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06/30 사라진 소녀 - 콜린 덱스터 / 김미희 [1]
2005/06/30 올 여름 구입 목록 작성 ver 1.0 [3] 2005/06/28 W의 비극 - 나츠키 시즈코 / 공문혜 [2]
16세의 소녀 발레리 테일러가 어느날 실종된다. 그로부터 4년 뒤, 소녀 실종사건을 수사하던 에인리 형사부장의 급작스러운 사고사로 모스 주임과 루이스가 사건을 인계받아 새롭게 수사에 착수한다.
모스는 발레리 테일러의 실종이 그녀의 임신과 관련되어 있다는 사실을 포착하고 그녀의 주변 남자들에 대한 조사를 펼쳐 나가는 와중에 그녀가 다니던 학교의 교감 베인즈가 살해된 시체로 발견된다. 주변 인물들의 동기와 여러가지 단서를 모아 모스는 스스로 추론하여 서서히 사건의 진상에 근접해 간다... 모스 경감 시리즈입니다. 지금 해문에서 새롭게 나오는 책은 아니고 이전에 "행복"이라는 출판사에서 간행된 작품입니다. 좀 옛날에 구입해서 읽었는데 처음 읽었을 때에는 좀 대충 넘어간 부분이 많아서 다시 가볍게 읽어 보았습니다. 일단 이야기는 상당히 간단합니다. 기둥 줄거리는 소녀의 가출사건과 연계된 과거 소녀가 다니던 학교 교감의 살인사건이며 관계자는 단 4명 뿐입니다. 교장 필립슨과 불어교사 에이컴, 그리고 소녀의 부모 뿐이죠. 사실 이 정도 소수의 인물만 관련되어 있다면 이야기 자체가 별로 복잡해질 필요는 없지만 역시 모스경감 시리즈답게 이야기를 복잡하게 꼬아놓고 독자에게 정보를 공평하게 제공하지 않으면서 이야기를 복잡하게 만들고 서서히 해답에 근접해 나가는 과정이 퍽 재미납니다. 특히 독자에게 정보를 공평하게 펼쳐놓지 않는 방식이 모스경감의 인간성을 이용해서 모스가 과거의 기록이나 증언을 거의 검토하지 않는 방식으로 처리해서 결과적으로 독자와 모스경감을 동일선상에 놓고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것이 독특하고 신선합니다. 또 모스의 추론이 "소녀는 죽은게 확실하다!"에서 "사실은 소녀는 다른 사람으로 변장했다!"로 넘어가는 과정이 상당히 설득력 있게 진행되는 것도 재미있네요. 이 모스의 추론의 각 단계별로 모스 나름의 증거는 없는 추론으로만 진행되지만 이게 별다른 기대없이 듣고있던 루이스조차 고개를 끄덕거리게 될 정도로 상당히 설득력 있어서 감탄스럽습니다. 물론 추론이 계속 틀리면서 당황해하고 창피해 하며 좌충우돌 하는 모습을 보는 것 역시 빠트릴 수 없는 부분이죠. 그 외에도 루이스 형사와의 컴비 플레이나 모스 경감의 개인적인 매력도 잘 살아 있는 재미난 작품이었습니다. 모스가 사건을 너무 건성으로 다루어 스스로 사건을 어렵게 만드는 부분도 있는 만큼 정통 추리물 독자에게는 약간 반칙으로 느껴질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워낙의 캐릭터가 그런 존재이니 만큼 이 부분 역시 저는 감안하고 즐길 수 있었던 부분이었습니다. 전체적으로 번역이 엉망이라 몰입해서 읽는데에는 약간 방해가 되었었고 결말이 좀 흐지부지한 편이라 약간 아쉽긴 하지만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제가 읽은 모스경감 시리즈 중에서도 재미만 따진다면 상위권입니다. 일단 유머가 굉장히 풍부한 편이거든요. 거기에 콜린 덱스터의 독자를 가지고 노는 듯한 작풍이 잘 살아있어서 더욱 재미있게 읽었던 것 같네요. 지금은 조금 구하기 힘든 책이 되어버렸지만 제대로 해문에서 간행되리라 생각됩니다. 제대로 된 번역으로 다시한번 감상해보고 싶네요.
