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테고리 : 추리+만화
2008/06/09   역전재판 1~3 - 마에카와 카즈오 [2]
2008/03/15   소년탐정 살별이 - 조항리 [2]
2007/12/26   고백 - 후쿠모토 노부유키 글 / 가와구치 카이지 그림 [2]
역전재판 1~3 - 마에카와 카즈오

형이 일본에서 직접 주문한 책을 지난 주말에 완독했습니다. 물건너 온 따끈따끈한 물건이었죠.

만화는 역전재판 게임 시나리오를 그대로 만화로 옮긴 것이 아니라 캐릭터와 설정만 유지한 채로 새로운 스토리로 전개되는, 게임과 비교한다면 훨~씬 추리물 성향이 짙은, 본격추리라 해도 과언이 아닌 정통 추리 만화였습니다. 표지의 띠지 선전 그대로 오리지널 각본으로 시작하는 새로운 사건 그 자체입니다. 또한 대부분의 트릭이 "만화"에 최적화된 이야기라는 것 역시 제법이고 말이죠.아울러 주인공 나루호도 군과 조수 야요이의 캐릭터도 잘 살아 있으면서 게임의 주요 캐릭터였던 야하리군이나 미츠루기 검사, 카루마 메이 검사, 재판장 등 친숙한 인물들의 등장은 팬으로서 무척이나 반가운 요소였습니다. (심지어 치히로씨 마저 잠깐 등장합니다)

그러나 게임과 동일하게 주요 추리가 법정에서 일어나며 상황을 뒤집는 법정 드라마적인 요소가 강한 탓에 실질적인 수사는 거의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것이 약간 아쉬웠습니다. 이러한 이야기전개는 게임의 성격을 너무 따라한 것 아닌가 싶을 정도로 지나친 면이 없잖아 있기도 했거든요. 주어진 눈 앞의 단서만 가지고 진상을 뽑아 낸다는 것은 어떻게 보면 "법정물"보다는 "안락의자 탐정물" 같아 보이기도 하더라고요.

에피소드별로 조금 더 자세히 이야기하자면

1권의 첫번째 이야기 "바람과 함께 역전"은 범인이 초반에 드러나는 도서 추리물 형태를 띄고 있는데 일종의 순간이동 트릭을 다루고 있습니다. 아주아주 사소한 단서를 통해 진상을 짚어내는 점, 특히 진상을 밝혀내는 과정이 게임과 굉장히 유사한 점 등이 원작 팬에게 충분히 어필할 수 있는 작품이었다 생각됩니다.

1권 후반 ~ 2권 초반부까지 이어지는 두번째 이야기 "역전의 사형대"는 천장을 자유로이 오가는 "거미남"이 등장하는 최초의 설정과 그것을 합리적으로 설명해 주는 트릭 자체의 아이디어는 괜찮은데 현실성이 좀 떨어진다는 약점 때문에 아주 높은 점수를 주기는 좀 어려울 것 같네요. 그냥저냥한 수준이었습니다.

세번째 이야기 "역전의 쇼타임"은 인형 탈 안에서 벌어진 세계에서 제일 작은 밀실 살인사건이라는 내용인데 제목 그대로 "역전" 자체가 주요 트릭으로 쓰인 것이 아주 괜찮았습니다. 사건의 동기가 설득력이 없긴 했지만 상당히 완성도 높은 트릭으로 만족스러웠던 작품이었습니다. 이야기 전개도 충분히 "역전재판" 스러웠고 말이죠.

마지막으로 네번째 이야기인 "역전의 예언서"는 솔직히 제일 실망스러운 작품이었습니다. 오컬트적인 분위기가 물씬 풍겨야 그럴듯 했을 텐데 약간 코믹스러운 분위기는 내용과 잘 어울리지 않았고 트릭 역시 별로 와 닿지 않았거든요. 범인을 특정하기가 쉬웠다는 것도 아쉬운 부분이었고요. 카루마 메이 검사가 여전한 채찍질을 선보였다는 점 하나만 마음에 들었습니다.

어쨌건 게임의 팬이라면 충분히 즐길만한 재미있는 만화로 보입니다. 작화도 괜찮은 편이고 캐릭터 역시 잘 표현되어 있는 등 즐길거리가 많거든요. 저는 충분히 즐거웠습니다. 한글판으로 출간되어 나루호도군의 "이~의 있습니다!"를 보다 많은 사람들이 즐길 수 있기를 바랍니다.
by hansang | 2008/06/09 18:06 | 추리+만화 | 트랙백 | 덧글(2)
소년탐정 살별이 - 조항리


파문경찰서 촉탁탐정인 소년탐정 "헤성같은 소년"은 미국 탐정 딕 트레이시의 초청으로 미국 유학 후 이름을 "살별이"라 고치고 "검은 그림자"라 불리우는 도둑단과 대결한다.


60년대 추리+모험 만화입니다. 만화책 앞에 나오는 시대 설명에 따르면 65년도 출간 작품같네요. 태권브이의 각본가로 더욱 유명한 조항리 선생의 작품이죠.

뭐 솔직히 재미는 별로 없었습니다. 그림책을 보는 듯한 평면적인 그림, 모든 등장인물이 똑같아 보이는 캐릭터, 그리고 밋밋한 전개는 그렇다 치더라도 사건의 흐름이 토막토막나서 그렇게 정교하게 짜여지지 못했거든요. 뭐 시대의 영향 탓도 있겠지만요.

