 사건의 진상을 알려주는 살인범과 유괴범이 다르다라는 결정적 트릭이 너무 쉽게 드러난다는 것이 가장 큰 약점이죠. 불필요한 장면도 많아서 초반부의 코인로커의 열쇠에 대한 의문이나 열쇠를 삼킨 아이라는 설정, 이것들과 연결되는 마지막의 어이없는 에필로그는 대체 왜 들어갔는지 의문입니다. 그렇잖아도 지루해진 작품을 쓰레기로 만들어 버리는 것 같아 황당할 뿐입니다.

이 정도 내용이라면 "지유가오카"라는 지명을 "자유 언덕"이라고 번역하는 등의 오역은 오히려 애교로 보여지네요.

또한 불륜과 불륜이 겹친다는 지나친 통속소설류의 설정은 읽으면서 더 불쾌해지더군요. 왠놈의 정사장면은 이다지도 많은지... 이런 설정 없이도 충분히 재미있게 스토리를 끌고 나갈 수 있었을 것 같아 아쉽습니다.

그나마 유괴범과의 두뇌싸움은 꽤 흥미진진하고 특히 호텔맨 출신의 모리무라 세이이치 본인의 경험을 살린듯한 리얼한 호텔 묘사와 이른바 "3차원" 전달 방식이라는 기발한 몸값 전달 방법, 그리고 유괴범의 주소를 찾기 위한 일련의 단서들을 조합한 추리는 괜찮은 편입니다.

상당히 초기작인 편이라 기대를 많이 하긴 했지만 생각보다 별로더군요. 모리무라 세이이치는 다작 작가라 그런지 작품의 편차가 엄청난 것 같습니다. 어렵게 구해보긴 했지만 두번 읽게될 것 같지는 않군요.
by hansang | 2004/12/15 16:18 | 추리 / 호러 관련 독서 | 트랙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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