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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간마을 마블 스프링스에서 경찰관 폭행 혐의로 재판 받게 되는 탈보트는 우연찮게 법정에서 국제적인 범죄자라는 정체가 드러나자 경찰을 사살하고 억대 부호인 블레이어 루스벤 장군의 외동딸 메리를 인질로 삼아 도주극을 펼친다. 하지만 곧바로 전직 형사였던 현상금 사냥꾼 자브론스키에게 포획되어 장군이 내건 보상금 때문에 장군의 저택으로 끌려가게 된다. 하지만 장군은 그를 바로 경찰에 넘기지 않고 그의 해저 인양전문가로서의 전문 기술을 이용하여 모종의 계획을 벌이며 주인공은 목숨을 건지기 위해 그 명령에 따르게 된다.
장군의 명령으로 유전 굴착 시설인 X-13으로 이동한 주인공은 장군의 배후에 바이랜드라는 인물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되고 그의 협박과 강압으로 목숨을 내건 도박에 뛰어들게 된다. 그러나 이 모든 것은 연극이고 주인공에게 닥쳤던 몇년전의 사고와 깊은 연관이 있는 계획의 일부임이 밝혀지는데... 국내에는 잘 알려져 있는 작가는 아니지만 모험 소설의 거장인 알리스테어 맥클린의 장편 스릴러입니다. 원제는 "Fear Is The Key"로 왜 "하얀 장미"라는 제목이 붙었는지는 모르겠습니다.... 어쨌건 이 작가의 작품 및 원작 영화는 그동안 접했던 것은 전부 재미있게 보았었기 때문에 나름의 기대를 가지고 읽기 시작했습니다. 작가의 다른 작품들 처럼 외로운 주인공의 고군분투가 눈에 띄고, 주인공의 굉장히 특수한 기술 -해저 굴착 및 인양전문가-가 소설 전개에 굉장히 큰 영향을 미치는 줄거리는 독특합니다. 그러나 다른 작품들 보다 유머스럽고 경쾌하게 즐길 수 있는 부분은 많지 않고 굉장히 심각한 복수극으로 전개되어 약간 의외였습니다. "다이하드"시리즈를 보다가 "올드보이"를 보는 기분이랄까요? 추리적인 재미를 본다면 그다지 특기할 만한 것이 없는 스릴러지만 소설의 가장 중요한 배경인 원유 시추선이나 해저 인양에 관한 지식을 토대로 전개되는 이야기 구조가 상당히 정교하게 짜여져 있습니다. 또한 주인공의 모든 행위와 생각, 전개에 다 이유가 있고 주인공이 생각한 바를 합리적으로 설명하는 부분이 굉장히 치밀해서 작가의 노력을 짐작할 수 있게끔 합니다. 예를 들자면 주인공이 초반 납치극에서 타당하면서도 기상천외한 발상으로 경찰의 추적을 따돌리는 행동이라던가, 중반 이후 유전 굴착 시설 X-13에서 고군분투하며 모험을 펼치면서도 단순히 액션 자체에 의존하는 것이 아니고 스스로 방심한 부분과 미진했던 부분에 대해 다시한번 되새기며 긴장하는 장면들 같은 경우는 스토리 전개에 합리적인 이유와 근거를 제시해서 독자에게 고개를 끄덕이게 만드는 장면들이라 할 수 있겠네요. 이렇게 치밀하게 배치한 여러 복선들과 설정, 단서들이 맨 나중에 명쾌하게 밝혀지고 해결되는 부분의 지적인 쾌감역시 단순한 모험소설에 가까왔던 전작들과는 다른 재미를 안겨다 주네요. 하지만 클라이막스에서 주인공이 악당들 앞에서 자신의 정체를 밝히고 그들의 범죄 행위를 고백하게 하는 장면은 조금 억지스럽습니다. 그러한 장소를 고집해야만 했던 당위성이 떨어지거든요. 언제 죽을지 모르는 상황에서의 극적인 효과를 위해 너무 많은 것을 놓친게 아닌가 싶습니다. 거기에다가 멋진 주인공이라기 보다는 자기 파멸형 시니컬 하드보일드 캐릭터이기 때문인지 주인공에게 감정이입을 하기 힘든 점은 약점으로 보입니다. 여주인공의 비중이 약하며 여주인공에게는 달리 애인이 있다는 설정 역시 현실적이긴 하지만 역시나 감정이입에 문제가 생기는 설정이죠. 그리고 작중의 배경이 1950년 후반으로 설정되어 있는데, 시대적 배경 때문에 굉장한 거금으로 평가되는 1000만달러 상당의 보물은 지금 보기에는 수많은 악당들이 목숨을 걸만한 금액은 아니지 않나 하는 생각이 자꾸 듭니다. 그래도 단순히 모험 소설의 거장으로만 알았는데 나름대로 씨줄과 날줄처럼 치밀하게 엮은 스릴러 풍의 작품도 일정 수준 써 낼 수 있는 작가라는 사실을 알았다는 것 만으로도 유익한 독서였다 생각됩니다. 뭔가 2% 부족한 아쉬움은 지울 수 없지만 그래도 항상 평균작 이상의 재미는 선사해 주는 작가라는 것은 확실합니다. PS : 그나저나 번역이 좀 이상합니다. 열심히 읽기에는 조금 부족하고 딱딱한데 독자에 대한 조금의 배려가 아쉽네요. 이것 역시 2% 부족한 부분에 포함되는 이야기지만요. PS2 : 이 작가, 정말 꽤 괜찮은 재미를 주는 작품들을 써 내는데 우리나라에서의 지명도는 이렇게 낮은지 정말 모르겠습니다. 혹 알리스테어 맥클린이라는 작가를 좋아하신다면 덧글이나 좀 남겨주세요. 팬클럽이나 한번 조직해 보든가 해야 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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