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그 : 역사추리
2008/06/10   암스테르담의 커피상인 - 데이비드 리스 / 서현정
2008/05/24   쇠못 세개의 비밀 - 로베르트 반 훌릭 / 이희재 [4]
2008/05/23   종소리를 삼킨 여자 - 로베르토 반 훌릭 / 이희재
암스테르담의 커피상인 - 데이비드 리스 / 서현정
암스테르담의 커피 상인 - 6점
데이비드 리스 지음, 서현정 옮김/대교북스캔(대교베텔스만주식회사)

암스테르담의 상인 미후엘 리엔조는 한번의 파산으로 동생 다니엘에게 얹혀 사는 신세. 그러나 전부터 알고 지내던 네덜란드 여인 게이트라위드로부터 커피 거래를 조작하자는 제안을 받고 기발한 아이디어를 구상하여 3000길더나 되는 돈을 투자받는다.

하지만 이전의 악연으로 경쟁 관계에 있는 암스테르담 유대인 조직 마아마드의 실력자 파리도의 견제 등으로 서서히 게이트라위드의 배후세력에 대해 의심하게 된다. 결국 최후의 거래를 통해 파리도와 단판 승부를 벌일 결심을 굳힌 미후엘은 금기시 되어 있는 마지막 작전을 펼치는데...

전에 재미있게 읽었던 소설들의 주인공 유다의 사자 벤자민 위버가 등장하는 추리물인줄 알았는데 왠걸, 위버의 조부뻘인 미후엘 리엔조가 등장하는 추리적 요소는 별로 없는 역사 기업 소설이었습니다.

추리적 요소라면 커피를 대상으로 한 작전세력(?)의 진정한 흑막이 누군이냐에 대한 것인데, 사실 작중에 계속적으로 음모의 주체로 등장하는 미후엘의 라이벌 파리도가 결과적으로는 흑막이었고, 회고록 형태로 삽입된 고리대금업자 알페론다의 기록을 통해 배후의 암투가 상세히 드러나는 편이라 높은 점수를 주기는 힘들었습니다.

또한 마지막 선물시장에서의 바람 장사 작전은 너무 쉽게 이루어져서 좀 맥이 빠졌습니다. 과정은 굉장히 드라마틱하고 잘 표현되어 있어 읽는 재미는 충분하지만 작전 그 자체가 워낙에 시시하고 단순한 작전이라서요. 물론 요아심이라는 캐릭터가 등장하여 국면을 전환시키는 약간의 반전은 있지만 사기와도 같은 책략이라 엄청난 음모, 그리고 두뇌싸움의 결말 치고는 뒷맛이 씁쓸할 뿐이었습니다.

그러나 아주아주 재미있는 책이고 아주 몰입해서 시간가는줄 모르고 읽을 수 있는 작품이기도 했습니다. 거래에 대한 불꽃튀는 두뇌게임과 서로 속고 속이는 관계, 복잡한 음모가 아주 잘 묘사되고 있으며 당시 암스테르담과 유대인 사회에 대한 치밀한 고증 및 묘사는 역시나 최고였고요. 워낙 재미 측면에서 뛰어나기에 역사관련 팩션으로는 두말할 나위 없는 좋은 작품으로 적극 추천하고 싶네요.

한줄로 감상을 평하자면 "유대인하고는 절대로 거래하지 마라"

이상입니다^^

by hansang | 2008/06/10 10:43 | 추리 / 호러 관련 독서 | 트랙백
쇠못 세개의 비밀 - 로베르트 반 훌릭 / 이희재
쇠못 살인자 - 8점
로베르트 반 훌릭 지음, 이희재 옮김/황금가지

디 판관은 새로운 부임지 북주에서 충실한 4명의 수하와 함께 새롭게 사건 수사에 착수한다. 최초에 접수된 사건은 랴오 조합장의 딸 랴오 렌팡 처녀 실종 사건으로 사랑의 도피로 여겨 큰 관심을 두지 않았지만 지물포를 하는 예씨형제에 의해 자신의 여동생이 살해당했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하여 목없는 여인의 시체를 발견하여 다시금 신중한 수사에 돌입하게 된다. 그 와중에 북주의 유명한 권법가 란 사범이 독살당하는 사건까지 발생하고 결국 우여곡절끝에 각각의 사건의 용의자를 알아낸 디 판관은 한 사건 해결 후 용의자를 심문하나 결정적 증거를 잡지못해 고민하고, 결국 금기시 되어 있는 시체 발굴 부검을 자신의 직위와 목숨을 걸고 착수하게 되는데...


어제 읽은 "종소리를 삼킨 여자" 에 필받아 연달아 읽어버린 디판관 시리즈 2번째 작품입니다. 재간되긴 했지만 저는 예전 디자인 하우스 판본으로 다시 읽었습니다.

