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09/25 베트남 10000일의 전쟁 - 마이클 매클리어 / 유경찬 [8]
2004/12/06 여기 들어오는 자, 모든 희망을 버려라 - 안토니 비버 지음 [4] 2004/12/01 스탈린그라드 전투 - 김종화 저
"우리가 미국에 진정으로 바라는 것은 도덕적인 지원 외에는 아무것도 없다." - 호치민 베트남 전쟁에 대한 역사서입니다. 1945년 프랑스 식민지 지배와 호치민의 첫 등장에서 시작하는 글은 1975년 남베트남의 사이공 함락으로 끝을 맺고 있습니다. 제목 그대로 30년, 약 10000일에 걸친 이 기간동안의 베트남에 있었던 여러 전투와 베트남의 실상에 대한 자세한 묘사와 더불어 미국 사회의 다양한 반응까지 알기쉽게 실제 주요인물들의 인터뷰까지 실어가며 상세히 묘사하고 있는데 저자가 기자 출신이라 상당히 원칙에 충실하고 사실을 전달하는 능력이 뛰어나 방대한 기록을 잘 정리해 놓았다는 느낌이 드네요. 책을 읽으면 누구나 쉽게 이해할 수 있지만 프랑스와 미국의 개입이야말로 전혀 불필요했고 무의미한 돈과 희생만을 불러온 전쟁이라는 것을 다시금 알게 해 줍니다. 자칭 "세계의 경찰"을 자임하는 안하무인적인 사고방식이 얼마나 큰 댓가를 요구했는지가 철저하게 객관적인 시각에서 묘사되거든요. 미국 수뇌부의 오만과 무지를 까발림과 동시에 반전운동에 대한, 그리고 당시 사회 분위기에 대해 정말 기사를 보는 듯이 상세하게 그리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반전운동의 대부였던 유진 매카시 상원의원과 반전 운동에 대한 묘사가 상당히 이색적이고 재미있었습니다.) 무엇보다도 "베트콩"이라 불리웠던 영웅들에 대한 사실감 넘치는 묘사야 말로 압권입니다. 반공교육때문에 잘못된 정보를 전달받아왔던 우리와 우리 바로 앞 세대 한국인들에게 반드시 알려야만 하는 정보들이라 생각됩니다. 호치민은 물론이요 보 구엔 지압이나 둥 장군같은 전쟁영웅들의 청렴하고도 용맹한, 애국적인 삶은 재조명 받아야 마땅하다 보이네요. 그에 반해 남베트남의 티우 대통령이 영국 대 저택에서 가명으로 살고 있다는 것에 씁쓸함을 지우기 힘들었습니다. 그런데 우리도 상당 수준의 병력을 파병한 파병국으로 우리 나라에 대한 설명도 좀 들어갔으면 했는데 그런 내용이 없어서 아쉽습니다. 박정희 정권의 용병 장사가 좀 자세히 조명되었으면 좋았을 것을... 어쨌건 미국에 보수주의자들이 정권을 잡을때마다 세계가 위기에 처하는 것 같아 무섭네요. 이번에 아프가니스탄과 이라크에서 어느정도 성공을 거두긴 했지만 다행히 하늘이 노한 것 같아 태풍을 내리니 정신차리기만 바랄 뿐입니다. ![]() 이 책은 "스탈린그라드 전투"를 다룬 역사서입니다. 가격과 두께에 걸맞는 방대한 자료 조사와 저널리스트의 시각에서 조망한 객관적인 기록으로 스탈린그라드의 처음부터 끝까지, 그리고 그 후일담까지 그려내고 있습니다. 저자가 영국인이라서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양측 모두를 똑같은 수준으로 비판하고 있습니다. 스탈린을 중심으로 한 붉은 군대의 살벌하고도 무식한 전투 방식에 더불어 독일군 장성들의 이기주의와 기회주의 등도 잘 조망하고 있네요. 개인적으로는 독일군의 패전의 원인 중 하나로 만슈타인 원수의 기회주의적 사고방식을 꼽고 있는 것이 이채로왔습니다. 여태까지는 독일군 최고의 전략가이자 영웅같은 존재로 알았는데 의외로 냉정하고 객관적으로 묘사하고 있더군요. 또한 당시 병사들의 편지와 일기를 많이 소개함으로써 양국의 전투의 분위기를 잘 보여주고 있는 것 역시 흥미롭습니다. 소련 병사들은 검열 때문인지 대체로 맹목적인 애국심을 보여주고 있지만 독일 병사들의 편지는 공개된 자료가 소련측에 회수된 내용이 많아서인지 의외의 허무주의와 우울증을 보여주는 내용도 많더군요. 무엇보다 그동안 세계 최강의 군대로 알았던 독일군의 환상을 깨는 많은 증거들, 기아로 죽어가는 병사들이 속출했음에도 자기 개에게 버터를 바른 빵을 주는 장교가 있었다는 증언을 비롯하여 탈주자와 배신자들의 이야기는 끝도 없습니다. 오히려 소련군의 군기와 사기가 더 높았다는 것이 흥미롭네요. (조작된 내용도 분명 많았겠지만요) 그리고 항복 이후의 파울루스와 슈미트를 비롯한 장성들은 물론 각 병사들의 최후까지 그려내고 있는데 여기서 배신을 했건 안했건 고위층의 살아남는 퍼센트가 무척 높았다는 것에서 씁쓸함을 느낍니다. 역시 전쟁이란 불쌍한 병사들의 죽음 이외에는 아무것도 아니라는 것을 잘 보여주는 증거겠죠. 전투방식의 묘사도 박진감이 넘치고 전편에 일관된 객관적인 시각은 이 책의 수준을 한껏 높이고 있습니다. 이전에 읽었던 김종화씨의 책에 비하면 훨씬 수준이 높습니다. 번역이 약간 딱딱하고 지루한 것이 옥의 티이지만 관심있는 독자라면 한번쯤 꼭 볼만 합니다.
