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일로 반스는 수수께끼의 전화 제보를 받고 상류층 자제들이 모여 경마 내기를 벌이는 저명한 화학교수 가든 교수의 집으로 찾아간다. 그 자리에서 교수의 아들 플로이드와 플로이드의 사촌 우디를 알게 되며 우디가 전 재산을 걸은 "냉정함"이라는 말이 경주에서 우승하지 못하는 순간 총소리와 함께 우디가 시체로 발견되는 것을 목격하게 된다. 반스는 현장 조사를 통해 우디가 경마의 실패로 자살한 것으로 보이지만 사실은 살해 당했다는 것을 밝혀 내지만 이어서 사건의 중요 인물인 간호사 비튼 양의 살인 미수와 가든 교수의 부인 마샤가 독살당하는 등 연달아 사건이 발생하고, 반스는 최후의 순간에 사건의 진상을 추리해 내어 모든 관계자들을 모아 놓고 "추리쇼"를 벌이게 되는데... 반 다인의 파일로 반스 시리즈로 해문 출판사에서 시리즈로 출간한 책을 우연찮게 헌책방에서 구입하여 읽게 되었습니다. 사실 해문같은 추리 전문 출판사가 있다는 것, 그리고 이런 시리즈를 기획하고 출간해 주는 것은 너무나 감사한 일이지만 개인적으로 반 다인의 소설은 그다지 좋아하지 않아 미루고 있던 차였는데 마침 기회가 되었네요. 반 다인의 작품들을 좋아하지 않았던 이유는, 그동안 제가 읽었었던 "벤슨"과 "비숍" 두 작품 모두 와 닿지 않았던 것이 큽니다. 가장 큰 이유는 탐정인 파일로 반스가 저에게는 그다지 매력적인 캐릭터로 다가오지 않았다는 것이었고 두번째는 두 작품 다 추리적으로 저에게 그다지 감흥을 불러 일으키지 못했다는 점입니다. 벤슨은 그다지 평가할 만한 내용도 별로 없었고 지루하기만 했으며, 비숍은 추리적으로는 괜찮긴 했지만 동기의 현실성이 부족했다는 점에서 마음에 들지 않더군요. 이 작품 역시 같은 점에서 불만을 품게 합니다. 파일로 반스는 언제나 처럼 잘난척의 연속으로 읽는 저의 짜증을 불러 일으키며, 추리적으로도 사건 자체의 미스테리는 그다지 복잡한 트릭은 아니지만 동기 자체의 현실성이 떨어져서 범인을 특정하기 어렵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범인의 동기가 전혀 와 닿지 않았거든요. 또한 마지막의 해결부에서 사건의 증거 자체가 거의 전무하므로 "추리쇼"를 통한 범인의 방심을 노리는 전개는 "추리쇼"에서 결정적 증거를 제시한다면 모를까 사실상 "방심" 하나만 믿고 연극을 하기 때문에 최악의 해결 방법이었다고 생각되네요. 심리적인 부분을 물고 늘어지는 반스 특유의 추리법으로 포장되긴 하지만 동기나 단서가 불명확한 상태에서 그러한 심증만으로 추리를 전개한다는 것 자체가 조금 넌센스라고 느껴집니다. 반 다인이 스스로 말한 것 처럼 "추리소설 작가는 6편 이상의 걸작을 쓸 수 없다"라고 했는데 이 작품은 반 다인의 총 12편의 장편중에서 9번째로 발표된 작품이라 격이 좀 떨어지는 것인지도 모르겠네요. 그래도 새롭게 번역되어서 야심차게 나온 작품답게 번역은 깔끔하고 책 자체도 이쁘게 나온 편이라 소장가치는 있다고 생각합니다. PS : 책 표지와 디자인은 좀 더 깔끔하고 이쁘게 만들 수 있을 것 같았는데 조금 아쉽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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