이 작품 역시 옛스러움과 이색적인 분위기는 전작과 동일합니다. 그러나 몇가지 세세한 점에서 차이점을 보이는데요. 일단 가장 큰 차이점은 싯구와 더불어 전작의 무대인 푸양과는 다른 엄청나게 추운 북주의 겨울 풍광이 더해지며 섬세한 드라마가 더욱 강조되었다는 점입니다. 덕분에 호쾌한 맛은 부족하지만 감성적인 면에서 은근한 멋을 풍기네요. 

여러가지 사건이 동시다발적으로 벌어지며 이야기가 전개되는 방식 역시 그대로인데 랴오 처녀의 실종 사건과 머리없는 시신 사건, 권법가 란 사범의 독살 사건, 그리고 쇠못 살인 사건이라는 사건입니다. 중간에 사탕과자 상인의 에피소드와 같은 곁가지 추리담도 담겨 있긴 하지만 크게 이 네가지 사건이 복합적으로 전개되는데 두가지 사건 씩 쌍으로 연관된어 진행된다는 점에서 전작보다 더 정교하게 잘 짜여진 이야기 구조라는 생각이 들게끔 했습니다. 두가지 쌍은 실종사건과 머리없는 시신 사건, 그리고 독살과 쇠못 살인 사건의 조합입니다.

특히 추리적으로 "머리없는 시신 사건"은 "이집트 십자가의 비밀" 처럼 시체 바꿔치기 트릭이 등장하는데 복선과 단서가 명쾌해서 완성도가 높습니다. 그러나 "독살 사건"은 고대 중국의 퍼즐 놀이라 할 수 있는 "칠반 (탱그램이라고도 하죠)"을 이용한 다이잉 메시지는 특이하지만 범인이 너무 초반에 드러난다는 점과 별다른 트릭은 없어서 약간 부족한 맛이 느껴졌는데 이 사건과 연관되어 있는 "쇠못 살인 사건"의 고전적이고도 독특한 트릭이 부족한 점을 충분히 보충해 줍니다. 이 쇠못 살인 사건 트릭은 국내 추리 만화 "다모"에서도 접했었던 것이라 아주 새롭지는 않았지만요. 참고로 이야기하자면 개인적으로는 "다모" 쪽이 더 정교한 느낌이라 생각됩니다. "흉기"의 은닉이 고려되었어야 할 거 같거든요^^

어쨌건 다시 읽어도 무척이나 신선하고 재미있는 작품이었습니다. 전작에 비하면 사건이 보다 소박하고 드라마가 강조되었다는 점과 여성에 대한 가혹한 묘사나 잔인한 처형에 대한 묘사 등 껄끄러운 부분이 줄어들고 잔잔한 맛이 느껴진다는 점 때문에 전작보다 더욱 마음에 들었고요.

역시나 뒷부분 저자 해설에서 밝히듯 고대 중국의 실제 사례나 범죄 소설집에서 따온 이야기들이라고 설명하고 있는데 그 원전에 대한 설명도 충실해서 자료적 가치도 충분하고요. 충분히 다시 재간될 만한 재미와 가치를 가지고 있는 작품으로 보이네요. 디 판관 시리즈의 계속된 출간을 기대해 봅니다.

그나저나.. 원제도 단지 "중국 쇠못 살인사건" 인데 왜 이 번역본은 "쇠못 세개의 비밀"로 제목이 붙은걸까요? "쇠못 두개의 비밀" 이었으면 이해가 되는데 당쵀 알 수가 없군요. 번역자에게 물어볼 수도 없고... >> euphemia 님의 비밀덧글을 보고 이유를 알았습니다. 앞부분 프롤로그를 아무 생각없이 넘긴 제가 착각한 것이었네요^^ 좋은 정보 감사드립니다.
by hansang | 2008/05/24 21:53 | 추리 / 호러 관련 독서 | 트랙백 | 덧글(4)
종소리를 삼킨 여자 - 로베르토 반 훌릭 / 이희재
쇠종 살인자 - 6점
로베르트 반 훌릭 지음, 이희재 옮김/황금가지

당나라 시절, 푸양의 새로운 판관으로 임명되어 부임된 디 공은 유능하고 성실한 수하 훙 수형리와 마 중, 차오 타이, 타오 간과 함께 고을의 여러가지 송사를 해결하기 위해 동분서주한다. 사건은 푸주한 딸 순옥의 강간 치사 사건이 제일 먼저로 순옥의 연인인 서생 왕이 이미 용의자로 수감된 상태이지만 디 공은 진범을 꿰뚫어 본 뒤 마 중에게 진범을 잡아올 것을 명하고, 곧이어 고을의 "아이를 점지해 주는 절"로 유명한 보자사의 실상에 대한 조사에 착수한다.