재미교포 김종화씨의 저술로 도서출판 세주에서 출간된 책입니다.
제목 그대로 스탈린그라드 전투를 처음부터 끝까지 서술한 책으로 스탈린그라드 전투와 파울루스 장군의 독일 제 6군, 그리고 추이코프의 소련 제 62군에 포커스를 맞추어 저술되었습니다. 초반부의 독일군의 파죽지세와 소련 62군의 소모전, 그리고 소련의 우라누스 작전에 따라 스탈린그라드에 포위되어 버린 독일 제 6군의 처절한 반격과 그 종말을 그리고 있습니다. 일단 자료적인 가치가 상당합니다. 당시 독일 제 6군에 소속되었던 부대들의 마크에서 시작하여 독일군 지휘관 계보, 소련군 지휘관 계보로 그 뒤를 잇고 당시의 작전 계획과 비교적 상세한 지도들로 전술사적인 가치를 높이고 있습니다. 대충의 간략한 이야기로 이미 알고는 있었지만 당시 상황을 300페이지가 넘는 본문으로 자세히 설명하는 이야기는 역시 흥미진진하며 여러가지를 느끼게 해 주고 있습니다. 이전에 읽었던 "아집과 실패의 전쟁사"에 이 전투가 포함되지 않은 것이 놀라울 정도로 지휘관들의 고집과 무식함이 특출납니다. 특히 상명하복에 충실했던 예스맨 파울루스에게 거의 모든 책임이 있다고 보여지는군요. 또한 잘못 알고 있었던 역사적 사실들과 그 후일담까지 잘 정리되어 있습니다. 저는 33만 제 6군이 전멸한 것으로 알고 있었는데 어쨌건 5만 정도는 탈출, 12만 정도가 포로로 잡혔더군요. 포로중에 6천명정도만 결국 귀국했긴 했지만... 전체적으로 관심있는 분야라 상당히 재미있게 읽긴 했지만 아쉬운 부분도 있습니다. 제일 먼저 소련군의 비인간적이고 무식한 부분을 강조하며 승리의 요인 역시 물량과 인원이었다고 폄하하는 듯한 시각입니다. 전사도 역사의 일부인데 이러한 주관적인,편향적인 시각으로 저술하다니 저자의 수준이 의심스럽기까지 합니다. 전체적으로 균형잡히지 못한 논조에 더해 일본책을 그대로 번역한 듯한 읽기가 상당히 따분한 문체 역시 높은 역사적 가치에도 불구하고 책 자체의 수준을 낮추고 있습니다. 비교적 충실한 사료들과 증언, 증거들에 비해 도판의 수준이 많이 열악한 것도 아쉽고요. 그래도 간만에 읽은 2차대전사로서 여러가지를 생각하게 해 준 책입니다. 역사에 가정은 없다고 하지만 여기서 파울루스가 몇번에 걸친 기회를 전부 손에 넣어 스탈린그라드를 점령했더라면? 그래도 소련의 우라누스 계획에 부딛혀 결국 전선을 내어 주었으리라는 것은 분명한 것 같습니다. 전선이 너무 길어져서 그것을 방어하는 것 자체가 불가능해졌기 때문이겠죠. 전쟁이 더 길어질 수는 있었겠지만 제 3제국의 영광은 결코! 찾아오지 않았을 것입니다... (소설 "Fatherland"는 정말 꿈일 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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