마구잡이 전개는 황당할 정도인데 전작의 주인공 이름을 시작에서 바꿔버리고 시작하는 대인배적 전개에는 정말 감탄을 금치 못했습니다. "혜성같은 소년"이라는 이름이 작가 스스로 생각해도 많이 무리였나봐요^^
이렇게 전개되는데... 문제는 모습은 전혀 달라보이지 않는다는거죠^^

추리적인 요소는 주인공이 탐정이라고 소개되는 것 이외에는 거의 없지만 중간에 검은 그림자를 쫓다가 거지로 변장한 악당을 검거하는 장면 하나는 그런대로 추리적으로 볼 만 했습니다. "깡통"을 압수하려 하자 도망치려 했다는 점에서 수상한 인물로 짐작한 것인데 유치한 수준이긴 해도 나름 스토리에 잘 융합된 유일한(?) 장면으로 생각되네요.

지금 보기에는 그림과 스토리 모두 너무나 낡았지만 그냥저냥 자료적인 측면에서 한번쯤 볼만했습니다. 맞춤법 등이 지금과 거의 유사한 것이 눈에 띄였고 경찰과 경찰자, 배경에 대한 묘사 역시 디테일하게 보면 재밌는 구석이 있었으니까요. 어둠의 경로로 1권만 어떻게 구해 보았는데 변장한 검은 그림자에게 납치된 살별이가 어떻게 될 것인지 살짝 궁금해 지기도 합니다. 1권이 납치된 장면에서 페이지가 모자라서 다음권으로 이어진다고 하며 끝나거든요. 혹시 살별이의 운명에 대해 아시는 분은 제보 부탁드립니다^^
by hansang | 2008/03/15 21:44 | 추리+만화 | 트랙백 | 덧글(2)
고백 - 후쿠모토 노부유키 글 / 가와구치 카이지 그림
고백 Confession 1 - 6점
가와구치 가이지 그림, 후쿠모토 노부유키 글/삼양출판사(만화)


아사이는 대학 동창이자 같은 산악회 소속인 친구 이시쿠라와 함께 산에서 조난당한다. 다리를 다친 이시쿠라는 죽음을 각오하고, 자신을 버리고 가라고 말하며, 자신의 과거 살인을 고백한다. 그러나, 아사이가 곧바로 산장을 발견하여 둘이 무사해 진 순간, 이시쿠라는 자신의 과거 범죄를 알고 있는 아사이에게 살의를 품게 되고, 아사이 역시 그 사실을 눈치채게 된다.

눈으로 폐쇄된 산장에서 구조대는 내일 아침에야 도착하는 상황. 아사이는 다리를 다친 이시쿠라를 벗어날 수 있으리라 굳게 믿지만 아사이가 고산병에 걸려 앞을 보지 못하게 되는데...

"카이지"로 유명한 후쿠모토의 글을 "침묵의 함대"의 가와구치 카이지가 그림으로 그린 단편 만화입니다. 국내판은 절판인데 북오프에서 원서를 싸게 구입해서 읽게 되었습니다.

일단, 눈으로 폐쇄된 산장이라는 아~주 오래된 배경 설정이 왠지 친숙합니다. 게다가 등장인물이 단 두 명(!)이라는 심플하면서도 서로의 살의와 추격이 오간다는 이야기는 무척 현실적이고, 무엇보다도 후쿠모토씨 특유의 징글징글한 심리묘사와 자신이 처한 긴박한 위기를 순간순간 번득이는 두뇌로 해결해 나가는 등의 재미가 잘 살아있더군요. 뭐니뭐니해도 합당한 동기에서 비롯된 두 남자의 사투가 너무나 설득력있게 전개되는 것이 한시도 마음을 놓을 수 없게 만드는 것이 이 작품의 최대 매력이죠. 
 
고백을 통해 촉발되는 살의라는 소재는 좀 진부하지만 이 고백에 얽힌 사건이 또다른 복선을 지니고 있다는 것 역시 괜찮은 설정이었고, 결말 부분의 반전 역시 명쾌해서 마음에 듭니다. 진부한 소재에 진부한 결말이라 할 수도 있겠지만 "들어버린 녀석이 나빴어..." 라는 처음의 독백이 결말에 반복되는 구성이 이러한 반전을 극대화한다는 것이 좋더군요..

하지만 기대했던 가와구치 카이지의 그림을 통한 재미의 상승효과는 생각보다 덜했습니다. 후쿠모토씨의 가장 큰 약점이 그림이기에 작화 하나는 정평이 나 있는 가와구치씨가 그림을 그리면 보다 놀라운 작품이 되지 않을까 해서 기획된 작품인 듯 싶은데 후쿠모토씨의 이야기 전개가 왠지 가와구치씨의 그림과는 잘 맞지 않더군요. 나름 각색하여 자기 풍으로 전개하였더라면 더 좋았을 듯 싶은데 곧이곧대로 그린 탓인지 부조화가 심하고 그림과 이야기가 따로 노는 느낌이 강했습니다. 역시 자기 이야기는 자기가 그려야 제맛일지도 모르겠네요.

앞서 말한 그림과 스토리의 부조화로 생각보다는 기대에 미치지 못한 기획물입니다. 그러나 작품 자체만으로 놓고보면 역시 탁월한 구성력 때문에 빛이 나긴 합니다. 만화는 역시 그림보다는 이야기라는 것을 새삼 느끼게 되네요.

by hansang | 2007/12/26 17:03 | 추리+만화 | 트랙백 | 핑백(1) | 덧글(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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