그러나 이러한 사건들보다 가장 크고 위험한 사건은 광둥에서 옮겨온 대악당 린 판 사건으로 부유하고 세력도 강하여 한 집안을 멸문시킨 뒤에도 위세가 당당한 그를 잡아넣기 위해 디 공은 전력을 다하는데...


디 판관 시리즈 작품으로 최근 "쇠못 살인자"는 재간되었지만 저는 예전 디자인하우스 판본으로 시리즈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중국의 셜록홈즈 디 젠지에 추리소설"이라는 거창한 타이틀에 간만에 옛 생각이 나서 들춰보았다가 끝까지 다시 읽어버렸네요. 치매가 오는건지 뇌에 기억이 전부 휘발되어 걍 처음읽는 책 같아서 아주아주 새롭더군요.

어쨌건 읽다보니 재미는 있지만 좀 기분 나쁜 점도 있었습니다. 일단 저자가 네덜란드인인 탓에 중국 당나라를 무대로 명판관 이야기를 쓰려다보니 뭔가 좀 어색한 부분이 느껴졌거든요. 물론 이야기는 아귀가 딱딱 들어맞고 고증도 정확해 보이지만 뭔가 고지식하게 사료를 들여다 본 느낌이랄까... 한마디로 너무 고대 자료를 날 것 그대로 소설화 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예를 들자면 잔인한 형벌의 묘사와 여성에 대한 성폭행 이야기가 내용 전반에 걸쳐 주요 범죄 및 단서로 쓰인다는 점, 부패하고 무능한 말단 포교의 이야기 같은 것들 말이죠.

또한 이야기도 하나의 일관된 스토리가 있는 것이 아니라 여러가지 사건이 순차적으로 벌어지고 해결하는 과정을 담고 있어서 여러편의 단편으로 쪼개는 것이 더욱 낫지 않았을까 싶었습니다. 세가지 이야기 중 하나인 보자사라는 절에서의 사기(?) 행각을 폭로하는 부분의 주요 인물에 대한 이야기가 앞부분에 복선처럼 제시되는 등 장편으로 가져야할 장점을 살리는 부분은 있지만 내용의 극히 일부분일 뿐이어서 장편으로서의 존재감은 아무래도 쳐지는 듯 합니다. (참고로 이 부분은 저자의 해설에 따르면 고대 중국의 범죄 소설의 유형을 충실히 따른 것이라고 설명되고 있습니다. 해설을 읽으니 이해가 좀 되더군요)

그러나 중국 당나라의 명판관 이야기라는설정 자체에서 색다르고 이색적인 느낌은 충분하고 무엇보다도 "재미" 측면에서는 합격점을 줄 만 했습니다. 역사 추리물로의 가치도 높아서 대단한 추리가 펼쳐지는 부분은 많지 않지만 첫번째 사건인 푸줏간 처녀 순옥의 강간 살해 사건의 경우 범인을 밝혀내는 부분의 추리가 합리적이어서 마음에 들었고 악당 린 판의 사건에는 다양한 추리와 사건 해결 방법이 등장해서 정통 추리물의 범주에 넣어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빼어난 요소가 돋보였습니다. 특히 "돗자리 털기"라는 나름의 과학적 단서와 금합을 통한 사건의 진상을 밝혀내는 부분이 아주 마음에 들었습니다. 당대 중국의 수사과정과 취조, 재판과정의 디테일한 묘사는 덤과도 같지만 나름의 재미를 선사하고요.

정말이지 벽안의 외국인이 단지 동양의 신비와 기묘한 매력에만 빠지지 않고 스스로 공부하고 연구해서 이만큼의 성과를 이루어 내었다는 것은 높이 사 주어야 할 것 같습니다. 뒷부분의 해설에 따르면 여러 고대 중국의 범죄 소설 등을 연구하여 인용한 뒤 실존인물 디 젠지에를 주인공으로 한 이야기로 꾸며낸 시리즈라고 하는데 국내에 소개된 고대 중국 범죄 소설류야 "포청천" 정도 밖에 없는 만큼 자료적 가치도 충분합니다. 뒷부분 해설에 따르면 고대 중국 소설의 형식을 여러모로 따라했다고 하는데 옛스러움이 은근히 묻어나는 멋도 좋았습니다. 저자가 직접 그렸다는 삽화도 마음에 들었고 말이죠.

시리즈를 다시 읽어보고 싶어졌습니다. 다음 작품은 "쇠못 세개의 비밀"입니다. 물론 디자인 하우스 판본이지요.

그나저나 요새 기억력 감퇴가 정말 심한 것 같아 걱정이네요. 뭐 새로 나온 책에 돈을 쓰지 않게 된다는 장점도 있긴 하지만...
by hansang | 2008/05/23 15:39 | 추리 / 호러 관련 독서 | 트랙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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