부활하는 남자들 1,2 (이언 랜킨) - 각 8,500원
망량의 상자 - 상/하 (쿄고쿠 나츠히코) - 각 14,000원 와일드 소울 1,2 (가키네 료스케) - 8,500원 핑거포스트, 1663 - 보급판 세트 (이언 피어스) - 19,800원 800만 가지 죽는 방법 (로렌스 블록) - 12,000원 제리코의 죽음 (콜린 덱스터) - 10,000원 사라진 보석 (콜린 덱스터) - 10,000원 옥문도 (요코미조 세이시) - 미출간 라파엘로의 유혹 (이언 피어스) - 8,900원 새로 출간되는 책은 늘어만 가는데.... 돈은 없고 큰일이네요. 인터넷 서점의 추리 분야 리스트를 쭉 훝어보고 소장하고픈 책들을 한번 모아 보았습니다. 빨간색은 반드시, 어떻게든 사고 싶은 책이고 다른 책은 좀 더 검토 후에... 일단, 이언 랜킨이라는 작가는 한번 접해보고 싶어서이고 교코쿠 나츠히코의 작품은 어쨌건 제가 일본 추리 작품을 좋아해서, 그리고 모스 경감 시리즈는 개인적으로 팬이기 때문에 소장하고 싶으며 이언 피어스의 핑거포스트는 읽고 싶어한지 벌써 몇년 되어 가는데 책값의 압박 때문에 그간 좌절하고 있었지만 이번 기회에는 꼭 한번 사봐야 겠습니다. 여전히 비싸지만 그래도 "보급판"이라고 나왔으니 말이죠. 이것만 다 사도 8만원을 넘어가는군요. 솔직히 우리나라 책 값, 너무 비싸다는 생각이 다시한번 듭니다. 추리 독자로서 이 정도 작품군이 쏟아져 나오는 것에는 감사하지만 문고본 형식으로도 간행되어 나와 주었으면 하네요.
일본 굴지의 제약회사를 이끄는 와쓰지 요헤에가 정점에 있는 와쓰지 가문은 매해 정월을 후지산이 바로 지척에 바라다 보이는 아사히가오카의 별장에서 맞이하는 전통이 있다. 요헤에를 비롯하여 그의 아내, 동생, 그리고 조카딸 가족과 조카의 아들 등 직속 가문이 모인 자리에 조카딸의 딸인 마코가 다가오는 졸업 논문에 도움을 받기 위해 영어 가정교사 이치죠 하루미를 초대한다. 하지만 그날 밤 갑자기 요헤에게 살해되며 마코가 그를 살해했다고 고백하며, 남은 일가족은 힘을 모아 요헤에의 죽음에 관련된 가문의 수치스러움을 덮기 위해 외부에서 들어온 강도의 소행으로 사건을 위장하려 한다. 그러나 후지고꼬 경찰서의 형사들이 증거를 하나씩 수집하여 결국 내부의 범행임을 입증하게 되는데....
일본 여성 추리작가 나츠키 시즈코의 대표작 중 하나로 엊그제 여성작가인 미야베 미유키의 "인생을 훔친 여자 (화차)"를 읽은 김에 탄력받아 다시 읽게 된 작품입니다. 아주 예전에 읽은 책으로 어디선가 엘리리 퀸도 극찬했다는 이야기도 들었는데 사실인지는 모르겠지만 제목도 엘러리 퀸의 영향을 강하게 받은 느낌을 주긴 합니다. 하지만 제목의 의미는 단순한 차용만은 아니고 "와쓰지"의 W와 Women의 W의 중의적 의미입니다. 제목이 뜻하 듯 여성들의 캐릭터에 대한 연민이 작품속에서 강하게 묻어나고 있습니다. 한 부유한 가문의 총수이자 가장이 가족들 속에서 살해된다는 이야기는 일본 추리소설의 한 전통처럼 강하게 내려오는 설정으로 그다지 독특할 것은 없지만 일가족이 모두 나서서 범인을 보호해 주기 위한 공작을 펼치는 것은 분명 새롭습니다. 가족들도 다들 동기가 있지만 그렇게 콩가루 집안이 아니라는 것도 신선하고요. 추리적으로 본다면 상당히 괜찮은 트릭이 등장합니다. 일종의 상황 트릭이긴 한데 꽤 설득력 있어서 마음에 들더군요. 길이도 딱 필요한 길이만큼만으로 서술하고 있어서 몰입해서 읽을 수 있었고요. 또한 주요 캐릭터들이 여성이라는 점과 여러 상황, 심리묘사 등에서 여성작가 특유의 감수성이 잘 살아 있습니다. 하지만 탐정역인 이치죠 하루미의 캐릭터가 굉장히 약해서 작품내에서 별로 눈에 띄지 않는 것은 분명 약점이며 가장 결정적 동기이자 단서가 되는 민법 제 8백 9조의 내용이 등장한 이후 부터는 작품의 결말이 너무 뻔하게 흘러가서 아쉽습니다. 좀 모호하게 포장했더라면 더욱 흥미진진했을텐데 정통파라는 신념때문일까요? 정공법으로 작가가 서술하다 보니 독자에게 너무 많은 것을 알려줘서 결과적으로는 재미를 반감시켜버렸네요. 결론적으로 이야기한다면 중반까지는 상당히 재미있지만 후반 들어서 급격하게 힘을 잃는 아쉬운 작품입니다. 보다 짜임새 있게, 흥미진진하게 구성했더라면 하는 생각이 드네요. 그랬더라면 시대를 대표하는 작품이 될 수 있었을지도 모르는데 그냥저냥한 평작 수준에 그치고 말았습니다. 그래도 일본 여성작가 특유의 섬세함 같은 것은 충분히 느낄 수 있으니 일본 여성 작가 작품의 애호가라면 읽어볼 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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